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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미셸 Michelle Sep 28. 2018

당신이 여자라면 할 수 있는 일 (1)

성평등을 위해 우린 어떤 노력을 할 수 있을까요?

    그럼 이런 성평등을 위해 개인이 할 수 있는 일에는 어떤 일이 있을까요? 특히 우선 우리가 “여성”일 경우에 할 수 있는 일들을 중심으로요. ('남성'일 경우에 할 수 있는 일들도 다음 다음 편에 보따리에 담아 올게요! :))


    큰 변화를 불러오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작은 선택들은 무지하게 많아요. 모든 선택을 한꺼번에 할 수는 없겠지만, 차근차근 하다보면 언젠가 ‘직장 내 성평등’이 이뤄지는 그런 날이 오지 않을까요? 그럴 수 있는 날을 상상하면서, :) 그럼 어떤 참신하고 괜찮은 선택들이 있을지 어디 한 번 들여다 보아요.


    또 특히 이번 편을 통해서는 여러 선택들, 성평등을 위해서 할 수 있는 사회적인 선택들 뿐만이 아니라, "내면을 다져서 사회의 불합리함에도 단단해질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요.



성평등을 위해 우린 어떤 노력을 할 수 있을까요?

당신이 여자라면 할 수 있는 일

- (1) 단단한 내면 만들기


    우선 싱가포르에서의 경험담들을 바탕으로 이야기를 나눠볼게요.


    싱가포르는 ‘세계 지도 위의 빨간 점’이라고 불리는 나라입니다. 인구 560만인 도시 국가이며, 국가의 면적이 서울보다 약간은 큰데 그래도 서울만 하다고나 할까요. 하지만 아시아는 아시아입니다. 다만 성평등 지수가 세계 13위로 미국, 캐나다, 뉴질랜드 등 서구권 국가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습니다. 국가 주도 성장으로 인당 GDP는 5만 달러로, 선진국 중에서도 선진국에 드는 나라 중 하나이죠. (요즘은 3만 달러가 넘으면 선진국 반열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이 작은 나라 싱가포르에서 한 달간 계절학기를 듣는 동안 저는 수업 외 시간에 싱가포르 내에서의 프로젝트 인터뷰를 위해 공유 공간들과 스타트업들을 찾아 보다가 독특한 경험을 할 수 있었습니다. 바로 싱가포르 경제를 이끌고 있거나, 싱가포르에 와서 일하고 싶어하는 ‘싱가포르의 여성들’을 만나게 된 것이지요.






    첫 째. 책을 통해 롤모델 찾기  


    책을 통해 나는 롤모델들을 끊임없이 찾아. 그러다가 싱가포르에 오게 되었어. -프리양카

    프리양카는 인도!에서 온 제 하우스 메이트였습니다. 구릿빛 피부에 크고 까만 눈이 깊고, 그 위를 덮은 속눈썹이 길고 촘촘해서, 눈빛에서 빠져나오기 힘들게 하는 작고 예쁜 여자 친구였지요. 처음에 싱가포르 교환 대학 기숙사에 도착했을 때 처음으로 마주친 룸메이트였어요. 저희 아파트에는 총 6명이 함께 살았는데, 제가 처음으로 도착했거든요. 그래서 아무도 없는 휘휘한 방을 오 예, 내 차지다!라고 생각하고 있다가 어느 날 누가 샤워실에서 몸을 씻고 있는 거에요? 그 때 맨 처음 마주친 친구가 바로 프리양카였습니다.


    그렇게 서로 놀라워하며 친해지고 난 후 어느 날 물어보니, 이 친구가 싱가포르에 온 이유가 아주 독특한 거에요. 인도는 계급도 많고, 전통 문화가 굉장히 강하며, 가족 관계가 굉장히 중요하다고 합니다. 그래서 싱가포르에 오기까지도 우여곡절이 많았습니다. 사실 여자 아이가 해외에 나가서 공부한다는 생각 자체는 할 수가 없다 했습니다. 왜 그럴까요? 바로 ‘여자 아이이기 때문에'요. 프리양카의 가족이 비교적 개방적이었는데도 불구하고 싱가포르에서 유학을 하고 싶었던 프리양카의 사촌 누이는 싱가포르로 오지 못했습니다. 싱가포르의 좋은 대학에 합격했음에도, 여자 아이이기 때문에 친척들이 반대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프리양카 집안에서는 프리양카가 타국 땅을 밟아 본 ‘첫 여자아이’였습니다.


    그럼 프리양카는 어떻게 했길래 해외 경험을 할 수 있었을까요? 바로 거래를 했기 때문인데요, 가족에게 한 달의 교환학생 기간이 끝나면 ‘결혼’을 하겠다고 약속을 했다고 합니다. 인도에서는 문화적으로 24살이 넘으면 여자 나이가 많다는 눈치를 주는 게 있어서, 그 시기를 놓치면 선자리가 들어오지 않아서 아주 늦게 결혼을 하거나, 아니면 아예 못하게 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미 24살인 프리양카에게는 외국에서 공부를 해보고픈 로망이 있어도 인생에 있어서 더 큰 결정과 함께 내릴 수 밖에 없었던 거지요.



    저는 놀랄 수 밖에 없었습니다. 결혼 적령기 뿐만 아니라 결혼해야 하는 과정도 불평등적이었거든요! 선자리에 나가서 딱 한 번 만나고 결혼을 할지 말지를 결정해야 하는데, 남자 쪽에서는 상대방을 거절을 할 수 있지만 여자 쪽에서는 거절할 수 없다는 규칙이 있었습니다. 게다가 여자가 너무 많이 거절을 당하면, 소문이 나서 아예 결혼을 하지 못하게 될 위험이 있다고 했지요. 대체 어떻게 한 번 만나본 사람과 결혼을 하겠다 안 하겠다 판단할 수 있죠? 결혼은 평생 함께를 생각하는 건데요! 저는 적잖이 충격을 받으며 이야기를 듣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어려서부터 책 읽기를 좋아했던 프리양카는 상황을 담담하게 받아들였습니다. ‘문화적 차이 때문에 어쩔 수 없다. 그리고 나는 우리 가족을 사랑하고 결정을 존중한다’고요. 그리고 그런 프리양카는 이제 한 달 간의 수업 후에 또 새로운 꿈을 꿉니다. 바로 싱가포르로 돌아와서 일하게 되는 꿈을 꾸는 것이지요. 스물 네살이었지만 프리양카는 이미 인도의 글로벌 PR기업에서 일해본 경험도 있었고, 디지털 커뮤니케이션 쪽으로 석사도 있었지요.


    그렇다면 어떻게 인도와 같이 우리가 살아온 환경과 판이하게 다른 환경에서 자란 프리양카가 이렇게 글로벌한 꿈을 꾸게 될 수 있었을까요? 저는 그 비결이 궁금해서 물었습니다.


“프리양카, 너는 어떻게 네 꿈들을 찾고 이렇게 인도 밖으로 뛰쳐 나올 수 있었어?”


돌아온 대답은 이랬습니다.


“나는 책을 정말 많이 읽어. 그리고 책을 읽는 시간이 세상에서 제일 좋아. 카페에 가서 읽든 집에서 읽든 책 속의 캐릭터들과 교감할 수 있을 때 제일 행복하고, 책 속에서 롤모델을 찾아. 그리고 그 롤모델들을 보고 꿈을 꿀 수 있었어.”



    그래요. 첫 번째 방식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아무리 아무도 없는 것 같은 상황 속에서도 우리는 책을 펼쳐볼 여력은 있지요. 우리는 롤모델을 찾을 수 있어요. 프리양카처럼 주변에 아무도 해외 유학을 가는 케이스가 없다고 해도, 또 심지어는 결혼을 약속하고 해외로 나와야하는 엄청난 조건이 걸린다고 하더라도 우리는 ‘책을 통해 롤모델을 찾을 수 있어요.’

    저는 특히 책 중에서도 ‘빨간 머리 앤 시리즈’를 좋아하는데요, 이렇게 좋아하는 책을 정해두든지, 끊임없이 책을 읽으면서 그 중에서 마음에 드는 여성 캐릭터들을 발견하든지 하는 것도 방법일 것 같아요.


    그렇게 우선 첫 번째 방법은 프리양카처럼 책 속에서 내가 본받고 싶은, 마음에 드는 여성 캐릭터들을 찾아 헤매는 방법입니다.


    또 어렵겠지만 여러분이 계신 그 자리에서 여러분 자체가 누군가의 롤모델이 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에요. 다음의 말처럼요. 다음은 <김현정의 뉴스쇼>를 운영하고 계신 김현정 PD님께서 해주신 말씀입니다.


    “롤모델은 없었어요. 제 경우에는 일단 직장에 여성이 별로 없었어요. 그래도 제가 시작할 땐 전부 남성이었는데,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자 SBS에서도 여성 진행자가 그 프로그램을 맡게 되었고, 또 이제는 낮에 하는 시사 프로그램 몇 개도 여성들이 진행합니다. 한 사람이 나서서 길을 만들어 주면 뒤이어 온다는 얘기에요. 저는 솔직히 롤모델이 없어서 힘들었지만, 여러분 분야에서는 꼭 한 명씩 롤모델이 있었으면 좋겠네요. 만일 없다면 여러분이 그 주인공이 되시면 좋겠습니다.






    둘 째. 롤모델과 직접 만나기



직접 만나 봐요, 당신의 롤모델을! -샹커

    책을 통해 감흥을 얻는 것보다 더 생생한 경험을 하고 싶다면 어떻게 해야하냐구요? 역시 싱가포르에서 만난 샹커의 이야기를 들려드릴게요. 학교에서 마련해준 네트워킹 모임에 갔을 때의 이야기입니다. SMU 졸업생들이자 지금은 세계로, 동남아 등지로 뻗어나가고 있는 스타트업 대표 분들의 말씀을 듣는 네트워킹 이벤트였는데요. 저는 그날도 눈을 반짝이며 어떤 분들과 재밌는 이야기를 나눌까 신나하고 있었지요. 그리고 그 때 만난 한 친구에게 제가 하고 있는 브라바 디바 프로젝트에 대해 설명을 해줬더니, 그 친구가 대뜸 이렇게 말하는 겁니다!


    “오, 내가 아는 SK라는 친구가 있는데, 이 친구도 너와 비슷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어! 내가 얼마전에 이 친구 인터뷰를 해줬었거든. 너도 연락해보면 서로 도움을 주고 받을 수 있지 않을까?”


    그렇게 가만히 서 있던 자리에서 저는 바로 연락처를 받을 수 있었어요. 이 친구가 SK라는 친구, 샹커에게 그 자리에서 저를 추천하는 이메일을 보내줬거든요! 어찌나 고맙고 신기하던지요! 그렇게 해서 저는 난생 처음 이국 땅에서 외국인 친구의 추천을 받아 또다른 외국인 친구를 만나게 됩니다.


    SK(샹커)는 목위로 올라가는 짧은 머리에 스포티한 복장으로 지하철역 안에서 저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샹커는 Mirastars 프로젝트와 3D 휘트니스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는 여자 친구였습니다. Mirastars는 뭐고, 3D 휘트니스는 뭐냐구요?



    우선 Mirastars에 대해서 소개해 드릴게요. Mira는 라틴어로 고래좌 속에 있는 밝은 변광성이라는 뜻인데요, ‘아름다운, 엄청난, 빼어난, 범상치 않은’ 등의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Mirastars 프로젝트는 삶 속에 “WHY”를 가지고 살아가는 모범이 되는 52명의 사람들을 인터뷰하는 프로젝트였습니다. 브라바 디바 프로젝트와 굉장히 비슷하지 않나요? 물론 남성분들도 대상으로 한다는 점이 달랐지만, 저는 브라바 디바 프로젝트를 실시하면서 개인이 하는 비슷한 프로젝트는 처음 봤기 때문에 굉장히 신기했어요


<미라스타즈 프로젝트>

http://mirastars.com/


    또 3D 휘트니스는 정신적, 육체적, 경제적 (3가지의) Development (발전=D)을 위한 블로그였는데요, 샹커는 그 블로그를 매주 꼬박꼬박 쓰고 운영하고 있으면서 많은 사람들에게 정신적, 육체적, 경제적 자기 계발에 관한 컨설팅을 해주고 있었지요. 그래서 이렇게 뒷조사를 잔뜩 해본 이후에 이 에너지 넘치는 여인은 누구일까? 만나서 이야기를 나눴는데요, 이 여인이 가지고 있는 조곤조곤하지만 파워풀한 에너지만큼이나 가장 인상깊었던 건 자신만의 프로젝트를 설정해 완성해 나가는 추진력이었습니다.


http://www.shiangker.com/


    샹커는 무려 4달 동안 52명의 인터뷰이들을 인터뷰했습니다. 그러면서 그 각각의 인터뷰이들과 나눈 이야기, 배울 점 등을 꼼꼼히 기록했는데요, 그녀가 인터뷰한 52명의 사람들 중에는 이제 막 사회 속으로 뛰어들려는 학생들도 있었고, 자신만의 사업들을 꾸려나가면서 자신의 길을 개척해나가는 창업가들도 많았어요. 샹커는 Mirastars 프로젝트를 통해 커리어 개발 상담 및 자기 계발 상담에 대해서 사업을 꾸리고 싶은 마음도 있었기에 이와 같은 프로젝트를 실시한 것이었지요.


    그렇다면 왜 이 샹커의 이야기를 꺼냈냐구요? 4달 동안 52명이라니, 숫자가 너무 어마어마하잖아요! 이렇게나 거대한 프로젝트를 하라는 게 아니에요. 우리 삶의 롤모델을 책 속에서 찾기가 힘들다면, ‘여성’으로서의 롤모델을 현실 세계 속에서 찾아서 한 번 샹커처럼 직접 발로 뛰며 인터뷰를 해보는 게 어떨까 하는 겁니다. 샹커는 이 프로젝트를 통해서 본인 스스로 엄청나게 성장하는 걸 느꼈어요. 그러면서 배운 10가지 교훈을 블로그에 나누기도 했구요. 이렇게 롤 모델이 될 만한 사람들을 직접 만나서 질의 응답을 하고, 삶의 영감을 얻는 일은 결코 누구와도 바꿀 수 없는 가치를 지닌 일이에요. 게다가 그걸 주변과 나누기까지 한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요.


    책 속에서 롤 모델을 찾는 일이 어렵다면, 직접 발로 뛰어서 내가 성장하고 싶은 필드에 이미 가 계신 여성 롤 모델 분들을 찾아나설 수 있어요. 샹커도 맨 처음에는 아무 것도 없는 허허벌판에서 시작한 것이나 다름 없었대요. 하지만 이런 프로젝트를 실시한다고 주변에 알리고, 정말 시작하다보니, 놀랍게도 추천도 많이 받게 되고 점점 인터뷰를 하고 싶은 사람이 늘어났다는 거예요! 게다가 이 브라바 디바 프로젝트도 비슷하게 시작한 거고, 성장한 거잖아요? 한 번 자신만의 프로젝트를 만들어 여성 롤 모델들을 직접 만나서 온 몸으로 영감을 받아보는 겁니다. 시작이 어렵지, 질러 보면 그렇게 어렵지 않아요. 누구나 할 수 있는 시작을, 그렇게 당신만의 스타일로 해내 보는 겁니다!






    셋 째. 그런 롤모델들을 모아둔 플랫폼을 만들기



Ladyboss Asia , 51Forum

레이디 보스 아시아의 홈페이지


    싱가포르 이야기 중 마지막으로 Ladyboss Asia라는 사이트와 관해 이야기를 나눠볼까 합니다. Ladyboss Asia는 아시아의 여성 창업가들, 보스들을 연결해주고, 그들의 성공과 실패 경험담들을 필요로 하는 더 많은 이들과 나누기 위해 3명의 여성 창업가가 만든, 인터뷰, 네트워킹 소식 등이 담긴 미디어 플랫폼입니다. 이 사이트에 대해서는 샹커의 블로그를 통해 알게 되었는데요, 또 기회를 포착하면 달려들어야 하는 제가 가만히 있을 수는 없었겠죠. 3명의 여성 대표 중 하나인 Jackie Yeo를 만나고 돌아왔습니다.


재키의 링크드인 프로필


    Jackie(재키)는 현재 중소기업을 위한 디지털 마케팅 솔루션을 찾아주는 스타트업을 일구고 있었는데요, 한 편으로는 그렇게 자신만의 회사를 일구면서 다른 한 편으로 Ladyboss Asia라는 미디어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었습니다. 원래 이런 사이트를 운영할 계획이었냐고 물어보니, 원래는 예상에 없었는데, 생각해보니 여성 대표들을 더 많이 만나게 해줄 자리도 없고, 또 디지털 마케팅 솔루션 쪽 일을 하기 전에는 공대 쪽 일을 하다보니 차별 아닌 차별도 많이 겪게 되어 이런 사이트가 있으면 좋겠다 해서 만든 거라 해요.


    Ladyboss Asia 사이트를 보면서 정말 인상 깊었던 점은 반짝 반짝 예쁘게, 눈에 혹하게 사이트가 예쁘게 만들어져 있었다는 점 뿐만 아니라, 정말 여자 아이들도 한 회사의 창업가로서의 꿈을 꿀 수 있도록 여성 대표들의 이야기를 인터뷰 형식으로 진솔하고도 흥미롭게 전달하고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여성 파일럿에서 부터, 여성 휘트니스 센터 대표 등 다양한 직군의 이야기들도 많았고, 그 스토리들을 읽다보면 정말로 에너지가 충전되는 기분이었어요. 또 언제 어떤 형태의 네트워킹 이벤트도 열린다는 알람도 오니 여성 대표들끼리 네트워킹을 하는 데에도 가고 싶다면 찾아가보는 것도 방법이라는 생각도 들더라구요. 한국에도 이런 시리즈를 다양한 연재 기획 중 하나로 신문사에서 하는 경우는 봤어도, 민간 차원에서 장기적으로 이렇게 기획, 운영하는 것은 또 처음 봤기에 무척이나 인상깊었습니다.


여성 스타트업 CEO들을 인터뷰하는 특집


    그.래.서. 마지막으로 ‘개인’적인 차원에서 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로 이런 ‘플랫폼’을 만들어 새로운 흐름을 창출하는 방법이 있다고 말하고 싶었어요.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은 아닐지 모르지만, 뜻만 있다면 누군가는 해낼 수 있는 일이라고 믿어요. 또 ‘플랫폼’을 만드는 일은 더 많은 사람들을 좋은 뜻에 동참시키고, 그 동참을 확산 시키는 일이잖아요? 분명 개인적으로 롤모델을 찾고, 롤모델을 인터뷰하는 것 이상으로의 보람이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싱가포르에서의 여정은 다음과 같았어요. 친구에서 시작해 학교 이벤트에서 추천 받은 싱가포르의 도전적인 여성을 만나고, 다시 그 분의 사이트에서 찾아 낸 플랫폼 운영자까지 만나게 된.. 하지만 그 여정은 결국 우리가 ‘성 평등’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에는 무엇이 있을지 개인적으로 돌아볼 수 있게 해준 여정이었습니다.



https://ladyboss.asia/







     그리고 롤모델을 찾았다면 혹은 아직 찾지 못했더라도 좋아요!! 다른 방법들도 있거든요! (오 혹시 이 브라바 디바 프로젝트에 나와 계신 여성분들 중에는 없었나요? (찡긋) )


    그럼 이번에는 싱가포르에서 미국으로 다시 돌아와 볼게요! 초기의 브라바 디바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인터뷰를 해주신 여성분들께 ‘여성’ 혹은 ‘동양인 여성’이어서 불편한 점이 있었는지 여쭤보았더니, 이런 답변들이 돌아왔어요.




    넷 째. 내면을 다져서 적극적으로 자신의 의견을 내고, 자기 PR하며 신중하게 선택하기


우선 내면의 편견을 부수는 거에요!

- WeWork Community Manager - 지금은 : Country Manager 김정현님



    "사실 스스로 마음 속에 있는 사회적 편견을 거두지 못해서 그런(불편한 점들이 있는) 걸 수도 있어요. 왜냐하면 사회적으로 편견이 있다는 걸 내 스스로 받아들이게 되면 사실 더 나쁘게, 긍정적이지 않은 결과로 이어질 수도 있을 것 같아요. 굳이 난 여자니까 이렇게 해야지? 이런 생각을 한다기 보다는 자유롭게 당당하게. 물론 염두에는 두어야겠지만, 그걸로 굳이 나를 크게 제약하지 않는 그런 방법으로 하면 좋죠. 왜냐하면, 남을 바꾸기에는 솔직히 정말 어렵지만, 나 스스로를 바꾸는 건 쉬운 편이잖아요. 그런 다음에 나 스스로 그런 걸 인지를 하고, 추후에 상대방을 대하게 될 때 나부터 그런 부분에서 변해 있으면 훨씬 쉬운 것 같아요."


<브라바디바 프로젝트 | 김정현 님과의 인터뷰>

https://brunch.co.kr/@michellelalala/11



자기를 적극적으로 PR하는 것도 중요하죠

- 파라마운트 픽처스 VP - 문경남님


    "자신이 묻고 싶은 것은 물어보고, 이해못한 건 이해 못했다고 말해야 하고, 자신이 생각하는 건 정확하게 표현할 줄 알아야 하죠, 언제든지. 우리나라는 그렇게 교육을 받지 않기 때문에 한국 사람이 그렇게 하기에는 힘든 점은 있어요. 그래도 이 나라 사람들(미국)은 이렇게 말해요. 멍청한 질문이라는 건 없다 (There are no stupid questions.) 언제든지 질문하고 물어보는 게 중요합니다. 어릴 적 부터 그렇게 교육받기도 하고요."


<브라바디바 프로젝트 | 문경남 님과의 인터뷰>

https://brunch.co.kr/@michellelalala/21



적극적으로 의견을 좀 더 많이 내는게 좋을 것 같아요

-디즈니 본사 프로그램 코디네이터 - 이지은님


    "동양인 여성으로 제가 스스로 느끼는 바가 있다면, 의견을 좀 더 많이 내는게 좋을 것 같아요. 상사의 명령을 그대로 따르는 문화가 아니라 상사와 동료들과 토론과 대화를 통해 해답을 찾거든요. 틀려도 되니 건설적인 의견을 더 많이 내려고 노력해요.  저는 한국에서는 주관이 강했던 편인데, 여기서는 주관이 강한 편이 아니더라구요. 대신 의견을 내되, 어떻게 이야기해야 잘 알아들을까를 계속 생각하면서 이야기해야 되는 측면이 있죠."


<브라바디바 프로젝트 | 이지은 님과의 인터뷰>

https://brunch.co.kr/@michellelalala/2



    비록 우리는 ‘여성’이라는 이유로 주눅들 때도 있겠고, 차별을 받는다고 느낄 때도 있지만 그 이후의 행동 마저 그에 따라 할 필요는 없을 것 같아요. 물론 주눅들 때마다 자기 자신을 추스르는 일이 쉽지만은 않아요. 하지만 어떤 상황이 주어져도 그 다음 스텝을 선택할 선택지는 남아 있다고 생각해요. 바로 그 상황을 받아들일 ‘태도’라고 할까요. “나는 차별 받고 있어, 이건 다 차별 때문이야”라고 생각하면 오히려 내가 상황에 휘둘린다는 느낌 때문에 주눅 드는 것도 있는 것 같아요. 정현 님과 경남 님, 지은 님께서 해주신 말씀처럼 “차별은 차별이라도, 그 안에서 어떤 행동을 할지 주도권을 쥔 건 나야, 적극적으로 의견을 내는 걸 피하지 않겠어”라고 선택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출처 : 조선닷컴 뉴스Q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6/07/01/2016070101172.html >



    또 크리스틴 라가르드 총재 님이라고 아시나요?  

크리스틴 라가르드 총재 님은 2016년 포브스가 선정한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 100명 중 6위에 올랐습니다. ‘최초의 여성’ 수식어를 달고 다니는 그녀이며, ‘에너지와 고요함’이 공존하는 캐릭터라고 불리기도 합니다. 또 협상 능력에 관한 예시로는, 미국에서 보험회사 AIG가 망하기 전날 밤 미국 재무장관에게 전화해 망하게 해선 안 된다고 15초 만에 설득한 게 전설로 회자되고 있으며, ‘아름다움’에 관해서는 2011년 한 미국 연예 정보지에 ‘세계에서 가장 옷 잘 입는 여성’으로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그녀에 관해 찾은 재밌는 사실 중 하나는 중요한 발표를 할 때마다 뛰어난 패션 센스를 적극 활용한다는 말도 있고, ‘진정으로 강해지기 위해선 때로 인생을 즐길 필요가 있다’는 말도 했다는 점이었습니다. ‘너무 바빠서 일정표에 ‘인생 즐기기’를 억지로 끼워 넣어야 한다고 하더라도 말입니다.’ ‘미국화’된 프랑스인이라는 평들도 있던데, 솔직하고 쿨한 매력이신 분 같습니다.)

     라가르드 총재님은 1954년 언어 교육자이신 두 부모님 사이에서 4남 1녀의 맏딸로 태어났습니다. 15살에는 수중 발레 전국대회에서 동메달을 수상했으며, 이후에도 요가와 수영 등을 즐기며 커피와 술도 마시지 않는 생활 습관으로 유명합니다. 10대가 끝날 무렵 미국에서 하원 의원의 보좌관 인턴으로 일하기도 했고 이후 프랑스로 다시 돌아와 파리 10대학에서 법학을 전공하고 변호사 생활을 했습니다. 25세에는 미국 시카고의 국제 로펌 ‘베이커 앤 맥킨지’에 입사했고, 14년 후에 해당 로펌에서 최초의 여성 이사가 되었습니다. 이후 프랑스 대외통상부 장관, 농업수산부 장관, 경제재정산업부 장관 등 많은 분야에서 최초의 여성이라는 수식어를 달며 2011년 IMF 총재 초임 이후로 작년 IMF 총재로 연임했습니다. 또 두 아들의 엄마이며, 두 번의 결혼 이후 현재는 법학 대학 동기인 프랑스인 사업가와 동거 중인 팜므파탈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갑자기 이분 이야기를 왜 꺼낸 것일까요? 앞으로 라가르드 총재 님에 대한 언급은 지속해서 할 것이며, 어느 날은 학교에 이 분께서 오셔서 저희 학교 학생들과 ‘한국 교육 시스템의 미래와 여성의 역할’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주셨기 때문이에요.


    크리스틴 라가르드 총재니에 대해 더 자세히 알고 싶다면? 클릭 클릭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6/07/01/2016070101172.html


    그 때 말씀 해주시는 것들 하나하나가 다 와 닿아서 마구잡이로 필기를 해두었다가 지금 살살 풀어놓는데요, 함께 들어보실까요?


내면의 편견을 허물고, 선택을 신중하게 해보세요

- 라가르드 총재님


    "저는 남자 형제들이 더 많은 환경에서 자라났기 때문에, 또 사촌들 중에도 남자들이 더 많았기 때문에 그들과 똑같이 공부하고 활동하며 자랐어요. 첫 로펌에 지원할 때까지만 해도 이렇다할 차별을 겪지도 않았던 것 같고요. 그런데 첫 로펌에 지원할 때 확실한 차별이 있었어요. 그런 로펌에는 ‘선택하지 않는 것’으로 대응했죠. 그런 말도 안 되는 정책을 가진 곳에 제 시간을 들일 때가 아니라고 생각했어요."


    저는 본인이 들어가서 일할 곳을 고르면서, 당당하게 ‘선택하지 않는 것을 선택했다’고 말씀하신 라가르드 총재님의 패기라고 할까요, 강단이 너무나도 멋졌어요. 물론 그런 선택을 하기까지는 무수한 고민이 있으셨을 수도 있고, 능력이 되셔서 그런 선택을 하신 걸 수도 있고, 환경의 영향이 있었을 수도 있겠죠. 또 성장한 환경도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누구에게나 남자들과 동등하게 공부하고 활동하며 세상과 맞서는 일이 쉽다고는 할 수 없을 것 같아요. 그래도 선택은 선택이기에 최대한 나에게 맞는 선택을 하려고 노력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선택지를 놓치지 않기 위해 실력을 쌓는 것도 중요하다는 생각도 곁들였어요.


    그리고 라가르드 총재님께서 저런 편견의 벽들과 맞닥뜨렸던 시절은 무려 30,40년 전이라는 것도 떠올려 보았어요. 여성의 지위와 권리가 더 낮았던 옛날에도 할 수 있었던 선택이 ‘내면의 편견 허물기와 외부의 불합리한 편견에 정면으로 맞서기’라면 오늘 날의 우리도 그를 최대한 ‘선택’할 수 있지 않을까요?


    오늘은 라가르드 총재님의 말씀을 여기까지 적지만, 다음 편에서는 더 많이 나누어 보려고 해요.


    그리고 이번 편의 인터뷰이들을 통해서 배운 '내면을 단단하게 다지는' 4가지 방법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당신이 여자라면 할 수 있는 일

- (1) 단단한 내면 만들기


    첫 째. 책을 통해 롤모델 찾기  

     둘 째. 롤모델과 직접 만나기

    셋 째. 그런 롤모델들을 모아둔 플랫폼을 만들기

    넷 째. 내면을 다져서 적극적으로 자신의 의견을 내고, 자기 PR하며 신중하게 선택하기



        세상 어떤 일과도 맞서려면, 혹은 적어도 쓰러지지 않으려면 우선 내면이 단단하게 준비되어 있어야 하는 것 같아요. 쉬운 일은 아니지만, 그래도 해내게 된다면 분명 뿌듯한 일이리라 믿어요. 롤모델을 찾고, 롤모델과 만나도 보고, 지속적으로 롤모델과 교류할 수 있는 장을 만들고, 혹은 내면의 편견을 부수어 적극적으로 자신의 의견을 내고 결국은 신중하게 선택하는 것들... 이런 것들이 계속 누적, 반복 된다면 언젠가는 정말 단단한 내면을 가질 수 있게 되지 않을까요?

    그러니 지금 당장 단단하지 않아도 좋아요. 때로 상처받을 때도 있고 자신 없어할 때도 있겠지만, 우리 모두 주눅들지 말고 다시 분연히 일어납시다. 몇 번이고 다시 일어나는 과정 속에서 분명히 내면은 천천히 영글고 있을 거에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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