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 아주 개인적인 좋은 사람의 정의

by 새벽뜰


직업군에 따라 다르지만 많은 사람들과 함께 작업하는 분야에 종사하다 보면 당연히 여러 종류의 사람들이 모이게 된다. 셋만 모여도 비위 맞추기 힘든 경우가 있는데 그런 사람이 다섯, 열, 그 이상이 되면 인간관계의 신세계가 펼쳐지는 것이다. 차라리 스무 명 이상이 될 때엔 자연스럽게 끼리끼리 모일 수 있지만 애매하게 많은 사람들과 함께 있으면 마음 맞는 사람들과만 지낸다는 게 쉽지가 않다. 예의에서 벗어나는 행동인 것 같고 관계 편식하는 자신이 너무 별나 보이기 때문이다.

고정관념이라는 건 색안경을 쓰게 해서 굉장히 위험하다. 저 사람 조심해야 된다거나 저 여자는 성격이 완전 상상 그 이상, 히스테리 범벅이야 라는 말이 특히 그렇다. 또래와는 대체적으로 잘 흡수하고 흡수되며 지냈지만 문제는 선배이고 선생님이라 불리는 사람들이었다. 정보가 없더라도 기가 세 보여서 억척스러워 보임과 동시에 말이 거칠어 상처 받겠다 하는 부류 말이다. 머피의 법칙처럼 '말이 많이 도는'사람들과 함께 작업하는 일이 꼭 생겼다. 내 상대가 되는 역할을 맡는다던가 나와 잘 지내야 하는 관계로 만나지는 역할이던가. 미리 겁먹고 주춤거릴 수도 있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호기심이 발동한 건 참 다행이었다.




책을 보는 시간이 부쩍 늘어나다 보니 사람에 관한 호기심이 고정관념을 이기는 원동력이 되어 주었었다. 같이 연습을 하고 함께 밥을 먹고 회의를 하다 보면 자연히 그 사람의 스타일을 알게 되는데 많은 사람이 까다롭다, 성격이 불 같다, 하던 상대는 생각 외로 좋은 점이 많았고 무엇보다 나와 잘 맞는 구석이 많았다. 감성코드가 비슷하다는 것과 대화코드가 잘 맞는다는 건 참 대단한 접점이 생기는 일이니까 말이다. 그를 가만히 관찰하니 견적이 나왔다. 기브 앤 테이크, 강자에겐 강하고 약자에겐 약한 사람 정도로 설명이 됐다.






사실이다. 겪어 보지 않고선 그 사람을 알 수 없다. 남의 말 때문에 색안경을 써서 몰라본 사람이 있었다고 하자 알고 보니 너무 아깝지 않은가. 사람을 알아가는 게 어떤 때는 재밌다. 물론 에너지가 있어야 가능하다는 전제가 깔려 있지만.

보편적으로 좋다는 말을 듣는 사람이 꼭 나와 잘 맞으리란 법이 없듯이 예상외의 누군가가 나와 잘 맞을 수도 있는 법이다. 인간관계에서 섣부른 판단은 괜찮은 소통창구 하나가 닫히는 것과 비슷하다. 왜? 그들은 나와 다른 인격체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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