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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드나잍호텔 Sep 24. 2022

슬픔을 베개처럼 끌어안고…



아침에 일어나기가 너무 힘들다. 늘 그랬다. 하루의 시작이 가뿐해 본 적이 있었나 싶게 늘 아침이 힘들었다. 전날 늦게 자서 그렇겠지만 밤은 에너지가 돌고 아침에는 맥이 빠져 겨우 일어나고는 한다.

하지만 여행지에서는 누구보다 일찍 일어나 활동을 준비하는 내가 되는데 아무래도 나는 일상이 시작되는 것이 즐겁지 않은 모양이라고 생각한다.

하기 싫은 일을 앞두고 겨우 겨우 일어나는 내 모습은 사실 매일 아침 괴롭다.

한 시쯤 되어서야 피가 돌고 머리가 가벼워지면서 뭐든 할 수 있을 것만 같은 시간은 오후가 되어서야 시작이 된다.


​요즘도 매일 밤 슬픈 꿈을 꾼다. 다신 손에 잡히지 않는 시절과 공간을 배회하는 꿈.

내 마음이 내 마음에게 전달되는 상황과 기분을 느끼는 꿈을 꾸고 일어나서 베개를 꼭 끌어안는다.

그런 아침은 슬픔이 내게 찐득하게 달라붙는 시간이다.

오늘 같은 날씨라면 어깨 위에 들러붙은 슬픔도 햇살에 녹아 증발해 버린다. 여느 때보다 한결 가벼운 마음으로 일할 수 있었다. 꿈속에서 시달리다 깨기 싫은 아침에 겨우 눈을 떴던 기분이 금세 사라졌다. 이런 때라면 슬픔도 끌어 안아 줄 수 있다. 감당할 수 없는 것이 없다고 자신이 든다.


아까운 이 계절은 야속하게도 빨리 지나가지만 그 아쉬움을 알기 때문에 더욱 소중히 맞이하고 보내준다. 부정적인 마음에서 잽싸게 도망쳐 나와야지. 슬픔도 기꺼이 받아내 줘야지.


미래에 내가 후회하지 않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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