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렁뚱땅 우당탕탕 부동산 초보의 경매 입성기
22년 8월, 30년 넘게 살아온 부산을 떠나 서울에서 직장 생활을 시작하게 되었다. 그 전에도 집 떠나 생활해본 적 없던 것은 아니었지만 기숙사나 학생 아파트, 회사 사옥 같이 거주에 이런 저런 제약이 많지도, 고려할 것이 많지 않은 곳에서 살았지 개인이 집주인인 집에 세를 들어 사는 경험은 처음 하게 되었다.
퇴사 후 새 직장에 출근하기 까지 시간이 넉넉하지 않아 급하게 집을 알아보게 되었는데 급하게 알아본 것 치고 나름대로 좋은 집을 찾아 자취생활을 시작했다. 2년 계약을 했는데, 처음에는 1년 정도 살아보고 다시 생각해보자 했던 것과는 달리 나름 만족하며 2년의 시간이 지났다. 하지만 내 집도 아닌 집에 적지 않은 돈이 나가고 있고 연이은 전세사기 뉴스에 불안감이 계속 커지자 계약만료일이 다가올 때 쯤엔 적당한 집을 매수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대한민국의 아주 평범한 소시민 가정에서 자란 직장인으로, 부모님한테 받은 돈도 없고 앞으로도 큰 돈 받을 일이 없어 100% 내 자본으로 집을 마련해야 했다. 그러다 보니 당연히 상대적으로 저렴한 소형 아파트 위주로 알아보게 되었고 역세권은 아니지만 그래도 나쁘지 않은 환경의 몇몇 아파트를 찾았다.
내 자본, 원하는 가격대의 아파트, 조금 조사를 해본 동네를 가지고 부동산으로 갔다. 이 부동산 중개소로 말할 것 같으면, 서울에 상경한 부산인들 사이에 "사장님이 친절하고 잘 알아봐 주시는 부동산"으로 구전되어 내려오는 곳으로 지금 살고 있는 집도 여기를 통해서 구했고 남자친구도 여기서 집을 구하는 등 그래도 믿고 계약할 만한 곳이라 이번에도 이 곳으로 향했다.
몇 군데 생각해둔 곳을 얘기하던 중, 사장님이 경매 물건은 혹시 관심 없냐고 하셨다. 내가 생각해둔 아파트보다 가격대가 좀더 있지만 경매는 대출 한도가 좀더 나오기 때문에 내 자본+대출금으로 매수 가능한 아파트 였는데, 지금 사는 곳 뿐만 아니라 알아본 지역 보다 상급지이고 앞으로 리모델링 이슈도 있어서 나쁘지 않다는게 사장님 의견이었다.
사장님은 지금은 경매 대리인은 하지 않고 계신데, 앞으로 경매 대리인도 하려고 준비 중인 중에 경매를 주로 하시는 부동산 사장님과 연락 중 추천 받은 물건이었다.
잠시 고민을 하던 중에 그래도 부동산 사장님이 추천해주시는 걸 보니 뭔가 문제 생기진 않을 것 같다고 생각하고 경매에 도전해보기로 결정했다.
"그럼 다음주 월요일이 경매 개시일이니 필요한 것들은 문자로 알려드릴게요!"
경매 개시일까지 D-2. 경매는 물론이고 부동산도 잘 모르는 초보 중의 초보가 경매의 세계에 뛰어들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