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구점 가는 길에
염소를 몰고 오는 남자를 보았어요
저 염소가 어디서 왔을까
안녕, 작고 하얀 뿔
만나는 구름 헤어지는 나무
돌아오는 길에
염소를 몰고 오는 남자를 다시 만났어요
나와 남자는 웃었지요
두 길이 합쳐지는 곳
나는 붓펜과 크로키 북을 들고 있었어요
“문득 내 오른손 손가락은 일곱 개인데 왼쪽에는 다섯 개”로 보일 때가 있지요
그것을 그렸지요
저기, 요
남자가 말했어요
우리 천변이라도 걸을까요
나와 염소와 남자는 물 건너 언덕을 향해 갔어요 언젠가 본 일이었지요 그림 속 그림으로 들어간다고 생각했어요 내가 뛰어놀던 들판, 염소와 연인이 흘러들며 빛나고 있었어요 이리 와 작고 하얀 뿔, 염소는 뿔을 바위에 긁어 대고 있었어요 손바닥에는 물결, 이마에는 풀냄새 마을의 잔치가 곧 시작될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