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가 오니 라떼를 뒤로 하고 갑자기 부침개가 먹고 싶은 것을 보니 영락없이 한국사람이다. 예전에 노인복지관 영양사를 하던 시절, 어르신들은 고기반찬과 더불어 전이 나오면 최고의 식사라고 하셨는데 그걸로 논문까지 썼으니 제대로 우려 먹은 셈이다.
사람마다 만족도가 다르지만 크게 나눠보면 세대별로 다른 모습도 있다. 예전에 제주는 인기있는 신혼여행지라 너도 나도 제주로 몰렸다고 한다. 해외여행이 절차상도 복잡하고 일에 미친 대한민국은 오래 휴가 쓰는 것을 싫어하니 자국내 여행해결은 당연했다.
난 프리랜서 과외교사라 3개월씩 고3끝나고 여행을 다녀오지만 대부분 한국사람은 외국의 한달 휴가와 달리 다람쥐 쳇바퀴도는 듯한 삶을 무표정으로 살아가고 있다. 아무런 생기도 없이...
제주는 번아웃이 올때마다 찾았던 여행지인데 다시 번아웃이 생기는 특이한 여행지이다. 아마 비가오거나 바람이 풀 때 결항이 많이 생기는 지리적 위치 때문 인 것 같다. 흡사 네팔같기도 하다. 이러면 비즈니스가 어렵다. 그건 또 동유럽같기도 하니 사람사는 모습 다 비슷하다. 그래도 답답하니 난 살기는 어려울 거 같다. 미국박사과정 전형도 바뀐 이 시점에 내년에 제주에서 일년정도 살아볼까 하다가 부동산 문제등으로 생각을 접었다. 남에게 피해를 입힐 수는 없다.
나는 사람들이 없는 곳을 선호한다. 예전에 경주를 같이 갔던 남친과 20여년전 제주여행을 처음했는데 그때는 판에 박힌 남들이 다 하는 루트만 했는데 이제는 설계가 가능한 여행을 한다.
그래서 마지막 제주여행에서는 당근으로 유명한 구좌에서 지냈는데 행복했다. 정말 사람이 없고 게스트하우스에도 비수기라 사람이 없어서 조용하고 좋았지만 지네가 있다고 해서 무서웠다. 사람이 너무 없는 것도 이럴 때는 무섭다. 구좌는 대부분 몰랐어서 교통이 안좋아서 공항까지 갈 때 비행기요금의 택시비를 냈다. 택시가 잡힌 게 어딘가 라는 안도를 했다. 유명하지 않은 곳은 숙박은 구하기 쉽게 저렴하지만 상대적으로 교통이 아쉽다. 참, 식당도 안열었다. 아무리 주인을 기다려도 오지 않는 식당덕에 내 누룽지는 빛을 발했다. 어떤 것을 받아드리는 것이 더 좋은지가 여행의 승패와 조건을 정한다.
지난 제주여행은 인스타에서 우연히 보게된 발리느낌의 모알모알 커피숍때문에 출발하게 되었는데 백배 만족! 지난 케잌만들기 시간에 친해진 제주도언니를 부르고 같이 갔다. 슈가의 형이 운영하는 커피숍도 가고 빽가의 커피숍, 이효리의 커피숍을 지났다. 거의 몰려 있어서 구경할 수 있었다. 예전에 행당동에서 커피숍을 했을 때 많은 사람이 구경왔는데 이런 느낌인가부다.
늘 부산과 제주는 묶어서 오는데 동선을 중요하게 생각해서이다. 그런데 이제 체력이 없다. 젊었을 때 여행을 많이 다닌 내가 기특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