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처럼 인플레이션을 피부로 느낀 적이 있었나 싶다. 작년부터 슬금슬금 오르던 장바구니와 외식물가에 요즘은 기름값까지. 결제 문자를 받을 때마다 내가 먹고 움직이는 게 그만큼 가치 있는 것인가 곱씹게 된다.
어디 가지 마
기름값 실화냐
며칠 전 차에 기름이 얼마 안 남았다는 표시가 떠서 코스트코에 가서 꽉 채웠더니 70달러가 넘는 걸 보고 깜짝 놀랐다. 3년 전엔 50달러면 충분했는데 몇 프로가 오른 것이야. 재택근무라 주말에만 좀 돌아다녀서 한 달에 200달러 미만으로 주유하지, 남편이 출근이라도 한다면 500달러는 우습게 나갈 기세다.
많이 먹지 마
장바구니 물가 좀 보실래요?
장을 볼 때 가격 상승을 피부로 느끼는 품목은 고기와 채소류다. 육식파인 남편에겐 미안하지만 코스트코에서 대용량으로 사던 소고기를 끊고, 돼지고기와 닭고기 위주로 요리하기 시작했다. 유기농 식재료 비중도 조금 줄이고, 홀푸즈에서는 아마존 프라임 멤버 할인이 되는 품목 위주로 구매한다. 비싼 PCC 마켓엔 거의 발길을 끊었고, 가격이 그나마 저렴한 트레이더죠 이용 빈도를 늘렸다. 그렇게 하니 겨우 예전 장바구니 비용 정도로 맞출 수 있었다.
외식 하지 마
외식 물가는 이 정도
주말엔 보통 저녁에만 주방문을 열기 때문에 아침과 점심을 밖에서 해결하는 경우가 많다. 아침은 카페에서 빵 하나와 커피 하나씩 먹는데도 20~40달러 정도가 든다. 식당에서 메뉴 두셋 시키면 50달러는 우습게 넘기고, 샤부샤부라도 먹으려면 150달러쯤은 생각해야 한다. 내 휴식이고 뭐고 이젠 주말에도 주방문을 내내 열어야 할 것 같다.
집 사지 마
3 베드 싱글하우스 매물 가격대
이스트사이드 집값 추이 (출처: redfin)
한국이 부동산 가격 난리라 하지만 여기도 만만치 않다. 코로나 이후 돈이 풀리고 주택수요가 증가하면서 시애틀 옆 이스트사이드 지역의 집값이 대부분 두 배 정도 올랐다. 현재 벨뷰에 약 50평 정도 되는 방 세 개짜리 싱글하우스가 2.1M(약 25억)에 올라와 있는데, 이 집을 다운페이 20% 하고 모기지로 구매한다면 월 9천 달러 이상 내야 한다. 금리는 내년까지 오를 예정이라 모기지 비용은 더 늘어날 것이다. 집 어떻게 사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