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면마비 증상, 너를 만난지 7개월

이제 그만 용서해주면 안 되겠니?

by 단미


안면마비, 너를 만난 지도 꽤 오래되었다.

7개월이 다 되어가네.


처음 만남은 충격이었지.

하룻밤 사이에 그런 만남이 있을 수 있는지, 정말 놀랐어.

예고도 없이 찾아온 너를 만나면서 많이 힘들었어.

그러고 보면 넌 참 염치없고 뻔뻔하다.

그렇게 힘들게 하면서 미안해하는 기미는 전혀 없는 거 같아.

힘들거나 말거나 남 일이라는 거겠지?


안면마비 증상, 너를 만나고 무슨 일이 생겼을까?

너를 알게 되면서 덤으로 얻게 된 것들이 많다.







눈을 살펴볼까?


7개월 동안 꾸준히 눈물을 흘리더라.

줄줄 흘리던 눈물이 시간이 지날수록 줄어들기는 했지만,

지금도 여전히 눈물이 고여서 흘러내려.

난 원하지 않는 눈물을 닦아줘야 해.


비싸게 맞춘 돋보기를 썼음에도 양쪽 시력이 맞지를 않아.

아직도 떠나지 않은 너 때문에 항상 뿌옇게 보이는 한쪽 눈은 늘 답답하다.


눈을 비벼도 눈물을 닦아도 개운하지 않아.

늘 뿌연 상태로 보여. 그러니 정상적인 눈도 불편해.

자꾸 닦아내서 쓰라리고 아픈 것은 덤이란다.


눈꺼풀은 항상 쳐져 있어서 양쪽 눈이 비대칭이야.

정말 너무하는 거 아니니?








입은 어떤지 아니?


물론 처음 너를 만났을 때는 정말 보기 흉하게 삐뚤어졌었지.

누가 봐도 이상할 만큼.

7개월이 된 지금은 많이 좋아진 모습이긴 해.

눈여겨보지 않으면 원래 그렇게 생긴 것처럼 자연스럽게 보일 정도야.


하지만, 나는 알잖아.

원래 이렇게 생기지 않았다는 것을.

입을 다물면 한쪽이 올라간 모습,

왜 멀쩡한 쪽이 쳐져 보이는지 모르겠다. 속상해.

마비로 입꼬리가 안 내려와서 오히려 멀쩡한 쪽이 비정상적으로 보인다.


제발, 양치하고 개운하게 입 좀 헹구자.

삐죽삐죽 새어 나오는 물 때문에 신경 쓰여서 살살 가셔야 하는 거 알기는 하니?








아침에 눈뜨면 젤 먼저 하는 일이 뭔 줄 알아?

아.에.이.오.우~ 란다.

움직여주지 않으면 굳은 느낌이 기분 나빠서 입 운동부터 하게 되더라.


한쪽으로만 씹는 어금니의 고생은 어쩔래?

한쪽은 느낌이 둔하고 씹으면 귀가 먹먹해져.

그 느낌도 좋지 않아.

높은 산에 올라가면 귀가 먹먹해지는 거 알지? 그런 느낌이야.

제발 양쪽으로 씹으면서 맛있게 먹어보자.


한쪽 볼에 뭔가 얹어놓은 거처럼 묵직한 느낌은 그냥 넘어가 줄게.

다른 불편함에 비하면 거의 느끼지 못할 정도니까.

가끔 귀 뒤쪽이 아픈 것도 견딜만하니 참아볼게.






처음에 3개월 정도 걸린다고 해서 기다렸어.

그래 3개월만 잘 견뎌보자, 생각했지.

다 회복되지 않은 상태로 6개월이 지나니 걱정이 되기 시작했어.

1년이 지나도 회복이 다 안된다면, 그것은 후유증으로 남는 거라며.

꼭 후유증을 남겨주고 싶니?



이젠, 그만 용서해 줄 때도 되지 않았어?

안면마비 증상으로 인해 고생 많이 했잖아.

반성도 많이 했어.

앞으로는 몸 관리 잘할게, 용서해 줘.

제발~~



풀릴 듯 풀리지 않는 너란 녀석 안면마비,

정말 밉다. 이제 그만 떠나 주면 고맙겠어.

제발 가! 가란 말이야!!

갈 때는 안면마비 증상은 다 데리고 가야 해!


알았지!! 꼭이야!! @단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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