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못 드는 모든 이를 위하여
이 짧은 시는 한 숨도 못 자고 뒤척이던 어느 겨울 밤 눈물과 한숨과 욕으로 쓰여졌다. 내가 무슨 잘못을 그리 했길래, 전생에 무슨 죄를 그리 지었길래 남들 다 누리는 기본적인 욕구조차 해소 못하는 팔자란 말인가. 비통하고 절절한 심정으로 나는 현생이나 전생에 저지른 기억나지 않는 죄에 대해서 빌고 또 빌었던 것 같다.
나는 잠을 잘 못 자는 편이다. 어렸을 때는 의식하지 못했는데 나이가 들어가고 스무 살, 서른 살이 넘어갈수록 내가 '잠자기'에 관한 한 정말 1의 소질도 없다는 것이 점점 확연해졌다. 수면 장애는 종종 일상 생활에 지장을 주기도 했으며 그때마다 나는 무슨 벌을 받는 기분이 되었다. 간신히 잠들어도 눈만 감은 것과 진배없는 얕은 잠이기 일쑤였다. 꿈속에서 나는 대개 누군가의 눈치를 보거나 신경을 쓰거나 짜증나는 상황에 처했고 그것을 해결하거나 탈출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다 잠이 깼다. 당연히 피로가 풀릴 리가 없었다.
불면에 시달리는 사람들 대부분은 남들보다 생각이 많고 몸과 마음이 예민하기 마련이다. 나 또한 예민한 것에 관해서라면 어디 가서 빠지지 않을 정도로 늘 곤두서있다. 불면은 우리같은 사람들의 숙명이자 일상일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곧 재앙이 된다. 분명 내 마음은 잠들기를 간절히 원하는데 잠들수가 없다.
잠으로 향하는 통로는 길고도 혼란스러웠으며 간신히 도착한 무의식의 문을 살그머니 열고 들어가 풍덩 빠질라 치면 내 몸의 온갖 감각들이 거부하는 느낌이다.
작은 소리만 들려도, 미세한 움직임만 느껴져도 그 문은 가차없이 닫혀버린다. 그럼 처음부터 다시 시작. 사정이 이러하니 잠자리에 누우면 잠들기까지 걸리는 시간이 최소 한시간은 걸린다. 정말 심할 때는 최대 다섯 시간까지 뜬 눈으로 누워있다가 그대로 아침을 맞이한 적도 있다.
계속 이렇게 지내다가는 폐인되겠다 싶어 나름 여러 가지 노력을 해봤다. 머리만 대면 기절한다는 기절 베개, 뿌리면 잠이 온다는 기절 향수, 30분의 적당한 운동과 반신욕, 수면제 등등 온갖 수단 방법을 동원해 본 결과 알게 되었다. 결국 마음의 문제였다는 것을.
너무나 자주 육체에 굴복하는 나약한 마음을 다잡기 위하여 나는 명상을 시작하게 됐다. 고요하게 내 안에 집중하며 나를 돌아보다 보면 잡생각은 서서히 사라지고 날카로웠던 몸의 감각들도 점점 둥글러진다. 길기만 했던 잠의 통로도 훨씬 짧아졌고 열고 들어가는 게 버겁기만 했던 무의식의 문은 이제 제법 수월하게 열린다. 무엇보다 이제는 더이상 뜬 눈으로 밤을 새우지 않는다.
이 순간 불면과 싸우는 수많은 이들에게 난 명상을 추천해주고 싶다. 그리고 확실히 말해 줄 수 있다. 우리는 아무 죄가 없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