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브런치북 사무치다 14화

이별도 통증처럼

by 김민

큰일 났다는 두려움과 맞닥뜨리고

적절한 처치를 받고는 안도하듯

너와의 이별도 쉬이 앓고 넘어갔더라면,

갑자기 찾아온 통증처럼 분명했더라면.

엄두를 내려 살짝 들춰 보기만 해도

끝없이 상처는 덧나고 곪아 간다.

묵직한 통증이 목덜미를 타고 오른다.

속절없이 끙끙 앓는 것 말고는

그 어떤 적절한 처치가 없다.

가슴속에 각인된 고통의 강도는

애초부터 마이너스 버튼이 없었다.

안도감이란 굳은살이 생기듯

이별도 통증처럼 분명했더라면

깨끗이 나을 수 있었을까.

나도 널 잊을 수 있었을까.

keyword
이전 13화좋을 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