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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사무치다 12화

사무치다

by 김민

사랑할 만한 사람을 사랑했습니다.

사랑할 만한 사람인 당신께서 사랑해 주셨음에

저는 잠시 우쭐하고는 했습니다.

사랑할 수 없는 사람은 아무리 해도 사랑할 수 없음입니다.

그런 저의 이기심 덕택에 당신께서 안 계셔도

스스로 괜찮은 사람인 것 같아서

혼자서도 잘 견디는 것 같아서

저는 자주 위로를 받습니다.

그러다가도 뜬금없이

고마운 당신이 사무치게 그리워짐도

저는 더 자주 어쩔 수가 없습니다.

이토록 안도와 슬픔을 쓸데없이 오락가락하기에

저는 제정신일 리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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