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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혜주글 Nov 02. 2023

순간에 대한 소중함이 얼마나 큰지

순간이 모이고 모여 영원이 된다.

요즘 부쩍 순간에 대한 소중함을 온몸으로 느끼곤 한다. 아무도 없는 놀이터 벤치에 가만 앉아 가을 햇살을 받으며 좋아하는 노래를 듣는 아침 산책, 그 산책에 함께 동행해 주는 이름 모를 고양이와 함께 나누는 시간

그 시간을 좀 더 윤택하게 만들어줄 책까지.


처음엔 내 마음을 조금 더 잘 다스려 보기 위해

시작했던 일들이 하루, 이틀, 그리고 조금씩 쌓이니

어느새 그 찰나의 순간들이 나라는 사람이 다시금

힘을 내게 해주는 원동력이 되어 있었다.


그렇다면 순간순간이 모여 영원을 만든다는 말이 어쩌면 맞는 거 아닐까?

 

누군가 그랬다.

사랑은 크고 소란스럽고 대단한 것이 아니라고.


아침에 일어나 잘 잤냐는 안부를 묻는 것, 오늘 날씨가 어떤지 알려주는 것, 잠든 사람의 얼굴을 가만 바라보며 그저 잘 자기를 빌어주는 것, 자기 전 사랑한다고 꼭 한 번 안아주는 것.


이처럼 몇 초도 걸리지 않는 소소하지만 분명한 힘을 지닌 것들로 이 사람과의 미래가 그려지는 것.

그 일상이 우리의 미래를 건축하고, 힘든 시련을 버텨내게 한다고 말이다.


20대 초반에는 사랑이 옷과 같다고 생각했다.


더우면 벗을 수 있고, 추우면 입을 수 있는 20대 중반에는 사랑이 꼭 필요한가 의문이었다. 사랑 없이도 내 일과 내 미래를 그려나가야 하니까. 20대 후반이 되어선 사랑은 영원함을 꿈꿀 수 있는 것이라 생각했다.

덥고, 춥고, 일도 하고 미래도 그려야 하고, 힘든 시련과 고난이 반복되는 이 세상에서 단 한 사람과 영원을 꿈꾸는 것.


그 영원을 함께 나눌 사람을 알아보는 일도, 그 영원을 함께 기약해 나가는 과정도 단 하나도 쉬운 게 없는 게 현실이다. 그러나 아직까지 사랑은 현실이라고 생각하지 않을 수 있는 정도의 낭만은 지니고 살아야 하니까.

그 영원을 기약하며 지금 함께 하는 상대와 지니는 그 순간순간이 영원할 거란 마음으로 사랑하라.


아무리 밖에 날이 더워도 손은 꼭 잡고 걸을 수 있는

꼼짝하기 싫을 만큼 추운 겨울이라면 몸과 마음을 좀 더 가까이 서로를 끌어안을 수 있는 힘든 시련과 고난 앞에서 서로의 손을 더 꼭 붙잡을 수 있는 1분 1초가 모이고 모여 영원을 만든다는 마음 가짐으로

예쁘고 다정한 말들로 가득한 그런 사랑.


그런 사랑하는 사람이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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