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사람들이 부러워서 한없이 작아질 때가 있었다.
저 사람은 정말 똑똑해, 저 사람은 어쩜 저렇게 예쁘고 몸매도 좋을까, 저 사람은 능력도 좋고 돈도 잘 벌어, 저 사람 완전 금수저라며, 저 사람은 성격이 진짜 좋아. 다른 사람들을 보다 보면 부러워할 게 천지였다.
반면에 나는?
생각해 보면 나는 그 어떤 분야에서도 최고가 아니었다.
공부도 적당히 잘했고, 외모도 어정쩡했고, 돈도 그닥 많이 벌지 못했고, 금수저까지는 당연히 아니었고, 성격도 애매했다. 당당하게 내세울 수 있는 구석이 아무것도 없었다. 그냥 두루두루 평균보단 낫다는 정도.
그렇게 나는 모든 분야에서 열등감을 갖게 되었다.
나는 왜 이렇게 태어났을까? 나는 어째서 단 한 가지 분야에서도 탑을 찍지 못할까. 난 못났어. 난 너무 부족해. 난 쓰레기야.
엄청난 부잣집에 시집 간 직장 선배와 변호사 시험에 붙은 대학 동기를 부러워하며 배 아파하던 보통의 어느 날, 순간적으로 머릿속에 중요한 물음 하나가 스쳤다.
'그래서 내가 저 사람이 되고 싶은가? '
답은 고민할 필요도 없이 '아니. '였다.
내가 그 엄청난 부잣집에 시집을 가고 싶은가?
아니다. 나는 그 정도의 돈은 필요하지도 않을뿐더러, 솔직히 말하면 선배 남편은 전혀 내 스타일이 아니다.
그럼 내가 변호사가 되고 싶은가?
그것도 역시 아니다. 태어나서 단 한 번도 변호사라는 직업을 가지고 싶다고 생각해 본 적이 없다. 내 적성과 전혀 맞지 않는다.
그럼 대체 뭐가 부러운 거지?
내가 부러워하던 그 사람이 되고 싶었던 것도, 그 사람의 삶을 대신 살고 싶은 것도 아니었다. 난 그저 그 사람이 가진 것 중에서 가장 좋은 것을, 그 사람의 인생에서 가장 특별하고 영광스러운 순간 자체를 부러워한 것뿐이었다. 심지어 그것 조차도 내가 가진 것과 바꾸고 싶지는 않았다.
그날 이후로는 더 이상 다른 사람과 나를 비교하며 열등감에 빠지지 않는다. 순간적으로 부러움이 밀려올 때면, 마음속으로 한 마디만 하면 되었다.
'그래서 저 사람이 되고 싶어? '
다른 사람들과의 비교를 멈추고 나니, 내가 가진 것들의 장점들이 보였다. 생각해 보면 나처럼 두루두루 갖추는 것이 더 어려운 것이 아닌가?
결혼 시장에서 가장 각광받는 남녀유형을 요즘은 육각남, 육각녀라고 표현한다. 모든 분야를 골고루 갖춘 사람을 선호한다는 뜻이다. 잠깐만 생각해 봐도 이해가 된다. 돈이 아무리 많아도 외모나 성격이 꽝이면 무슨 소용일까? 얼굴만 예쁘고 나머지는 다 엉망이라면? 그러고 보니, 나 육각녀잖아? (이제는 적응할 때도 되셨죠? )
나는, 내가 한평생 공들여 가꿔 온 나의 모든 취향과 노력의 집약체이고, 작품이다. 지금의 나를 만들기 위해 내가 얼마나 많은 시간과 정성을 쏟아부었는데, 다른 사람과 바꾼다는 것은 절대 안 될 일이다.
내가 다른 사람들을 부러워하고 있을 때, 또 다른 사람은, 어쩌면 그 사람도, 나를 부러워했을지도 모른다. 내가 가진 좋은 것들 중에는 그 사람에게 없는 것이 분명히 있을 테니까.
그러니 이제 남들을 부러워하는 쓸모없는 감정낭비, 시간낭비는 그만 두자. 그 시간에 어떻게 하면 나 자신을 내 마음에 쏙 들게 만들 수 있을지 연구하고, 노력하자. 그리고, 마음속으로, 아니, 소리 내어 크게 외치자.
"누가 뭐래도 내가 짱이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