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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박사 레오 Mar 16. 2020

미운 7살? 4살이 더 밉다!

행복한 엄마, 그리고 행복한 아이. 미운 7살에 대한 전설

Photo by Caleb Woods on Unsplash



'미운 7살'이라는 말이 있다. 아무렴 부모가 진짜로 자식을 미워하기야 하겠냐만은 7살이 되면 자기 고집대로 하려고 부모의 통제에 따르지 않으려고 하는 것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 것을 일컫어하는 말이다. 게다가 이제는 자녀가 웬만히 컸기 때문에 힘으로 제압도 잘 안 되는 수준에 이르고 어느 정도는 소위 맞짱이라는 것을 뜨기 때문에 더욱더 부모들의 염장을 지른다. 


그런데 실제로는 현실적으로 보면 7살 보다는 4살이 더 미운 행동을 많이 할 수 있고, 실제로 위험하기도 하다. 알고 보면 7살 보다 4살이 더 미운 이유는 무엇일까?



1. 4세 리얼리티 (만 2세 이상 3세 수준)


4세(만 2세에서 3세 수준, 아동의 발달 수준에 따라 차이 있음) 아이가 겪는 인생이란 어떤 것일까? 


그들의 겪는 세상은 자고로 신천지이다. (본인은 모르겠지만) 출생 후 내내 누워만 있거나 이동 상의 제한이 있으며, 누군가의 돌봄이 없으면 살 수가 없던 시절이 이제 막 지났다. 내 다리로, 내가 보이는 곳을, 직접 갈 수 있으며 만질 수 있다. 그래서 4세가 느끼는 세상은 온통 호기심과 궁금한 것 천국이다. 


아이의 특성에 따라서(예를 들어 easy child or difficult child, slow to warm-up 등) 다를 수는 있지만, 공통적으로는 이 시기는 적극적인 주변 탐색의 시기이다. 세상에 대해서 수동적이고 의존적인 존재에서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탐색과 모험(?)이 가능한 신체적 발달이 이루어진 시기가 된 것이다. 따라서 아이의 기질에 따라서 조심스럽게 혹은 아주 적극적으로 세상을 돌아다니면서 세상을 직접 경험하고 체험하는 시기인 것이다. 


그래서 이 시기에는 부모들이 상당히 긴장하고 조심스러워야만 한다. 왜냐하면 적극적인 탐색을 하나 세상 무서운 줄은 모르는 시기인 것이다. 그래서 이 시기가 되면 위험한 물건들은 아이의 손에 닿지 않는 곳에 놓아야만 하며, 잠시 한눈을 팔면 저 멀리 새로운 탐색(?)을 위해서 떨어져 버리기 일쑤이기 때문이다.


반면에 아직 인지적인 성숙이 이루어지지 못하였을 뿐 아니라 언어적 소통능력도 떨어지는 시기라서 아주 간단한 대화 이상으로는 의미 있는 대화가 이루어지지 않는다. 따라서 위험성을 설명하거나 해도 되는 것과 안 되는 것을 말로 구별해 준다고 해도 먹히지 않을 때이다. 게다가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부모가 막는 경우 어찌 되었건 짜증이 날 것이고, 그로 인해서 감정적인 폭발(보통 떼를 쓴다고 표현함)이 발생하면 도저히 감당할 방법이 없다. 


이렇게 보면, 4세도 만만하지 않게 미운 짓을 많이 할 수밖에 없는 나이가 맞다.  



2. 7세 리얼리티 (만 5세 이상 수준)


그에 반해서 7세 정도 되면 어느 정도는 인지적인 안정성이 이루어졌으며, 정서적 교류나 관계 상 교류가 이루어진 상태이다. 심지어는 유치원에 가서 친구들이나 선생님들과 대화도 하고 같이 어울리기도 하지 않는가?! 4세에 비하면 7세는 엄청나게 성숙한 어른(?!)이다. 


그런데 대체 왜 '미운 7살'이라는 말이 붙었을까? 아이의 성장과 발전은 결국 자기 주장성과 독립성이 발달한다는 것과 같은 의미이다. 즉 '자신 만의 스타일~'이라는 것이 생기며, 이것을 고수하거나 주장하는 경향도 늘어난다. 따라서 부모와 갈등이나 대립이 증가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게다가 이제는 기본적인 언어적 발달도 이루어진 상태라서 (어른의 입장에서 보면 말이 안 될 수는 있지만) 나름대로의 근거를 가지고 따박따박 대들고 따지기 시작한다. 부모의 입장에서 보면 말도 안 되는 논리와 내용으로 따지고 들면 솔직히 그것을 응대할 방법이 없다. 응대한다고 해도 결국 애-어른 싸움만 커질 뿐이다. 아이가 따지는 것에 대해서 설명해봐야 그 친구가 알겠는가? 그냥 짜증만 더할 뿐이지!


그래도 7세는 언어적 통제나 위협이 가능한 시기이다. 백화점에서 떼를 쓰는 아이에게 '너 집에 가서 정말 죽는다~ 오늘 너 정말 혼날 줄 알아!'라고 조용히 귓속말로 위협을 하면 먹히는 시기이다(물론 완전 제압은 안된다!). 혹은 '고만해! 그만하면, 이따가 너 좋아하는 게임 1시간 더 하게 해 줄게!'라는 당근이 먹히기도 한다. 어찌 되었건 기초적인 수준이나마 언어적 교류나 소통이 가능하기는 하며 이를 통한 조절과 통제가 가능하기는 하다. 



3. 4세와 7세 다루기


솔직히 자녀란 4세와 7세에만 미운 짓을 하는 것은 아니다. 자식 놈들은 다 웬수이다! 평생을 부모에게 달라붙어서 부모를 힘들게 하는 존재인 것은 확실하다!(우리 부모님을 생각하면서 하는 자기반성에서 나오는 말임ㅠ) 7세가 넘어가서 청소년이 되면 중 2병으로 부모를 속 썩이고 더 큰 전쟁을 치루어야 한다. 이 싸움은 부모의 기력이 다 떨어지는 때 정도가 되어야 끝나는 평생의 전쟁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 연령이나 자녀의 수준에 따라서 전쟁의 양상은 다르다. 4세의 경우에는 내적 호기심과 환경에 대한 적극적인 탐색이 주요 발달 과업이 되는 시기이다. 그리고 이와 같은 탐색 활동이 적극적으로 이루어지는 경우 아이의 지적 발달이나 환경과의 상호작용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다. 반면 7세의 경우에는 기본적인 자기존중감이나 자아상이 형성된 시기이며, 건강한 자기주장성과 독립성을 기반으로 한 본인 만의 개성과 성격이 드러나기 시작하는 단계이다. 


따라서 4세의 경우에는 가능한 한 간단하고 분명하며 구체적인 지시와 통제를 이용한 양육이 필요한 단계이다. 아이의 어깨를 부여잡고 '너 이런 식으로 행동하면 안 돼... 왜냐하면.. '이라고 아무리 설명해 봐야 못 알아듣는다. 반면에 7세의 경우에는 아이의 입장에서의 이야기를 충분히 들어주고 공감해줄 필요도 있으며, 적절한 지지와 칭찬도 병행해야만 하는 시기이기도 하다. 즉 대화를 통한 양육이 가능하기도 하며, 필수적이기도 한 시기이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4세와 7세 모두 미운 짓을 하기는 한다. 하지만 그 내용과 과정은 매우 다르다는 점을 고려하여 접근해야만 하는 것이다. 4세는 4세 수준에 맞게 간단하고 명료한 행동 중심의 통제가 중요하며, 7세는 7세 수준에 맞게 언어적 교류와 감정적 측면을 고려한 양육이 필요한 시기이다. 특히 '미운 짓'이라고 표현하는 갈등 관리와 관련해서도 나이 수준에 맞는 차별화된 접근을 하는 것이 적절하다!




자녀의 발달 수준에 따라서 부모의 응대와 양육 방식도 변화하여야만 하며, 나이 수준에 적합한 양육 스킬과 자녀 응대가 바뀌어야만 한다. 물론 글 내용 자체가 '미운 짓'에 초점을 두었기 때문에 속 썩이는 부분만 얘기했지만 세상에 또 자식만한 기쁨과 즐거움이 어디 있겠는가? 


실제로는 4세가 더 통제가 안되고 미운 행동을 많이 하지만 그래도 안 미운 이유는 4세 정도의 자녀는 그냥 바라만 봐도 즐거운 시기이기 때문이다. 이제 아장아장 걷다가 자유롭게 이리 뛰고 저리 뛰면서 혼자 노는 모습을 보면, 행동으로 인한 위험성 보다도 '잘 컸네! 어쩜 저리 활발하고 이쁠까?!'라는 긍정적 감정을 많이 주기 때문이다. 


실제로는 4세에 비하면 7세는 거의 어른이지만 더 밉다고 느껴지는 이유는 삶의 문제(?)들에서의 갈등과 대립이 많아지기 때문이다. 4세야 그냥 부모랑 어울려서 놀기만 하면 되지만 7세쯤 되면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을 다니는 문제로 갈등이 늘어나며, '이 정도면 옷은 네가 입어도 되지 않니?'라는 부모의 기대도 늘어나기 때문이다. 


오늘 가만히 자신의 자녀들의 모습을 보면서 생각해보라. 이 아이는 지금 어떤 수준이나 어떤 생각과 감정을 가지고 있을까? 단, 어른의 입장 말고 지극히 아이의 관점에서 자녀를 공감하고 이해해보라. 만약 이 과정이 제대로 이루어진다면, 미운 짓을 하더라도 좀 더 좋은 방향으로 관리를 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이뿐 짓을 할 때면 잘 자라고 성장해준 자녀에 대해서 더 큰 감동으로 다가올 것이다. 바로 이것이 '애 키우는 맛'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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