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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박사 레오 Apr 30. 2020

자녀를 불행하게 만드는 3가지 잘못

행복한 엄마, 그리고 행복한 아이. 부모의 실수

Photo by Kat J on Unsplash



0. 어떤 부모가 자녀를 불행하게 하고 싶겠어요?


'어떤 부모가 자녀를 불행하게 하고 싶겠어요?'

가끔 부모들을 대상으로 한 글이나 교육 중 듣게 되는 이야기입니다. 아무래도 부모를 위한 글을 쓰거나 교육을 하다 보면 부모들의 잘못된 행동을 지적하는 언급을 하는 경우들이 있습니다. 그런 경우 글 내용이나 교육 내용에 대하여 불편감을 느끼는 부모들이 반발하는 마음으로 하는 댓글이나 발언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어떤 부모도 자녀가 불행해지기를 원하지 않는다!'

맞는 얘기입니다. 어떤 부모도 자신의 자녀가 불행해지기를 원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마음으로는 자녀가 잘 자라고 성장하여 좋은 사람이 되고 행복해지기를 원할 것입니다. 그런데 모든 아이들이 공부를 잘해서 칭찬과 인정을 받고 싶지만 마음만 있다고 그렇게 되는 것은 아니다. 마찬가지로 부모가 자녀의 행복을 원하고 불행해지기를 바라지 않는다고 해서 저절로 그렇게 되는 것은 아니다. 


'부모가 아닌 "자녀의 입장"에서 자녀가 행복해질 수 있는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부모들이 흔하게 행하는 잘못된 행동은 부모가 생각하기에 자녀가 행복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방법으로 자녀를 사랑하는 것입니다. 이는 지극히 부모들의 자기중심적 관점이며, 자녀의 입장이나 반응을 고려하지 않은 일방적인 애정입니다. 이와 같은 일방적인 애정은 결코 상대방(즉, 자녀)을 진정으로 행복하게 만들어 줄 수 없습니다. 



1. 부모의 "과도한" 기대와 요구


'그래도 공부는 잘해야죠! 그래야 돈도 벌고 사회적으로 성공하죠!! 그거야 어쩔 수 없는 거잖아요!!!'

'저는 저희 아이가 예의 바른 아이로 자라났으면 좋겠어요. 가끔 버릇없이 구는 것을 보면, 집에서도 저러니 밖에서는 얼마나 망나니처럼 할까 싶어 걱정이 돼요. 그래서 엄하게 혼내서라도 고치려고 해요'

'사람은 당연히 정직해야죠?! 당연한 거 아니에요? 그리고 그런 건 어려서부터 틀을 잡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희 애는 활발하고 다양한 대인관계를 하면 좋겠어요. 저요? 제가 못 그런 성격이라 저희 애는 절대로 안 그랬으면 하는 마음이 더 큰 거 같아요'


아이를 힘들게 만드는 가장 큰 원인 중 하나는 부모의 과도한 기대와 요구입니다. 

아이의 특성이나 선호, 그리고 수준이나 요구를 고려하지 않은 채 부모가 "과도하게 및 부적절하게" 아이에게 기대하고 요구하는 것은 항상 아이를 힘들게 합니다. 


가장 흔하게 발생하는 것은 공부와 관련된 것입니다. 물론 부모들이 자신의 자녀들이 공부를 잘했으면 하는 바람이야 당연히 가질 수 있겠지요. 그런데 자녀가 공부를 잘할 수 있도록 해주거나 적절히 동기화를 하지 못하면서 아이의 수준을 고려하지 않은 목표 수준을 강요('이번에는 꼭 5등 안에 들어야 돼!' 등)하는 경우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습니다. 


자녀가 공부를 잘했으면 하고 바란다면, ① 자녀의 지적인 특성과 수준을 평가하고, ② 공부와 관련된 동기 및 관심 수준을 파악하며, ③ 자녀의 특성과 성향, 그리고 현재의 관심 수준에 최적화된 학습 방법을 유도해야 합니다. 그런데 이와 같은 객관적이고 명확한 정보도 없이 부모의 욕심과 바람만으로 자녀를 다그친다면 공부와 관련해서 ① 그나마 보유한 능력도 충분히 발휘하지 못하고, ② 공부에 대한 흥미와 관심은 더 떨어지고, ③ 내적 스트레스나 부모와의 갈등만 심화되어 실제적인 학습에 집중하지 못합니다. 


공부 외에도 이와 같은 부모의 기대와 요구는 많습니다. '예의 바른 아이가 되었으면 좋겠다'(라는 생각 때문에 과도하게 아이의 행동을 통제하거나 혼내는 일이 잦아져서 아이가 스트레스를 받거나 너무 많이 지적받고 혼나서 죄책감을 가지게 됨), '정직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충분한 도덕적 관념과 기준이 형성되지 아이를 과도하게 처벌하거나 비난하여 부정적 자아상과 스스로에 대한 문제의식을 과하게 가지게 됨), '활발하고 다양한 대인관계를 맺으면 좋겠다'(특히 내성적인 아이들은 이로 인해서 스트레스를 심하게 받으며, 오히려 대인관계 상 상처나 부적절감을 더 많이 받아 정서적으로는 부정적인 상태가 되기 쉬움) 등도 아이에게 스트레스를 줄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합니다. 



2. 부모의 잘못된 공감


저희 애는요. 저만 보면 매달려요. 저만 너무 좋아해서 문제예요. 

애 아빠도 애들한테 잘해요. 

그런데 왜 그렇게 저한테만 매달리는 줄 모르겠어요ㅠ 

퇴근하고 나면 아빠랑은 놀다가도 저한테 매달리고요, 

밤에도 저랑만 자려고 한다니까요. 

아이가 저만 좋아하는 것도 참 피곤한 일이더라고요.


저희 애는요. 저에 대한 적대감이 장난 아니에요. 

아예 상대도 안 하려고 하고요, 아주 부모 말이라면 개무시를 해요. 

선생님이 말씀 주신대로 '사랑한다!'라고 표현도 해봤어요! 뭐라고 하는지 아세요? 

'거짓말! 정말 사랑한다면 나한테 어떻게 그렇게 대해?'라고 하면서 오히려 더 반항심만 커졌어요. 

부모도 사람인데, 부모를 미워하는 아이를 어떻게 사랑해주기만 할 수 있겠어요? 

머리로는 되는데, 솔직히 마음으로는 잘 안돼요


위의 사례들은 읽어 보신 후 여러분들의 생각과 소감은 어떠십니까? 혹시 비슷한 생각을 하십니까, 아니면 '부모가 자녀의 마음을 잘못 읽고 있네!'라는 생각이 드십니까? 이 두 가지 사례는 부모가 자녀의 심리적 상태를 잘못 공감하고 있는 전형적인 사례입니다. 이처럼 부모가 잘못된 공감을 하게 되면, 자녀의 행동을 잘못 해석하게 됩니다. 그러므로 아이의 상태를 고려한 적절한 반응을 하지 못하고, 엉뚱한 접근을 하기 때문에 더 문제가 깊어집니다. 위 사례의 자녀들이 품고 있는 솔직한 심정은 다음과 같습니다. 


엄마, 저는 엄마의 사랑도 필요해요 엄마도 저를 좀 사랑하고 아껴주세요. 

내가 아직 어려서 어떻게 해야 엄마의 사랑을 받을 수 있는지는 모르겠어요. 

엄마가 들어오면 엄마 옆에 있고 싶고, 밤에 엄마한테 안기면 토닥토닥해주면 좋겠어요.

그런데 엄마는 밤에도 피곤하다고 저를 밀어내고, '네가 엄마를 좋아하는 건 아닌데, 그럼 엄마를 힘들게 하지 말아야지!'라고 말할 때에는 무슨 말인지 이해도 안 되는데, 엄마가 저를 싫어하는 것 같아서 슬퍼요ㅠㅠ

어찌 됐건 엄마도 나를 사랑해주면 좋겠어요ㅠㅠ 제발...


솔직히 저도 엄마가 나를 사랑하는 거 알아요. 그리고 저도 엄마를 사랑해요. 

그런데 엄마를 보면 우선 화부터 나요. 짜증 나고 서운한 게 먼저 올라와요.  

솔직히 저한테 그동안 관심도 없었잖아요? 내가 애들 때문에 힘들다고 할 때에도 관심 없었잖아요. 

오빠가 나 때린다고 했을 때에도, 엄마는 '그러게 오빠한테 덤비지 말라니까 왜 오빠한테 맞을 짓을 해'라고 말했을 때 얼마나 억울하고 분했는지 아세요?

'정말 우리 엄마 맞나?', '오빠만 자식이고, 나는 주어온 아이인가 봐ㅠ', '내가 맞은 피해자인데, 왜 오빠한테는 한마디도 안 하는 거야? 아! 억울해.. 분해..'

이제는 엄마와 아빠가 나를 진심 사랑하는지 확신이 없어요. 

그래서 저도 결심해요! 나도 엄마와 아빠를 사랑하지 않을 거야!!



3. '혼내기'도 사랑이라는 착각


부모가 가져야 하는 제일 어려운 스킬 중 하나는 '자녀 훈육하기'입니다. 무조건적으로, 모든 행동에 대해서, 어떤 잘못을 했어도 인정하고 수용하며 사랑해주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문제가 있을 때에는 이를 정확하게 지적하고 개선할 수 있도록 하는 것 또한 부모의 역할이자 책임입니다. 하지만 그 구체적인 방법에 대해서는 연습과 훈련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부모들이 '훈육하기'와 '감정적으로 혼내기'를 헷갈리는 경우들이 많습니다. 즉 부모의 의도가 좋으면(즉, 올바른 길로 인도하기 위한 것이라면), 그 방법은 어떤 것이라도 된다고 생각하는 것은 잘못입니다. 올바른 훈육이란 ① 잘못된 행동이 무엇인지를 지적하고, ② 대안적인 올바른 행동이 무엇인지 알려주고, ③ 향후 문제가 반복되지 않도록 내재화 및 습관화하는 과정입니다. 그런데 이 과정에 감정적인 분노나 회초리가 들어갈 자리가 있습니까?


분명한 것은 부모가 "(감정적으로 혹은 감정을 가득 실어서) 혼내기"를 시작하게 되면, ① 아이들은 공포와 두려움에 내용에 집중할 수가 없으며, ② 제대로 알아듣지도 못했기 때문에 이해는 안 되지만 혼날 것이 두려워 일단 '네네'라고 대답하고 넘어가려고 하며, ③ 그래서 결국 문제 행동이 개선되지 못하는 과정이 반복된다는 점입니다. 부모들의 의도(엄하게 혼내서라도 제대로 가르쳐야 한다!)와는 달리 훈육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오히려 감정적 상해만 발생하는 것입니다. 


학교 선생님이 공부를 못하는 아이에 대해서 짜증을 내는 순간, 아이는 공부는 더 하기 싫어지고 선생님도 싫어지며 학교 자체를 나오기 싫어집니다. 아무리 좋은 의도라도 리더가 부하직원의 잘못에 대해 감정적으로 반응하고 화를 내는 순간 직장 내 괴롭힘이 발생합니다. 부모가 자녀의 문제행동을 올바르게 가이드해야 하는 것은 맞으나, 그 방법 또한 건강하고 적절해야 합니다. 자신이 어렸을 때와 비교하여, 혹은 때리지는 않았으니까 등과 같은 생각은 변명이 될 수 없습니다. 목표에 맞는 합리적이고 건강한 훈육방법이 필요합니다. 




모 도서관에서 몇몇 사람들이 시끄럽게 떠들고 분위기를 흩트리는 고객들이 있어 '도서관에서 예의를 지킵시다! 다른 사람을 위해 조용히 합시다!'라는 문구를 크게 붙였다고 합니다. 그랬더니 원래 소란스럽게 하던 사람들은 신경도 쓰지 않고 본인들의 행동을 반복한 반면에 원래부터도 예의를 잘 지키고 타인들을 배려하던 우수(?) 고객들이 더욱더 조심스럽게 행동했다고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S모 의료원과 H모 대학병원 정신과에 있는 소아정신과에서 오랜 기간 동안 근무를 했던 경험이 있습니다. 그 당시 수많은 아이들을 보면서 안타깝게 생각하던 일들이 많았습니다. 분명히 부모가 자녀를 사랑한다는 점은 확실하지만 그 방법이 잘못되어 아이가 고통받는 경우들이 많습니다. 객관적인 관점에서 보면, 그리고 전문가의 시각으로 보면 이와 같은 문제는 쉽게 발견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객관적인 사실과 설명을 부모에게 하지 못하는 경우들이 많습니다. 왜냐하면 이를 받아들이고 수용할 마음의 준비가 전혀 되어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때 치료자나 의료진이 무리하게 설득하거나 설명하는 경우 부모들의 강력한 반발이 생기기도 하며, 오히려 저희 쪽을 비난하는 경우도 많이 있습니다. 심지어는 욕을 먹기도 합니다. 


아마도 이 글을 끝까지 진지하게 읽으시는 정도의 진지한 노력과 태도를 보이시는 분들이라면 아마도 이 글에서 제시한 문제행동들을 보이지 않거나 보이더라도 심각한 문제를 유발하지는 않을 수준일 것이니 "너무 걱정들 마세요!^^"라는 말을 먼저 전합니다. 이 글을 통해서 본격적인 치료나 개선이 이루어지지도 않습니다. 하지만 어린이날을 맞이하여 한번쯤 건강한 반성을 하는 정도로 부담 없이 읽어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혹시라도 이 글을 읽으면서 마음에 걸리는 일이 있다면, 그냥 별 설명 없이 자녀를 가서 꼭 안아주세요. 그리고 말해주세요. '엄마(아빠)가 우리 OO이를 너무 사랑해요!^^ 그런데 가끔 엄마(아빠)도 실수할 때가 있단다ㅠ 혹시 그런 일이 있으면 진심 사과할게. 그래도 엄마(아빠)가 우리 OO이 너무너무 사랑하는 걸 알아주면 좋겠어요! 진심 사랑해~'




본 글과 함께 읽으시면 좋은 글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https://brunch.co.kr/@mindclinic/320


https://brunch.co.kr/@mindclinic/99


https://brunch.co.kr/@mindclinic/164


https://brunch.co.kr/brunchbook/psychologist




https://mindclinic.net/


https://www.personalit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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