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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박사 레오 Dec 08. 2020

나만 못 살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드는 이유

Photo by Ben Blennerhassett on Unsplash



'선생님,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살죠?'

'그것이 왜 궁금하세요?'

'다른 사람들은 다 행복하고 잘 지내는 것 같아요.. ㅠㅠ 저만 이렇게 우울하고 힘들고 고통 속에 있는 것 같아요.. ㅠㅠ'

'왜 그렇게 생각하세요?'

'그냥 보면 그렇잖아요.. 다들 웃고 즐겁게 지내잖아요.. 얼마 전에 보니까 제 친구도 페북에 친구들과 생일 파티 사진을 올렸던데.. 왜 저만 이러고 사나 싶어요..ㅠㅠ'

'근데 본인도 집도 있고, 차도 있고, 회사에서도 인정받아서 일찍 승진하셨잖아요?! 그 정도 되면 타인들도 본인을 부러워하지 않나요?'

'그렇기는 하죠! 그건 제 속 사정을 몰라서 그러는 거예요 ㅠㅠ 저는 외롭고 우울하잖아요, 다른 것들을 다 가지고 있음 뭐해요.. 제 마음이 이렇게 지옥 같은데.. ㅠㅠ'



1. '카. 페. 인.'에 현혹되지 말라 : SNS의 허상


상담에서 자주 듣는 얘기 중 하나가 바로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지내나요?'라는 질문입니다. 

그리고 이와 같은 질문 이면에는 '다른 사람들은 다들 행복하게 지내는 것 같음'이라는 전제가 있는 경우가 많으며, 

더 깊은 내면에는 '다른 사람들은 잘 지내는데, 나만 못 지내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이는 대표적으로 부정적인 감정으로 인해 마음이 힘드신 분들이 겪는 현상입니다. 


그런데 과연 이와 같은 생각이 사실일까요?

실제로는 그렇지 않습니다. 

겉으로는 잘 지내는 것 같아 보이는 그들도 나름대로의 고통이나 심리적인 스트레스를 겪고 있을 것입니다. 

또한 본인도 감정적으로는 매우 힘든 상태에 있지만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는 '잘 지내는 것 같이 보일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저를 찾아오시는 우울감을 호소하시는 분들에게 일단 취하는 조치가 있습니다. 

그것은 '카. 패. 인. 금지!'입니다. 

이는 커피를 마시지 말라는 얘기는 아니며, '카카오스토리',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을 보지 말라는 말입니다. 

왜냐하면 다른 사람들의 카페인을 보면서 끊임없이 힘들고 고통스러운 자신과 비교하며 더욱 우울한 기분에 빠져들기 때문입니다. 



2. 대부분의 사람들은 잘 지내는 것만 보여준다 : '나만' 못 지내는 것 같다!


아주 가까운 친한 친구를 만났습니다. 친구가 묻습니다, '요즘 어떻게 지내?'

별로 친하지는 않지만 알고 지내는 동창을 만났습니다. 그 동창이 묻습니다, '요즘 어떻게 지내?'

업무 상 고객을 만났습니다. 그 고객이 묻습니다, '박사님, 요즘 어떠세요?'

명절이 돼서 고향에 계신 부모님을 찾아뵈었습니다. 부모님이 묻습니다, '요즘 어떻게 지내니?'


아마도 마음을 터놓고 서로 의지하는 가까운 친구 정도 되면, 나의 속마음이나 혹은 힘든 점들에 대해서 털어놓을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별로 친하지는 않고 알고만 지내는 동창이나, 혹은 업무 상 만나는 고객에게는 '잘 지내죠~ 잘 지내시죠?'라는 형식적인 대화를 하지 속마음을 털어놓거나 진지한 마음의 어려움을 얘기하지는 않습니다. 

항상 자식 걱정에 노심초사하시는 부모님을 만난다면 '그럼요~ 잘 지내요! 일도 잘 되고 있어요!! 걱정 마시고 어머니 아버지 건강부터 챙기세요~^^'라고 말하게 될 것입니다. 


우리가 하는 일상적인 대화나 대부분의 사람들과의 교류는 피상적 수준에서 이루어지는 형식적 대화나 교류인 경우가 많으며, 때로는 서로 간의 위치나 입장에 따른 역할인 경우가 많습니다. 

그리고 일반적으로는 타인들에게는 대체로 깊은 속마음이나 마음속에 담아둔 어려움을 진지하게 말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타인들에게는 '잘 지낸다!'라고 형식적으로 말하거나 혹은 의도적으로 잘 보이고 자랑하고 싶은 모습들만을 보여주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이와 같이 타인들에게 '잘 사는 것 같은 모습(만)을 보여주기'의 정수가 바로 '카. 페. 인.'입니다. 

예쁜 옷을 입고, 예쁜 장소에서, 환한 웃음을 지으며, 화기애애한 모습을 올립니다. 


즉, 대부분의 사람들은 아주 친밀하거나(속마음을 터놓고 지내는 친구 등) 특별한 경우(상담 선생님 등)가 아니라면 긍정적인 부분들을 과시하고자 합니다. 

그래서 '카. 페. 인.'에 가보면 행복과 즐거움만이 가득한 세상 만이 있는 것처럼 보일 뿐입니다. 

이 모습이 전부라고 생각하고 이에 자신을 비교한다면? 당연히 나만 못 지내는 것 같은 생각과 느낌이 들 수밖에 없습니다. 



3. 내가 못 지내는 것을 중심으로만 판다 : '모든 영역'에서 잘 지내고 완벽하기를 바란다


보통 '나만 못 지내는 것 같다'라고 말씀하시는 분들이 객관적으로 보았을 때, 혹은 일반적인 기준에서 보았을 때에도 못 지내는 것은 아닌 경우가 많습니다. 

어떤 부분에서는 충분히 만족할만한 수준의 재산이나 능력을 보유하신 경우도 있으며, 

또 다른 부분에서는 다른 사람들이 부러워하는 부분을 가지고 계시는 경우들도 있습니다. 

그 대표적인 것이 '돈 많은 부자'들이 우울감을 느끼는 경우입니다. 


보통 돈이 없다고 생각을 하거나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분들은 부자들은 보면서 '그렇게 돈도 많은데, 뭐가 걱정이야'라고 말을 합니다. 

하지만 돈이 많으신 부자분들은 '그렇게 화목한 가정이면 됐지, 돈이 뭐 중요해 ㅠㅠ'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혹은 건강 상의 문제가 있거나 매우 고통스러운 신체적 질환을 가지고 계신 분들은 '건강이 최고야! 나는 정말 건강하기만 하면 아무런 부러울 것이 없을 것 같아!!'라고 말씀하십니다. 


즉, 우리는 가진 것의 소중함이나 가치보다는 이상적이고 완벽한 만족과 즐거움을 추구하는 경향을 보입니다. 건강과 경제적 풍족함, 그리고 개인적인 성공과 가족의 화목 등 모든 것에서 만족하기를 기대하고 원하는 (비합리적이고 불가능한) 희망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로 인해 가진 것에 대한 만족보다는 가지지 못한 것에 대한 열망과 부족함에 집중해서 생각을 하게 되면 '나만 못 사는 것 같은 느낌'을 받게 되는 것입니다. 



4. 어떻게 할 것인가?


'나만 잘 못 지내는 것 같은 느낌'이 가득하신 경우 해보면 좋은 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친구라면 뭐라고 할 것인가?

본인의 상황을 객관적으로 기술한 후 '만약 이것이 다른 사람의 삶이라면?'이라고 생각하고 보시기 바랍니다. 

우선 현재의 자신의 상황, '거주형태나 재산 정도, 삶의 조건이나 환경, 친구나 가족 등 사회적 관계, 회사나 업무적 측면' 등 다양한 측면에서 가능한 한 객관적 기술을 합니다. 

그리고 이를 다른 사람에게 보여주거나 혹은 본인 스스로 '다른 사람이 쓴 것이라면?'이라는 전제 하에 재조명해보시기 바랍니다. 


2) 균형적으로 생각하기

본인의 상황을 기록한 내용을 보면서, 한번 점수를 매겨보거나 혹은 '상/중/하'나 '5점 척도' 정도로 평가해보시기 바랍니다. 

만약 그 점수가 50점을 넘는다면 그동안 보지 않았던 긍정적 측면의 50점에도 집중하시기 바랍니다. 

만약 그 점수가 30점이어도 30점에 해당하는 것에는 30%의 관심을 기울였는지 반성해보는 것이 필요합니다. 

혹은 내 점수보다 높은 사람들만을 생각하면 고민하지 않았는지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실 필요가 있습니다. 

나보다 낮은 점수의 사람들은 전혀 생각하지 않고 오직 '저 높은 곳'과만 비교해서 객관성을 잃었는지를 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 

전반적인 점수 중 긍정적 부분과 부정적 부분에 대한 균형을 잡아야 하며, 나의 비교대상과 관련되서도 나를 중심으로 상향 비교와 하향 비교를 균형 있게 해야 합니다. 


3) 너무 깊이 파고들지 말기

보통 부정적인 감정을 심화하고 증폭시키는 이유 중 하나는 부정적인 측면에 대해서만 "너무 깊이 & 너무 진지하게" 생각하는 것입니다. 

이처럼 "너무 깊이 & 너무 진지하게" 생각하게 되는 아주 빠른 지름길이 바로 "왜?"라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왜?" 나만 이렇게 못 지내는 거지?'

'"왜?" 이런 문제가 생겼을까?'

'내 인생이 이렇게 된 "궁극적인 원인"은 무엇일까? 가족? 성장배경? 혹은 중학교 때 나를 괴롭혔던 그 OO?....'

등등 부정적인 측면에 대해서만 현상을 너무 파고들거나 혹은 그 원인과 과정을 너무 깊이 생각한다면 더욱 우울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제가 가끔 특강 등에서 농담처럼 던지는 말이 있습니다. 

'혹시 힘드신 분들은 다 저에게 말씀해주세요~ 제가 안 힘들게 해 드릴게요~'라고 말합니다. 

그러면 다른 분들이 놀라서 되묻습니다! 

'정말요? 어떻게요??'

그때 제 대답은 '힘드신 분들 다 말씀하세요~ 제가 더 힘든 얘기 들려드릴게요~'라고 말합니다. 


물론 좋은 분위기에서 농담처럼 던지는 이야기이지만 이 안에는 큰 비밀과 지혜가 담겨있습니다. 

나 스스로에 대한 문제 중심적 관점에서 균형적 사고로 전환하라는 의미가 있습니다. 

또한 자신이 가진 것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느끼고 되새기라는 의미도 있습니다. 

이를 스스로를 기만하는 것이 아니냐고 반박하시는 분들도 있습니다. 

나의 상황과 상태를 객관적으로 보는 것은 스스로를 기만하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부정 편향 및 문제 중심적으로 보았던 것이 스스로를 필요 없이 괴롭혔던 것입니다. 


이 글을 읽고 스스로를 돌아보시기 바랍니다. 

이 글을 읽고 주변을 돌아보시기 바랍니다. 

얼마나 내가 가진 것이 많았는지 생각해 보시는 게기가 되시기를 바랍니다. 

당신의 건강과 재산, 외모와 능력 등 많은 것을 가지고 계실 것입니다. 

얼마나 내 주변에 가치 있는 것들이 많았는지 또한 생각해 보시는 계기가 되시기를 바랍니다.

당신의 가족, 친구들, 직장에서의 동료들(중 좋은 관계와 위로가 되는 사람들!) 등등 많은 것을 가지고 계실 것입니다.  


특히 여기까지 다 읽으신 분들이나 제 글의 제 구독자라고 한다면, 충분한 지적인 능력(^^*), 마음을 보는 탁월한 관점, 그리고 심리적인 것을 다루는 놀라운 능력, 그리고 이 글을 끝까지 읽으신 대단한 인내심과 진지함 등 다른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가지지 못한 더욱 특별한 자질들을 많이 가지고 계실 것입니다!!^^

저의 이 아부(?!)가 여러분들에게 한번 더 미소를 짓게 하고, 오늘의 즐거움과 만족을 조금이라도 높였기를 바랍니다~

인생 별거 없습니다, 이렇게 행복해지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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