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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박사 레오 Oct 28. 2020

나 하나만 참으면, 모두가 괜찮을 거라는 허상(虛像)

건강한 감정 표현 및 관리의 중요성

Photo by Road Trip with Raj on Unsplash



조금 불편하고.. 솔직히 거슬렸어요.. 

하지만 그냥 참았어요.. 실은 참는 정도가 아니라 웃으면서 좋은 척했어요..

'그냥 나 하나 참으면 모두가 잘 넘어갈 수 있는 걸 뭐...'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그렇지 않더라고요..

자꾸 불편하고 서운했던 일이 지워지지가 않았어요. 

마음의 응어리라고 할까? 뭔가 마음속에 뭉쳐 있는 무언가가 있는 느낌이었어요.


어느 순간 왠지 그 사람 말에는 틱틱거리거나 비꽈서 듣고 있는 제 모습을 발견했어요. 

제가 그런 사소한 일에 이렇게 나쁜 감정이 생기는 것 자체가 더 싫더라고요. 

그래서 결국에는 그 사람을 피해 다니게 되고, 그 모임도 안 나가게 되었어요..


요즘에는 그 사람과 그 모임 자체를 안 만나는데요..

가끔씩 생각나면 솔직히 불편하기도 하고, 괜히 나에게 대해서 나쁜 얘기를 하지 않을까 걱정도 되기는 해요..

그래도 그 사람과 그 모임에 안 나가니 요즘은 잊힌 거 같아요^^




1. 참는 것이 정말 좋은 것일까?


생각보다 '참는 것이 능사(能事)이다!'라는 생각을 가진 분들이 많습니다. 

특히 사소한 일이나 괜히 말해서 서로 불편할 것 같은 이야기들에 대해서 '나 하나만 참으면 되지 뭐!'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과연 이렇게 '나 혼자 모든 것을 감수하고 참는 것'이 정말 좋은 일일까요?


절대로 참는 것은 좋은 일이 아닙니다! 

참는 것은, 그것도 주변 환경이나 분위기를 위해서 혼자서! 감당하고 참는 것은 더더욱 좋지 않은 일입니다.

특히 이와 같은 일이 반복된다면 대부분 부차적인 문제들이 발생하게 됩니다. 

단, 이것이 참는 것과 연관되어 있다는 것을 인지할 수도 있으나, 많은 경우에는 참는 것과 문제의 연관성을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는 있습니다. 


우리가 흔히 '히스테리를 부린다!'라고 하는 표현이 있습니다. 

즉, 심리적으로 불편한 마음이 행동적인 짜증이나 신경질로 표출되는 것을 말합니다. 

이와 관련된 정신과적 용어로는 '히스테리아(Hysteria)' 혹은 '신체전환증(Somatization)' 등이 있습니다. 

즉, 충족되지 못하고 좌절되거나 억압된 심리적 요구들로 인하여 신체적인 증상을 보이는 일련의 증상들을 포괄하여 지칭할 때 자주 쓰는 표현입니다. 

이처럼 내적-심리적인 요구의 좌절이나 과도하게 참는 것을 부차적인 문제들을 일으킵니다.  



2. 참는 것으로 인해서 생기는 문제들


참는 것으로 인해서 생기는 문제들을 잘 이해하기 위하여 한 가지 가설적인 상황을 제시하겠습니다. 

만약 친구 중에 말을 하면서 어깨를 툭툭 치는 버릇이 있는 친구가 있다고 가정을 해 보겠습니다. 그 행동 자체가 그리 좋은 행동이라고 생각되지는 않지만, 악의를 가진 것도 아니고 아플 정도로 때리는 것도 아니니 정색하고 뭐라고 할 정도로 큰 문제로 생각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이런 상대방의 행동에 대해 분위기가 어색해 지거나 괜히 문제 만들기 싫어서 참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와 같은 상황을 비유로 들어 '참는 것으로 인해서 생기는 문제들'을 살펴보면, 


참는 것으로 인해 생기는 첫 번째 문제는 '나의 심리적 상태가 부정적으로 변화하게 된다'입니다. 

하고 싶은 말이나 행동은 '참는 것'은 상당한 에너지가 들어가게 됩니다. 보통 부정적인 대우를 받거나 자기희생을 요구하는 상황에서 '참는 행동'이 나오기 때문에 부정적인 대우로 인한 분노나 강요된 자기희생으로 인한 스트레스 등도 함께 발생합니다. 이를 참기 위해서는 상당한 에너지가 소모될 수밖에 없으며, 당연히 부정적인 감정들을 느낄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소소한 문제들이나 큰 이슈가 아닌 경우에는 큰 에너지가 들어가지 않기 때문에 쉽게 '참고 넘어가자!'라고 결심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와 같은 패턴이 반복되면 에너지의 소모도 늘어나고 내적인 불편감도 증가하게 됩니다. 그렇게 되면 '참을 수 있을 정도로 큰 에너지가 들어가지는 않는 소소한 문제나 이슈'의 범주를 넘어서게 됩니다. 


처음에는 어깨를 툭툭 치는 행동을 '친근감을 느끼니 저러겠지', '나쁜 의도는 아닐 거야', '뭐 크게 불편하지는 않은 걸 뭐..'라고 생각하며 넘어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와 같은 패턴이나 행동이 반복되면 기분이 나빠질 수밖에 없습니다. 특히 오래 반복된다면 심하게 짜증이 나거나 매우 예민해질 수도 있는 사안인 것이 분명합니다. 


참는 것으로 인해 생기는 두 번째 문제는 '문제가 반복된다는 점'입니다. 

크지는 않더라도 문제가 될 수 있는 상황에서 '혼자 모든 것을 감당하고 참아버리면' 문제의 원인은 해결되지 않으며 반복되게 됩니다. 

문제를 유발한 상대방도 자신의 잘못을 깨닫지 못한 채 문제 행동을 반복하게 됩니다. 

결국 반복되는 행동 속에서 내 안의 스트레스와 짜증은 더욱 심화될 수밖에 없습니다. 


어깨를 툭툭 치는 잘못된 습관을 가진 사람은 자신의 행동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깨닫지 못하게 됩니다. 왜냐하면 별 말이 없으며, 이를 잘(?) 받아준다고 해석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별 문제의식이 없이 문제 행동을 반복하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내적인 짜증과 화는 좀 더 쌓여가게 됩니다. 그래서 점점 편치 않게 되지만, 지금까지 별 얘기 없이 지내왔기 때문에 이제 와서 뭐라고 하기도 그래서 계속 참게 되는 악순환이 발생합니다. 


이와 같은 과정이 반복되면서 세 번째 문제인 '감정적인 폭발'이 생기게 됩니다. 

스트레스를 받음에도 불구하고 반복되는 행동으로 인하여 내적인 불편감과 스트레스는 쌓여가게 됩니다. 그리고 임계치를 넘게 되면 어떤 방식으로는 '감정적인 폭발'을 하게 됩니다. 오랜동안 축적되어 온 '부정적 감정의 폭발'은 뜨거운 열기를 품고 있다가 한꺼번에 내뿜는 증기기관차와 같이 엄청나게 큰 강도로 표출되게 될 가성이 높습니다. 일반적으로는 문제 행동을 유발하는 상대방에게 격하게 화를 내게 됩니다. 하지만 상대방에게 분노를 표현하기 어려운 상황이나 대상이라면, 그것이 신체적인 문제로 나타나거나(소위 화병이 되어 가슴이 답답하고 두통이나 소화기 계통의 장애가 오는 등) 혹은 분노의 방향이 엉뚱하게 다른 사람에게 가기도 합니다. 


만약 거슬리게 어깨를 툭툭 치는 사람이 자신의 상사라면 쉽게 말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렇다면 건강하고 좋은 방법으로 이를 해결하지 않는다면 어떻게든 삐져나오게 됩니다. 예를 들어 다른 동료나 부하직원들(감정적인 대응을 해도 크게 문제가 안 되는 사람들)에게 짜증이나 화가 터져 나오기도 합니다. 혹은 회사에 가려고 하면 배가 아프거나 신체적인 무기력감이 드는 등 몸이 반응하게 됩니다(이런 경우가 상당히 많습니다!!ㅠㅠ). 


이와 같은 막장(?) 드라마의 끝인 네 번째 문제는 '관계의 종결'이 발생합니다. 

그런데 문제가 해결되어 종결되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을 피하거나 안 보는 방식으로 종결을 하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게다가 해당 문제 유발자뿐 아니라 그 사람과 관련된 모임이나 주변 사람 자체를 회피하기도 합니다. 결국 이는 문제 해결이 아닙니다. 그냥 피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결국 문제는 상황만 달라질 뿐 지속되고 반복됩니다. 꼭 종결이 아니라도 결국에는 불편하고 어색한 사이가 되어버릴 위험성이 높아집니다. 



3. 어떻게 할 것인가?


가장 좋은 방법은 '작은 불편함일 때 좋게 말하기'입니다.

스트레스나 불편함이 쌓이기 전이라면 좋게 얘기할 수 있습니다. 격하게 말을 할 필요도 없으며, 좋게 말하면 상대방도 쉽게 이를 받아줄 가능성도 높습니다. '뭘 쪼잔하게 그런 걸 구구절절 말을 해...'라고 생각하고 넘어가거나 참다 보면 결국 문제가 커지게 됩니다. 많이 불편해지기 전에 좋게 말하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자기야.. 내가 큰 건 아닌데.. 자기가 어깨 툭툭 치는 거 친근감의 표현인 건 알겠는데.. 나는 좀 불편해.. 안 그래 주면 더 좋을 것 같아요^^'라고 말하면 된다. 


두 번째 방법은 '감정적으로 말하지 않기'입니다. 

아무리 맞는 얘기라고 하더라도 부정적인 감정을 실어 감정적으로 말하면 듣는 사람 입장에서도 부정적인 반응을 하기 쉽습니다. 예를 들어 어깨를 툭툭 치는 정도의 행동은 큰 문제행동이라고 보기는 어렵지만, (부정적인) 감정이 많이 쌓인 상태에서는 짜증스럽거나 행동에 비해서 크게 화를 내게 됩니다. 이와 같은 경우 상대방의 입장에서는 '아니 뭐 별것도 아닌 것을 가지고 그렇게 화를 내고 그래?!'라는 반응이 나오게 됩니다. 이에 더하여 그럼 그때 말하면 됐지, 왜 이제 와서 그러는 거야?'라는 타박을 받게 되며 상황은 더욱 악화됩니다. 

'내가 좀 진지하게 부탁할 게 있는데요.. 어깨 툭툭 치는 거가 별거 아닐 수도 있는데, 내가 좀 많이 스트레스를 받거든요ㅠㅠ 정중하게 부탁할게, 그러지 말아 주시기를 바래요'라고 말하면 된다. 감정적 발언을 자제하는 좋은 방법으로는 존댓말로 하기 및 차라리 메일이나 글로 쓰기 등이 있으니 이를 활용해도 좋습니다. 


세 번째 방법은 '미리 감정 빼고 혹은 풀고 말하기'입니다. 

(제가 개인적으로는 부부 싸움 전에 하라고 조언하는 방법인데요..) 본격적인 말을 하기 전에 그 상황을 아는 다른 사람에게 미리 얘기를 좀 하고 난 후, 문제 유발자와 대화를 하는 방법입니다. 이렇게 미리 말을 하는 것은 선제적으로 감정을 푸는 기능과 함께 하고 싶은 말을 정리하는 순기능도 있습니다. 이런 방식으로 표현을 한다면 좀 더 격하지 않고 무난한 대화를 할 수 있습니다. 

해당 당사자와 만나서 얘기하기 전에 사정을 아는 친구에게 먼저 전화하면 됩니다. '내가 그놈한테 아주 제대로 말을 하려고 해.. 내가 그동안 얼마나 짜증 났는지 그냥 오늘 확 다 말해버릴 거야! 아.. 나 정말 그동안 얼마나 짜증이 났는지.. 막 소리소리 지르고 멱살을 잡을까? 암튼 오늘 제대로 풀 거야 그냥!'이라고 말하는 것만으로도 많이 풀립니다. 




오늘 글을 이해하기 위한 사례로서 '친구 간에 어깨를 툭툭 치는 행동'을 들었습니다. 

실은 이와 같은 패턴이 가장 많이 나타나는 관계는 가족과 직장 내 같은 부서입니다. 

즉 가까운 사람 사이에서 많이 발생한다는 것입니다. 

제가 제시한 사례에서 본인이 갈등을 겪고 있는 대상자와 불편한 내용을 대입해 보시면서 보면 더욱 좋습니다. 


나는 불편함을 참아가면서 남을 편안하게 해 주고 즐겁게 해주는 것은 없습니다. 

장기적으로 보면 결국은 두 사람 모두 불편하게 됩니다. 

부지불식 간에 내 속이 썩어 문드러지거나 혹은 나 혼자 일방적으로 희생하는 불평등하고 불균형적 관계가 되기 쉽습니다. 


건강하게 이기적이고 자기중심적이어야 합니다. 

그래야 진심 좋은 마음으로 타인에게도 잘 대할 수 있게 됩니다!^^




https://mindclinic.net/


https://www.personalit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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