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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박사 레오 May 25. 2021

대도서관은 무엇을 잘못했을까?

CEO와 HR을 위한 심리학

Photo by NordWood Themes on Unsplash


* 본 글은 누가 무슨 잘못을 했고, 비판받아야 하는지 등에 관한 판단과 평가를 내리는 글이 아닙니다. 

대도서관님 회사와 관련된 사건 속에서 나타난 일반적인 1인 기업이나 소기업, 유튜버 등과 같이 특정 개인에 의존된 비즈니스를 수행하는 조직을 위한 인사관리 차원의 객관적이고 중립적인 조언을 제공하기 위한 것임을 미리 밝힙니다. 




최근 인사적 관점에서 눈길을 끄는 사건이 있었습니다. 

'대도서관'님이라는 우리나라 최고의 유투버가 운영하는 회사에서 집단 퇴사가 발생한 사건입니다. 

문제는 집단 퇴사한 직원들이 모-회사 평가 사이트에 매우 감정적인 비판을 동시에 게재하였으며, 이에 대해서 대도서관님은 정식으로 해명과 사과를 하였습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많은 논란이 발생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이 과정 중 조직의 경영자나 리더, 그리고 HR에서 관심을 가지고 보아야만 할 내용들이 있기도 하며, 특히 소수의 인원으로 운영되는 스타트업이나 업계의 스타성을 중심으로 구성된 회사들이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인사적 이슈들이 있어 관련해 몇 가지 생각해보고자 합니다. 



1. 대도서관의 상징성


Photo by Catherina Schürmann on Unsplash


'대도서관'님은 아마도 우리나라 대부분의 유투버들이 꿈꾸는 모델일 것입니다. 

유튜브라는 수단을 활용하여 가장 성공한 대표적인 유투버로서 본격적인 크리에이터 시장의 선구자 역할을 해왔습니다.  

아마도 이런 상징성으로 인하여 이번 논란도 대중의 큰 관심을 불러일으켰으며 많은 사람들이 갑론을박을 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2002년 세이클럽이라는 곳에서 개인방송을 시작하였으며, 다음팟이라는 곳에서 본격적인 게임방송을 시작한 것이 2009년도라고 하니 이미 20년 차 경력의 유투버입니다. 

개인적으로 '대도서관'님을 존중하는 이유 중 하나는 나름대로의 철학과 원칙을 가지고 있는 점들이며(예를 들어 일반적인 게임 방송이나 최근 이슈가 된 '게임머니'라는 방송에서와 같은 현란한(?) 욕설을 하지 않는 방송하기 등), 이번 사건이 알려지는 과정에서 드러났던 억대 기획자 영입을 통해 나름대로의 혁신을 추구한 점이나 생일이면 100만 원의 생일 축하금 제도를 마련한 점 등에 대해서는 높은 가치를 두고 싶습니다. 


그런데 이와 같은 패턴은 대도서관님 뿐 아니라 많은 유명 유투버들은 물론이며, 1인 기업으로 시작하거나 혹은 업계의 스타급 인재들이 세운 스타트업이나 업의 특성상 한 특정인을 중심으로 한 서포팅 체계로 구성되는 비즈니스 영역(예를 들어 소규모 변호사나 세무사, 혹은 특정 의사 중심의 의원이나 클리닉 등)에서도 비슷한 현상을 볼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은 비즈니스 영역에서는 특정 개인에 대한 의존도가 크기 때문에 비즈니스 진행이나 성과 등이 해당 인물을 중심으로 이루어질 수밖에 없으며, 그 개인의 가치나 판단에 의해서 좌지우지되는 경향이 뚜렷합니다. 

그리고 이와 같은 패턴은 대도서관님처럼 대성공을 거두어 조직이 커진 후에도 비슷한 양상을 보여 심지어는 인사팀이 따로 있으며 전 직원이 100명이 넘어가는데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의사결정이 유명 CEO 개인에 의해서 좌지우지되는 경우들이 흔합니다. 



2. 구멍가게도 비즈니스이다


Photo by Catherina Schürmann on Unsplash


어떤 물품을 다루건, 몇 명이 근무를 하건, 혹은 어떤 서비스를 제공하건, 특정 의도와 목적을 가지고 설립되었으며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의 형태를 가지고 있다면 그것은 분명히 비즈니스인 것이 맞습니다. 

비즈니스라는 것은 이윤을 목적으로 하며, 이윤을 추구하는 나름대로의 활동이 있으며,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익이나 비용에 대한 처리가 이루어져야 하며, 그 결과로 인한 성과나 업적이라는 것이 발생하게 됩니다. 

그리고 이와 같은 일련의 과정과 그 결과물은 일반적인 대인관계나 사적인 관계와는 매우 다른 이차적 관계이며 목적인 교류와 활동의 산물입니다. 


이 과정에서는 많은 정보와 규칙들이 존재하고, 이에 대해 인지하고 준수해야 할 법률도 존재합니다.

그래서 이를 지원하고 관련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변호사나 세무사 혹은 회계사 등이 있는 것이며, 이와 같은 규칙을 준수하고 관련된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에 대해서는 당연하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런데 그 와중에 충분히 고려되지 못하는 요소 중 하나가 바로 '인사(人事)', 즉 사람관리와 관련된 것입니다. 


다른 서비스에 대해서는 당연한 것으로 생각하며, 기꺼이 비용을 지불하며 투자를 하면서도 인사적 차원에서는 '상당 수준으로 직접 할 수 있다고 생각하거나 혹은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오류를 범하게 됩니다(이와 관련해서는 다음 글 참조. '모든 사람은 심리전문가이다' by 노박사 레오. https://brunch.co.kr/@mindclinic/194)

인사라는 것 또한 상당한 전문 분야로서, 기본적인 채용과 선발에서부터 퇴사까지, 그리고 조직 운영 상 발생하는 이슈들에 대한 노동법 준수에서 급여나 보상관리가 필수적입니다. 

게다가 질적인 측면에서 보면, 직원들의 동기부여와 성과향상 등 상당한 고난도의 활동들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만약 이에 대한 올바른 지식이나 가이드가 없다면 노동법 위반은 물론 '직장 내 괴롭힘' 등과 같은 미묘한 감정적 문제나 대인관계 상 이슈들로 인하여 큰 장애나 문제에 직면하게 됩니다. 

그래서 신문지상에는 한때 잘 나가던 기업들이 이와 같은 인사적 이슈들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여 한방에 좋은 평판을 잃어버리고 비즈니스마저도 흔들리는 수많은 사례들을 볼 수 있으며, 개인적으로는 조금만 신경 쓰면 더욱 크게 성장할 수 있는 비즈니스일 것 같은데 잦은 퇴사나 구성원의 몰입 부족 등으로 인해서 한계에 부딪치는 사례도 자주 보게 됩니다.  


기본적으로 이번 대도서관 사건의 경우도 이와 같은 인사적 측면이나 조직관리 관점에서의 접근이 부족해서 생긴 일이라고 볼 수 있을 것입니다. 



3. 선발. 팬심(fan-心) Risk : 이중관계(Double Relationship)에 주의하라


Photo by Anthony DELANOIX on Unsplash


이번 사건이 감정적으로 흐르고 있는 이유 중 하나는 '팬심'으로 입사하여 현실적인 상하관계로 갈등을 겪었다는 점일 것입니다. 

이와 같은 현상은 게임회사에서 많이 발생하기도 하며(게임이 좋아서 게임회사에 입사했더니 게임이 이제는 업무가 되어 스트레스의 원인이 됨), 1인 기업이나 소기업의 경우에는 '팬심'보다는 '가족 관계'로 인하여 유사한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들이 더 많습니다. 

예를 들어 소기업의 경우에는 사람을 구하기 어렵기 때문에 가족과 함께 일을 하거나 혹은 스타트업을 창업하면서 가까운 지인이나 친구나 선후배와 함께 비즈니스 관계를 맺어 일하는 경우를 말합니다. 


이처럼 비즈니스에 참여하는(즉, 회사의 입장에서는 '선발', 직원의 입장에서는 '입사') 동기가 중의적인 목적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서 이와 같은 경우 입사 후에는 이중 관계를 겪게 됩니다. 

'이중 관계(Double Relationship)'란 심리치료 분야에서는 내담자와 치료자가 사적인 관계(아는 사람을 내담자로 받거나 내담자와 개인적인 친분을 맺는 것)를 맺는 것을 지칭하는 용어로써 비교적 엄격하게 금지하고 있는 사항입니다. 

왜냐하면 개인적 관계나 사적 관계들이 치료적 관계가 제대로 형성되는 것을 방해하며, 그로 인하여 치료 효과가 제대로 일어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마찬가지로 비즈니스 관계에서 이중관계라는 것은 도움이 되기도 하지만(소기업들은 솔직히 가족이 아니면 사람 자체를 구할 수 없는 경우도 많음..ㅠㅠ) Risk가 있음에 대해서도 분명하게 인지하고 있어야 합니다. 

최근에 이슈가 되었던 '박O홍'이라는 유명 개그맨의 경우에도 금전적인 관리를 형이 담당하였으며, 객관적으로 보면 법적으로 간단하게 따져보고 판단하여 잘못이 있으면 보상을 하거나 그에 상응하는 처벌을 받으면 간단한 문제임에도 불구하고 온 가족이 감정적으로 얽혀서 진흙탕 싸움처럼 보이는 것이 그 대표적 사례입니다. 


대도서관 사건의 경우도 기본적으로 상사는 불편할 수밖에 없음에도 불구하고 '팬심'이라는 감정적 호감이나 유튜브에서 보이던 기대나 환상을 가지고 대하게 되면서 일반적인 업무 상 갈등이나 대립임에도 불구하고 과도한 감정적인 반응을 보인 것이라 볼 수 있습니다. 

즉 이중관계가 가져올 수 있는 리스크나 잠재적인 문제를 충분히 고려하거나 반영하지 않으면 독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업무 상 관계에서 상사가 불편할 수밖에 없는 이유에 대해서는 다음 글 참조. '상사가 불편할 수밖에 없는 세 가지 이유' by 노박사 레오. https://brunch.co.kr/@mindclinic/41)



4. 입사 후 필수적 활동. On-Boarding & Soft-landing


Photo by Trac Vu on Unsplash


보통 boarding이나 landing이라는 용어를 생각하면 항공기를 생각하기 쉽습니다. 

항공기는 이륙할 때와 착륙할 때가 가장 위험하다고 말을 합니다. 

그런데 이는 단지 항공기 만의 문제가 아니라 조직과 개인의 융화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아무리 우수한 인재를 선발하고 아무리 열정 가득한 사람이 입사한다고 하더라도 조직에 제대로 안착하는 과정이라는 것이 필요하며, 이와 같은 과정들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하면 서로 결별하는 문제가 생기기도 합니다.  


이 과정을 조직의 입장에서는 'On-Boarding'이라고 표현할 수 있으며, 조직에 합류하는 구성원의 입장에서는 'Soft-landing'이라고 표현을 하기도 합니다. 

즉, 각 조직은 조직 나름대로의 고유한 문화와 분위기, 그리고 일처리 방식과 대인관계 패턴을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는 모두 대기업이라고 칭하지만 삼성과 LG는 매우 다른 조직 분위기이며 엄청나게 다른 업무 방식을 보입니다. 

또한 같은 게임회사라고 해서 Riot과 같은 외국계 게임 회사(lol)이면서 신규 개발보다는 게임 퍼블리싱의 비율이 높은 회사와 넥슨과 같은 토종 게임회사이며 개발과 퍼블리싱을 함께 하는 회사는 너무도 다른 문화와 일처리 방식을 보입니다. 


만약 이와 같은 'On-boarding'이나 'Soft-landing'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하면 이전의 회사나 조직에 맞추어져 있던 일처리 방식이나 활동 패턴을 고수하며 새로운 조직에 동화되지 못하고 갈등이나 문제를 일으키게 됩니다. 

그리고 이와 같은 갈등이나 문제는 직장생활이라는 것 자체가 처음인 신입사원의 경우에는 더욱 크게 발생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학생 때와는 매우 다른 생활 패턴을 새롭게 학습해야 하며, TV나 드라마에서 보았던 것처럼 입사하자마자 유명 연예인을 활용한 광고나 마케팅을 기획하거나 혹은 갑작스러운 돌발상황에서 신입사원임에도 특출 난 능력을 보여 CEO와 임원 앞에서 박수갈채를 받는 경우는 비현실적 환상에 불과하다는 것을 깨닫는 고통스러운 과정이 있게 됩니다. 


(이직 혹은 신입들이 경험하는 Soft-landing 이슈와 관련해서는 다음 매거진에 있는 '이직 시리즈' 및 '신입사원을 위한 글' 참조. '직장생활 클리닉' by 노박사 레오. https://brunch.co.kr/magazine/mindclinic)



5. 누가 R&R을 부여해야 하는가?


Photo by Scott Graham on Unsplash


그렇다면 과연 업무에 대한 기본적인 가이드와 R&R(Role & Responsibility), 그리고 조직 문화에 대한 이해와 수용 및 새로운 조직 고유의 관계 패턴에 동화되도록 하는 책임은 누구에게 있을까요?

당연히 그 책임과 의무는 조직에게 있습니다. 

이와 관련된 대표적인 활동이 바로 '신입사원 적응 교육'이나 '경력직 신규 입사자를 위한 조직 입문교육' 등입니다.  

이 과정을 통해서 조직은 최대한 구성원들이 'Soft-landing'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여 지원해야 하며, 구성원들은 현재 조직과 이전 조직과의 '다름'을 수용하고 받아들여 새로운 조직에 'On-Boarding' 할 수 있습니다.  


저희 회사가 가지고 있는 코칭 프로그램 중 'Soft-landing Coaching for New Executive'라는 것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중견 기업들의 경우 대기업 출신의 임원들을 영입하여 대기업의 노하우가 제대로 전수되어 조직이 더욱 발전하도록 하는 계기로 삼고자 합니다. 

그런데 새로 임명한 대기업 출신의 임원이 현재 조직의 특성이나 장단점, 그리고 세밀한 조직 문화나 관계 패턴을 제대로 이해하고 고려치 않은 채 무조건 대기업에서 일하던 방식을 강요하는 경우 영입된 임원은 임원대로 답답하고 구성원들은 구성원 나름대로 스트레스만 올라가기도 합니다.  

왜냐하면 키나 몸무게, 체격 등이 완전히 다른 사람에게 이전에 자신이 입었던 옷을 억지로 입히려는 것과 마찬가지로 이전 대기업에서의 업무 패턴이 중견기업에 그대로 안착될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감정적으로 사랑하고 애정 하는 두 사람이 만나 결혼을 하더라도 갈등이나 문제를 겪습니다. 

하물며 목적적이고 이차적인 관계여서 서로의 이익과 목적이 판이하게 다를 가능성이 높은 고용관계에서는 서로 갈등이나 문제를 일으키지 않고 화합과 조화를 이루기 위한 노력들이 더욱 체계적으로 이루어져야 합니다. 

기본적인 업무에 대한 이해 및 명확한 R&R, 명문화되어 있지는 않으나 새로운 조직에 안착하는데 도움이 될 관습법과 관련된 조직 문화에 대한 이해, 그리고 사람들 사이의 패턴이나 역동 등에 대해서 충분히 공유하고자 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만약 그 과정에서 서로의 생각과 요구가 너무 다르다는 것을 확인한다면 아예 처음부터 결별하는 것 또한 나쁜 선택은 아닙니다. 

이를 위해서 채용 시 3개월 동안의 수습 기간이라는 것이 있으며, 이는 회사를 위해서도 개인을 위해서도 유용한 제도로 활용될 수 있는 것입니다.  



6. 저는 평가를 받기 싫습니다


Photo by Isaiah Rustad on Unsplash


이번 사건에서 가장 이슈가 되는 것 중 하나는 퇴사한 직원 중 한 분이 '저는 평가를 받기 싫습니다!'라고 말했다는 점일 것입니다. 

이 발언에 대해 대도서관님도 화가 났었다고 표현하셨으며, 수많은 직장인들은 헛웃음을 짓기도 하였을 것입니다. 

그리고 퇴사한 직원들의 깊은 속내나 그들 입장에 대한 진지한 이해를 하기보다는 '기본이 안되어 있구먼!'이라고 단정을 내려버리는 이유가 되기도 하였습니다. 


(중립적이고 객관적인 기술을 위해서 양비론적 관점에서 말씀드리자면..)

조직은 처음부터 이와 같은 기본적인 가치가 다른 사람을 선발한 잘못이 있으며, 입사한 후에 평가 제도와 같은 기본적인 사항들을 공유하지 않은 잘못이 있습니다. 

앞서 말했던 'On-Boarding' 과정에서 평가제도와 관련된 정보는 반드시 언급되어야 했으며, 이를 동의하지 않는다면 뽑지 않는 것이 맞았을 것입니다. 

가르쳐주지도 않고서는 나중에 '아니 어쩜 이렇게 황당한 소리를 할 수 있지?!'라고 비난하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성적을 기재하지 않는 추세로 가고 있는 초등학교와는 달리 이곳은 직장이고 엄정하고 객관적인 평가와 그에 따른 보상과 급여에 차이를 두는 것이 기본 속성이라는 점을 확인해주었어야 합니다. 


'평가를 받지 않겠다!'라고 당당하게 말씀하신 구성원분의 경우에는 본인의 기대와 요구에 맞는 회사나 조직을 찾아가시면 됩니다. 

조회수에 따른 실적이 주요 이익인 회사에서 실적이나 평가를 보지 말아 달라고 하는 것은 무리한 요구일 수밖에 없습니다. 

혹시라도 다음 회사를 갈 때에는 세일즈 업무처럼 본인의 실적이나 평가를 엄격하게 적용하는 직무는 절대로 피하시기를 권합니다. 

면접을 보면서 '저는 평가받기 싫으며 평가를 받지 않겠습니다!'라고 분명하게 확인하고 입사하는 것이 좋습니다. 

단, (평가를 하지 않는 회사가 진짜로 있을까.. 싶기는 하지만..) 그런 회사나 조직을 다니면서 분명한 성과나 평가에 근거하여 보상하는 회사만큼의 급여나 복지 수준을 기대하지는 마십시오. 

분명한 것은 두 가지를 모두 만족시키는(평가도 없으면서 보상도 충분한!) 그런 회사는 아마도 거의 없을 것이며, 있다고 해도 드물 것이고, 아마도 자리가 쉽게 나지는 않을 것입니다. 



7. 블라인드는 과연 유용한가


Photo by Joanna Nix-Walkup on Unsplash


이번에 사건이 커지게 된 것은 모-잡서칭 사이트에 (재직이 확인된 사람들만) 자기 회사에 대하여 무기명으로 기재하게 되어 있는 코너에 극히 감정적인 표현들이 섞인 글이 올라왔기 때문입니다. 

개인적으로 안타까운 것은 차라리 퇴사 전에 글을 올렸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해봅니다. 

왜냐하면 퇴사 전에 그 글이 올라왔다면 그래도 서로 소통하여 퇴사라는 극단적 선택까지는 안 갔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이와 같이 무기명으로 회사에 대해 말할 수 있는 '블라인드'의 가치에 대해서도 논란이 많습니다. 

아마도 이를 가장 싫어하는 분들은 CEO일 것이며, (제 찐.고객이신) 인사팀도 불편할 것입니다. 

그런데 블라인드와 같은 서비스가 없다면 어떻게 될까요?

그럼 대체 불만이나 불편함을 가지고 있는 직원들은 어디에다가 이를 호소하고 풀어낼 수 있다는 말입니까?


리더나 선생님들이 하시는 말씀 중 가장 얄미운 말이 '괜찮아! 솔직히 말해봐~ 다 이해하고 받아줄게!'라고 꼬시는 것입니다. 

이 말에 낚여서 진짜로 속마음을 말했다가 치졸한 보복을 당한 경우들이 한두 번쯤은 있을 것입니다. 

어쩔 수 없는 스트레스와 업무 상 압박, 그리고 개인적으로 가지는 부당함이나 불만을 그래도 속 시원하게 표현할 수 있는 다른 창구가 없다면, 분명 블라인드는 그 가치가 있습니다. 


그 내용을 모니터링 함으로써 현재 조직의 겉으로 보이는 평화로운 모습 이면에 숨겨진 이슈들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블라인드에 나오는 의견이 전 직원의 의견이 아닌 경우도 많습니다. 

블라인드는 보통 안 좋은 얘기를 하러 가는 곳이며, 말 못 할 사연들을 말하는 곳이지 좋은 얘기가 블라인드에 올라올 것이라는 기대는 버리시기 바랍니다. 

더 중요한 관건은 블라인드에 올라오는 이슈들이나 직원들의 속마음에 화가 나고 짜증이 나고 말 것인지, 아니면 일부라도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음을 확인한 후 보다 건강한 해결책을 위한 노력을 할 것인지가 더욱 중요합니다. 


이와 같은 제반 활동을 HR에서는 '직원들의 감성관리를 위한 적극적 모니터링과 대안 모색을 통한 솔루션 도출'이라고 말합니다!



8. 사과는 진지하고 빠르게!


Photo by Ben White on Unsplash


본 사건이 발생한 며칠 후 대도서관님은 긴 해명 및 사과 방송을 올렸습니다. 

물론 분노에 가득해 있는 직원의 입장에서는 불충분하고 만족스럽지 못하실 것입니다. 

하지만 '직장 내 괴롭힘'이나 '성희롱 사건'과 그로 인한 심리적 고통을 겪고 있는 내담자나 고객분들을 많이 만나게 되는 제 직업을 고려하여 보면, 사과를 빙자한 책임회피나 오히려 더욱 큰 분노를 유발하게 하는 일반적인 경우에 비하면(예를 들어 배구선수 이O영님 등) 그래도 신속하고 빠른 사과를 한 것으로 판단됩니다(지극히 한 전문가의 개인적 견해임). 


당연히 사과를 했다고 해서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사과를 시작했다는 것 자체는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대도서관님도 억울하거나 납득이 안 되는 부분도 있겠지만 일단 자신이 잘못한 부분에 대해서는 진지한 사과를 하는 것이 문제를 해결하는 시작인 것은 분명합니다. 

아예 사과를 안 하거나 혹은 역으로 반박을 했을 경우와 비교하여 생각해 보면 분명하게 대비가 됩니다. 


진정한 사과는 '잘못한 부분에 대한 명확한 인정과 그와 관련된 감정을 표현하기'로 시작하여 '잘못된 점에 대해 책임지거나 보상 제시하기(이는 피해자와의 협의가 필요함)', 그리고 '재발 방지를 위한 구체적인 약속과 실행' 등이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추후 이와 같은 과정들이 차근차근히 이루어져 대도서관님처럼 업계의 상징적인 존재이신 분이 필요 이상으로 명성이 손상되거나 불필요한 오해를 받지 않았으면 좋겠으며, 

피해를 받았다고 생각하시는 직원분들도 그동안 겪어왔던 마음의 상처와 아픔을 해결하고 자신과 맞는 직장에서 홀가분하게 새로운 출발을 하시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사과하는 올바른 방법과 관련된 내용은 다음 글 참조. '진정으로 사과하는 방법' by 노박사 레오. https://brunch.co.kr/@mindclinic/100)




https://brunch.co.kr/@mindclinic/194


https://brunch.co.kr/@mindclinic/41


https://brunch.co.kr/magazine/mindclinic


https://brunch.co.kr/@mindclinic/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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