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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공감력이 부족하면 생기는 문제들
공감력은 '타인의 감정을 타인의 입장에서 이해하고 수용하며, 그에 맞추어 행동하거나 반응하는 능력'이라고 정의할 수 있습니다(by 노박사 레오).
인간의 삶 중 타인과의 교류와 관계가 상당 부분을 차지할 수밖에 없는 현실적 여건 하에서 공감력이 떨어지는 경우 다양한 문제들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가장 첫 번째 문제는 전반적인 대인관계상 문제가 발생합니다.
공감력이 떨어지는 경우 타인의 행동을 이해하고 수용하지 못하게 됩니다.
그로 인하여 전반적인 대인관계는 이해하기 어려운 수학문제와 같이 느껴지며, 즐거움이나 만족보다는 스트레스와 해결하기 어려운 부담스러운 과제처럼 느껴집니다.
두 번째 문제는 감정을 교류하지 못합니다.
대인관계란 궁극적으로 정서적 교류가 전제되어 있습니다.
아주 기본적인 애착으로부터 시작해서 행복과 슬픔, 분노와 좌절 등 보편적 정서와 더불어 우정과 사랑 또는 이타심과 같은 고차원적인 감정적 교류가 이루어집니다.
이처럼 필연적으로 이루어지는 감정적 교류 상 문제가 발생합니다.
세 번째 문제는 사회적 행동 상 문제들이 발생합니다.
이와 같은 대인관계 상의 문제나 감정적 교류 상 문제들이 있다면 사회적 관계 내에서 이루어지는 사회적 행동이 부적절해집니다.
직장생활이나 친구들과의 관계에서 보편적이고 당연하다고 여겨지는 감정들을 이해하고 수용하지 못하며, 시의적절한 정서적 반응을 하지 못합니다.
네 번째 문제는 진지하고 깊이 있는 관계를 맺지 못합니다.
공감력이 결여되어 있는 경우 특히 문제가 발생하는 것은 친밀하고 깊이 있는 관계입니다.
왜냐하면 오랜 친구나 부부, 또는 가족 내 관계 등은 정서적 교류를 근간으로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과정과 내용은 그 역동적 관계에 포함된 각 개인들의 경험과 각각의 특성에 따른 지극히 개인화된 것입니다.
따라서 자신의 입장이나 논리, 또는 자신의 경험만을 중심으로 접근한다면 매우 이해하거나 다루기 힘든 과정이며, 결국 서로 간에 정서적 문제나 갈등을 일으키기 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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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감성 능력 자체의 결여
감성 능력이란 '자신 및 타인의 감정을 느끼는 것'입니다.
일차적으로 본인의 감정 상태에 대한 인식과 통찰, 그리고 그 변화를 경험하고 인식하는 것을 말합니다.
또한 타인의 감정을 인지하고 이해하는 것을 포함합니다.
이와 같은 감성 능력은 대인관계의 기본이자 자기 관리의 기초가 됩니다.
그런데 감성 능력 자체가 부족한 경우들이 있습니다.
대표적인 예가 바로 無-감정입니다.
이는 성격적으로 감정을 잘 못 느끼는 경우도 있으며, 실제로는 감정을 느낄 수 있으나 습관적으로 감정을 회피하다 보니 고정화된 경우를 모두 포함합니다.
어떤 경우라도 현재 자신이 느끼고 있는 감정이나 혹은 다른 사람의 감정을 인식하지 못합니다.
이는 몸이 아픈데 신체적 아픔을 느끼지 못하는 것과 똑같습니다.
만약 신체적인 아픔을 느끼지 못한다면 질병이 생겨도 치료를 받지 못할 것이며, 신체적 문제는 악화될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마음의 상처나 고통을 느끼지 않는 것은 시의적절한 조치나 개선 활동을 하지 못하게 하며, 궁극적으로는 심리적인 문제는 악화됩니다.
이는 타인의 감정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매우 고통스럽고 힘들어하는 타인에 대하여 무감각하다면 위로와 지지는 커녕 아마도 친밀한 관계를 형성하지 못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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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생각 중심 판단
사람이 감정을 느끼는 과정은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감정을 있는 그대로 느끼고 경험하는 것이며, 다른 하나는 생각에 따른 감정(사고 기반 감정)을 느끼는 것입니다.
만약 자신이 억울하고 부당하다고 생각할수록 화는 더 나게 될 것입니다.
생각 중심 판단이란 상대적으로 사고 기반 감정이 너무 강한 경우를 말합니다.
MBTI로 말하면, 사고형 성향이 너무 강한 경우에 이와 같은 현상을 쉽게 발견할 수 있습니다.
사람의 감정이란 논리적으로 이해하거나 합리적인 설명이 불가능한 경우가 많습니다.
그냥 싫은 사람이 있기도 하며, 머리로는 이해하고 납득이 안 되지만 호감이나 강력한 매력을 느끼는 경우들도 있습니다.
과학이 인류의 많은 현상을 설명하기는 하지만 100% 모든 현상을 다 설명할 수는 없는 것처럼, 감정이라는 것도 논리와 합리로 설명 불가한 것들이 많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논리적으로 이해하고 합리적으로 설명되는 감정 만을 받아들이고, 그 외의 감정에 대해서는 인정하거나 받아들이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게다가 생각 또는 사고라는 것은 더 정확히 표현하면 '나의 생각'과 '나의 사고'입니다.
따라서 나와 타인의 생각이 다르거나 판단이 다르다면 논쟁이 발생하게 됩니다.
감정적인 대립이나 싸움을 하는 과정에 '왜 그런데?', '왜 그렇게 생각을 하냐고?', '네 생각이 잘못된 생각이잖아!', '나는 도대체 이해가 안 돼!' 등의 표현이 나오는 경우가 대표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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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개인적 판단 중시
생각 중심 판단과 유사하지만 약간 다른 것은 '개인적 판단' 중심의 공감을 하는 것입니다.
이는 생각이나 사고에만 기초해서 감정을 느끼는 것과는 다릅니다.
감정에 대해서 인식하고 경험하는 것이 가능하나 감정을 평가하고 판단하는 기준이 오직 나의 입장에서만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즉, 타인의 입장에서 또는 타인의 생각이나 판단에 기초한 고려나 반영을 하지 않는 것입니다.
MBTI로 말하면, 내향형 성향이 너무 강한 경우에 이와 같은 현상을 쉽게 발견할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은 경우에는 자신의 감정이나 생각을 주로 표현하고 호소합니다.
하지만 타인의 감정을 이해하고 수용하는 능력은 현저히 떨어집니다.
그래서 자기주장만을 하는 것처럼 보이며 때로는 이기적이고 자기중심적이라는 인상을 주게 됩니다.
결국 자신의 기분에 따라서 좋을 때는 한없이 좋다가도 본인이 짜증이나 나거나 화가 나면 거칠게 부정적인 감정을 표현합니다.
어찌 되었건 감정적 교류도 'Give-and-Take'의 원리에 따라 움직입니다.
만약 자신의 감정만을 표현하고 자기감정을 알아달라고 보채기만 하는 반면 타인의 감정을 이해하고 수용하지 않거나 무관심하다면 그 관계는 지속되기 어렵습니다.
이런 경우 '아.. 됐고! 어쨌든 나는 지금 너무 힘들다고!! 왜 내 맘을 이해해주지 않느냐고!'. '내가 너 감정을 왜 이해하고 받아줘야 돼? 너는 내 감정을 이해하고 받아줬어? 네가 먼저 나를 공감해 달라고!!! 그럼 나도 널 이해하고 받아주겠다고!!!' 등의 표현을 자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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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경험의 부족
초등학교나 중고등학생 자녀들이 부모의 직장생활의 애환을 이해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직장 내의 일로 힘들어하는 부모에게 '그런 직장을 왜 다녀? 그냥 때려치우세요! 유튜브 하세요! 제 친구는 유튜브 해서 아빠보다 돈을 더 잘 벌어요~' 등의 조언을 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그들은 관련된 경험 자체가 부족하기 때문에 그 상황이나 이슈와 관련된 감정을 공감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전형적으로 부부 관계에서 사회적 생활을 전혀 안 해본 배우자가 사회생활을 하는 배우자를 (소위) 갈구는 경우가 많습니다.
직장생활이라는 것은 경험하지 않은 경우 설명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으며, 일반적으로 생각하거나 드라마에서만 보던 직장생활과 실제 직장생활은 매우 다릅니다.
이를 모두 말로 설명할 수도 없을뿐더러, 설명해 준다고 해도 실제로 경험하기 전까지는 전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좋은 마음과 도움을 주고 싶은 마음으로 조언을 할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관련된 직접적인 경험이 없는 경우에는 정확한 공감을 하는데 한계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술을 꼭 먹어야 해?', '회식? 안 하면 되잖아! 그냥 안 한다고 하면 되지!', '그런 상사면 그냥 들이받으면 되지, 네가 잘못한 거 없다면서? 그럼 왜 못 들이받아?', '그냥 직장 내 괴롭힘으로 신고해 버려! 아.. 답답하네! 그럼 어쩌라고?' 등의 대화가 이루어지는 경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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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관계 능력(소통 능력) 부족
마지막 한 가지는 관계 능력이 부족한 경우입니다.
관계 능력이 부족한 경우는 두 가지 유형으로 나누어 볼 수 있습니다.
하나는 대인관계 교류나 상호작용 자체에 문제가 있는 경우이며, 다른 하나는 소통 스킬이나 노하우에 문제가 있는 경우입니다.
앞서 논의한 공감력 자체의 결여, 너무 강한 사고 기반 감정, 자기중심적 판단 등의 경우 첫 번째 이유에 해당합니다.
이와 조금 다른 차원에서 의사소통 상의 문제가 있는 경우들도 있습니다.
즉 내 마음을 정확하게 표현하고 전달하는 데 있어서 문제가 있는 경우입니다.
속마음에 있는 것을 표현 안 하거나, 표현을 하더라도 효과적이고 정확하게 표현하지 못합니다.
또한 타인의 마음을 공감하고 이해하나 이를 이해하고 공감하였다는 표현을 하지 않는다면 그 또한 아무런 소용이 없습니다.
특히 이와 같은 패턴이 갈등이나 문제에 직면하는 경우 더욱더 심해진다면 문제는 더 커집니다.
효과적인 소통을 위해서는 3가지의 소통능력이 있어야 합니다.
첫째는 일상적 수준에서의 대화와 소통이며, 둘째는 이슈나 문제가 생겼을 때의 소통입니다.
이 두 가지의 대화와 소통은 그리 어렵지 않으며, 이슈나 문제가 생기더라도 감정적 대립이 포함되지 않는다면 크게 무리 없이 해결되는 경우들이 많습니다.
셋째는 가장 문제가 많이 발생하는 경우로서 갈등이나 문제 상황에서의 소통이며, 특히 감정적 대립이 발생하는 경우의 대화와 소통입니다.
예를 들면, '동굴파기(아예 입을 닫고 대화 자체를 안 하기)', '감정 쓰레기통 취급하기(공격적인 분노나 화를 절제하지 못하고 쏟아냄)', '파국적인 재앙화하기(catastrophizing, '헤어져!' 또는 '이혼해' 등과 같이 가장 나쁜 부정적 결과로 결말 내리기)' 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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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어떻게 할 것인가?
그렇다면 공감력은 향상될 수 있는 것일까요?
어떻게 하면 개선 또는 해결이 될 수 있을까요?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해결 또는 개선이 될 수 있습니다!
단, 원인이 분명하고 그 원인이 기술한 내용 중 한두 가지에만 해당되는 경우에는 그렇습니다.
만약 이 중 3가지 이상 다수의 원인으로 공감력이 떨어진다고 하면...
심리치료자인 저로써도.........
'감성 능력 자체의 결여'는 감수성 훈련을 하고, '기분 평가 연습' 또는 '머리로서(생각 또는 사고) 기분 이해하고 공감하기' 연습 등을 하면 상당히 개선될 수 있습니다.
'생각 중심 판단'은 생각 내용 속에 대인관계와 관련된 로직이나 레퍼토리를 더함으로써 상당히 쉽게 개선될 수 있습니다.
'개인적 판단 중시'는 자신의 입장 및 경험과 타인의 입장 및 경험 간의 균형을 맞춤으로서 개선될 수 있습니다.
'경험의 부족'은 자신이 경험한 틀 내에서 가장 유사한 경험을 비유적으로 적용하여 공감하는 연습을 함으로써 어느 정도는 해결될 수 있습니다.
'관계(소통) 능력의 부족'은 사회적 스킬이나 팁들을 학습하여 적용함으로써 어느 정도는 해결이 가능합니다.
이처럼 각각의 원인에 적합한 맞춤형 접근과 단계적 개선을 통해서 어느 정도 해결이 가능한 것은 맞습니다.
충분한 연습과 훈련을 한다면 '공감력'은 향상될 수 있으며, '기계적 공감'이라도 할 수 있게 됩니다.
다만 보통 이와 같은 연습을 통한 변화를 기대하는 분들은 주변 사람들인 경우가 많으며, 정확한 원인을 밝히기 위해서는 심리검사 등을 해야 합니다.
따라서 스스로 문제의식이 없거나 심리검사를 할 에너지도 투여하지 않는다면 방법이 별로 없습니다.
게다가 여러 가지 원인들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는 경우에는 더욱더 어렵습니다.
이런 경우........
그나마 공감력 없는 사람에게 공감력을 향상하라고 강요할 수 없으며, 차라리 먼저 피하거나 혹은 공감력 자체를 기대하지 않는 것이 현실적인 해법일 수 있습니다.
https://brunch.co.kr/@mindclinic/269
마부가 물가로 말을 이끌어줄 수는 있으나 물을 먹고 안 먹는 것은 말이 결정할 문제입니다.
마부가 억지로 물을 먹일 수 있는 현실적 방법들은 별로 없습니다.
말이 목이 말라 보이는 것을 파악하고, 적절한 때 물가로 데려가주는 것이 바로 마부의 공감력입니다.
목마르지 않거나 목 마름 자체를 느끼지 못하는 말에게 물을 먹으라고 강요해 봐야 말도 힘들고 마부도 답답하고 괴로울 뿐입니다.
말과 마부의 관계도 그러한데...
사람 사이의 관계는 얼마나 더 복잡하겠습니까?!
허무한 결론일 수도 있으나, 본인의 상황에 적합한 지혜와 솔루션을 얻으실 수 있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