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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박사 레오 Mar 10. 2020

차라리 이혼하라고 조언하는 3가지 경우

어떤 이혼은 결혼보다 낫다. 이혼에 대한 재조명

Photo by Siora Photography on Unsplash



이혼에 대한 재조명


개인적인 직업 상, 갈등이나 문제를 겪는 부부들을 자주 보게 된다. 그리고 대부분의 경우에는 그동안 쌓였던 감정을 해결하고, 보다 나은 사랑하는 방법을 학습한 후 행복하게 돌아가기 마련이다. 아마도 심리상담이나 심리치료를 찾아오는 부부라면 그래도 어떻게든 관계를 개선하고 잘해보고자 하는 의도를 가졌다고도 볼 수 있다. 그러니 그 비용과 시간을 들여서 상담이나 치료를 받지 않겠는가?!


그런데 가끔은 차라리 이혼을 하는 것이 낫지 않겠는가 하는 판단이 드는 경우들도 있다. 지금까지의 갈등 패턴이나 문제들을 보았을 때, 해결의 기미가 보이지 않거나, 해결을 위해 너무 많은 노력이 들어가거나, 혹은 문제의 원인이 외부(원가족 혹은 경제적인 상황 등)에 있는 경우 등이다. 물론 궁극적인 선택은 본인이 하는 것이다. 하지만 그들을 도와주는 사람으로서 상황을 객관적으로 인지하고 합리적인 판단을 하도록 돕는 것 자체는 직업적 사명이다.


즉, 이혼도 부부간의 갈등이나 문제를 해결하는 하나의 방법이다! 하지만 어떤 경우에는 처음부터 '이혼은 안돼!'라고 굳은 신념을 가지고 오는 경우가 있다. 이와 같은 태도들이 이혼을 하지 않고 어떻게든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지가 되어 적극적으로 치료에 임하는 동기가 되기도 한다. 반면 어떤 경우에는 이혼에 대한 부정적 생각과 굳은 신념으로 인하여 반복되고 해결되지 않는 고통을 그대로 견디어 마음의 고통만 더 극심해지는 부정적 결과를 초래하기도 한다.


반대로 '꼭 이혼하고 싶어요!'라는 이슈로 상담에 오는 경우도 있다. 이와 같은 경우에는 '정말 이혼하고 싶은 것이 맞는지?'를 검증하고 이혼에 따른 객관적이고 합리적 판단을 하도록 도와주는 것이 필요하다. 화가 많이 나서 감정적으로 결정하는 이혼 결정은 반드시 후회와 깊은 상처를 불러오기 때문이다. 다양한 측면을 고려하여 판단했을 때에도 이혼을 하는 쪽으로 결정을 했다면, 그다음에는 가장 상처를 덜 받는 아름다운 이별을 하도록 하는 것이 상담의 기능이다.



차라리 이혼하는 것이 낫다 1. 관계 관리와 소통능력 문제


결혼과 연애 모두 강력한 상호작용이 포함된 대인관계이다. 사람과 사람이 교류하는 일종의 대인관계이면서 동시에 상호작용의 폭이 넓고 상당히 깊이 있는 교류까지도 이루어지는 과정이다. 따라서 기본적인 관계 능력 상의 결함이 너무 심하거나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심히 결핍되어 있다면 차라리 이혼을 하는 것이 낫다. 


그나마 일반적인 상황에서의 관계나 혹은 긍정적이고 우호적 상황에서의 관계는 유지할 수 있다. 이는 어느 누구라도 잘 지낼 수 있는 상황이기도 하다. 그런데 갈등이나 문제를 다루는 능력 상의 문제가 있다면 이는 차라리 이혼을 하는 것이 낫다. 왜냐하면 이는 다분히 성격적인 특성으로서 이를 개선하거나 변화시키는 데에는 상당한 노력과 엄청난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게다가 관계 능력 자체에 문제가 있거나 소통 능력이 부족하면 심리치료 자체가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들도 많다.


예를 들어, 평상시에는 별문제 없이 지내다가 갈등이나 문제가 생기면 소위 '동굴로 들어가는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갈등이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소통 자체를 거부하거나 피한 채 자신 만의 세계에 빠지는 것이다. 한동안 이와 같은 시간을 가지다가 어느 날 문득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이전처럼 행동하기도 한다. 심한 경우에는 갈등 한 번으로 관계를 끝내는 경우도 있다. 그래서 두고두고 부부싸움을 할때마다 '우리 헤어져! 이혼해!! 이혼하면 되잖아!!!'를 남발한다.


모두는 사람들 사이의 관계에서 건강하게 관계를 형성하고 관리하는 능력의 부족함에 기인하며, 특히 갈등관리에 너무 취약한 경우 나타나는 문제이다. 이를 고치거나 개선하는데에는 상당한 노력과 시간과 비용이 들어간다. 이와 같은 경우에는 차라리 이혼을 하는 것이 낫다.



차라리 이혼하는 것이 낫다 2. 감정관리 상의 문제


감정은 마음의 상태를 나타내는 가장 직접적인 지표이자 심리적 반응이다. 감정은 내적인 사고나 상황적인 자극에 의해 시시각각 변화한다. 하지만 다른 사람들과 더불어 사는 사회적 상황에서는 감정대로 행동할 수만은 없다. 그나마 긍정적인 감정은 어느 정도 표현하고 드러내도 큰 문제가 없지만 부정적인 감정을 어느 정도 관리와 통제가 이루어져야 한다. 구체적으로는 감정을 인식하고, 처리하며, 표현하는 과정을 필요로 한다. 만약 이와 같은 감정관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본인은 물론 주변 사람에게 매우 큰 심리적 상처나 문제를 유발할 수 있다. 이와 같은 감정관리 상의 문제가 너무 강하다면 차라리 이혼을 하는 것이 낫다. 


연애나 결혼 생활 과정에서 기분대로만 행동하는 애인이나 배우자를 생각해보라. 그래도 기분이 좋을 때에는 상대방과 즐거움을 나눌 수 있다. 환하고 호탕하기까지 한 웃음과 유쾌한 기분은 주변 사람들 마저도 환하게 만들어줄 수 있다. 그런데 자신의 기분이 다운되었다고 해서 갑자기 푹~ 꺼진 모습을 보이거나 사소한 문제에 화가 난다고 해서 심한 욕설을 퍼붓는다고 생각해보자. 이것이 감당되겠는가? 게다가 이와 같은 패턴이 반복되다면 긍정적인 기분을 보일 때조차도 불안하고 긴장된다. 왜냐하면 언제 저 기분이 바뀌어서 욕설을 퍼부을지 모르기 때문이다.


감정관리가 잘 이루어지지 못하는 대표적 예시는 '보복운전'이다. 상대방 운전자의 난폭운전으로 인하여 기분이 상하는 일은 다반사이다. 그런데 정말 나쁜 의도(?)를 가진 못된 운전자라면 뭐라고 한마디 던질 수도 있다고 치자. 하지만 그 과정에서 자신의 감정 조절이 전혀 되지 않은 채 폭발적인 분노로 응대하는 것은 반드시 문제를 일으킨다. 한두 번 그럴 수는 있다고 쳐도, 사소한 상대 운전자의 실수나 문제에 대해서 상습적이고 반복적으로 격한 감정적 분노 표현('창문을 열고 반드시 쌍욕을 한다!' 혹은 '상대방 차를 가로막고 내려서 멱살잡이를 한다' 등)을 한다면 그것은 문제가 될 수 있다.


부부 간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일단은 기분 변화가 너무 극심하면 그 자체가 힘들 수 있다. 게다가 부부 싸움을 하는 경우 분노 조절이나 통제를 하지 못하는 정도가 반복된다면 문제가 있다고 볼 수 있다. 구체적으로는 쌍시옷('ㅆ'이나 '18')이 들어가는 수준의 욕설을 퍼붓거나 분노가 격해져서 파괴적인 행동(물건을 던지거나 심하게 부시기 등)이 나타난다면 이는 문제가 될 수 있다. 물론 화가 많이 나면 그럴 수 있다고 치자! 하지만 이와 같은 행동들이 통제력 상실을 동반하거나, 반복적으로 일어나거나, 나중에라도 사과하거나 개선 약속을 하지 않는 등 문제의식 자체가 없다면 이는 진지하고 심각하게 다루어야 하는 문제이다. 이런 경우에는 차라리 이혼을 하는 것이 낫다.  



차라리 이혼하는 것이 낫다 3. 존중 결여


'검은 머리가 파뿌리가 될 때까지 서로 존중하고 사랑하며...' 대표적인 결혼 주례사의 내용이다. 결혼이란 함께 주거를 같이하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일반적인 관계와는 차별화된 '서로 간의 존중과 사랑'이라는 전제가 있다. 상대방에 대한 진정한 존중은 없이 일시적이고 순간적인 사랑이나 애정 행동에만 집중한다면, 그것은 불금 밤거리에서 이루어지는 '원나잇 러브'와 다를 바가 없다. 또한 애정은 없는 채로 존중만 있다면 그것은 위인전기나 이 시대의 리더들에 대한 존경심과 무엇이 다르겠는가?! 결혼이란 '존중+사랑'이라는 두 가지 조건이 모두 갖추어져야 하는 행위이다.


그런데 때로는 상호 간의 존중이 결여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는 존중이 결여되는 수준을 넘어서서 '개무시'를 하는 경우들도 있다. 이런 경우에는 결혼이 유지되기 어렵다. 예를 들어 학벌, 외모, 재산 수준 등을 가지고 배우자를 '무시'하는 경우이다.

'학교를 후진데 나오니까 그러는 거지! 그래서 학벌은 봐야 돼!'

'넌 왜 이렇게 못 생겼냐? 내가 결혼할 때 눈에 콩깍지가 씌웠었나 봐ㅠ'

'없는 집 애들은 조심해야 돼, 너 재산 뒤로 빼돌릴 생각은 하지도 마라! 콩알 한쪽도 가져가지 마!!(시아버지의 말씀과 이를 듣고만 있는 남편)'  

이와 같은 얘기들을 자주 듣는다고 생각해보라. 듣는 사람의 심정과 기분은 어떻겠는가? 너무 사랑해서 이런 수모(?!)를 겪더라도 상대방이 좋다고 한다면 딱히 할 말은 없다. 하지만 분명히 본인 마음 깊이 상처를 받으며 차근차근 분노가 쌓여갈 수밖에 없다는 점은 반드시 알고 있어야 한다.


'존중'이란 '상대방의 가치를 발견하고, 이를 중시하는 태도와 행동'을 말한다. 그래서 '존중'은 가까운 사이에서 더욱더 필요한 덕목이다. 충분한 존중이 (사랑과 결합하여) 이루어질 때 행복하고 만족스러운 결혼이나 연애가 지속될 수 있다. 이와 같은 존중이 결여되거나 소위 '개무시'가 반복된다면 이는 필연적으로 심각한 마음의 상처가 남는다. 이와 같은 마음의 상처들이 쌓이면 결혼이나 연애에서의 좋은 감정을 갉아먹기 마련이다. 그래서 끝이 좋을 수가 없다. 이런 경우에는 차라리 이혼을 하는 것이 낫다.




이 글을 쓰는 목적이 반드시 이혼을 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아니다. 게다가 이 글을 읽고 '어.. 딱 내 배우자네!'라고 생각하며 감정적인 결정을 내리라는 것도 아니다. 위에서 언급한 3가지 항목들이 맞다고 생각이 들더라도 이는 엄정하고 객관적인 조사와 평가가 이루어져야만 한다. 왜냐하면 모든 부부 관계는 상호작용 속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알고 보면 내가 문제이며 상대방을 자극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결혼을 할 때에 얼마나 많은 고민과 생각을 하고 이를 결정했던가? 여러 가지 측면에서 재보고, 고민한 후 결정하지 않았던가?! 그런데 이혼의 경우에는 감정적으로 이루어지는 경우들이 많다. 게다가 이혼을 하는 것이 차라리 나은데도 '이혼만은 안돼!'라는 경직된 신념으로 마음속 상처가 더욱 곯아가는 경우도 많다. 결혼을 유지하건, 이혼을 하건 냉정하고 객관적인 견지에서 판단하고 합리적이고 균형적인 의사결정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역으로 생각한다면, 행복한 결혼을 위한 비밀이 숨어있기도 하다. 사랑하는 사람과의 행복한 결혼(혹은 연애)을 위하여

1) 좋은 관계를 맺고자 하는 능력을 키우고, 소통하고자 하는 노력을 하고,

2) 결혼과 연애 중 발생하는 다양한 감정을 관리하고 조절하는 능력을 향상하며,

3) 상호 존중하는 마음을 바탕으로 서로 애정하면 된다.  

어찌 되었건 결혼(연애 포함)은 강력한 감정적 상호작용을 포함하는 깊이 있는 관계이다. 그만한 노력과 실행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만약 그와 같은 노력이나 투자를 하기 싫다면 아예 혼자 사는 것이 편하고 좋을 수도 있다. 결혼을 하건, 연애를 하건, 혼자 살건, 그것은 결국 본인의 선택이다. 각 선택에서 최선을 다해서 스스로 행복해질 수 있는 스킬과 노하우를 학습하고 개발하면 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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