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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박사 레오 Mar 01. 2023

조용한 퇴사를 적극 즐기라

Photo by Kristina Flour on Unsplash



1. 핫 키워드, '조용한 퇴사'


photo from 동아일보


최근 핫 키워드 중 '조용한 퇴사'라는 표현이 있습니다. 

개념적으로 보면, '실제로 직장을 그만두진 않지만, 업무 범위 내에서 최소한의 할 일만 하는 행위'를 의미합니다. 

기사 내용에서는 최근 국내에서도 MZ세대 직장인 사이에 유행처럼 번지는 모습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조용한 퇴사' 논쟁은 많은 이슈들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첫째는, '조용한 퇴사'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직무 스트레스'와 '박봉'에 관한 것이며, 

둘째는, '직장'의 기본적인 개념과 '직장에서 무엇을 원하는가?' 하는 이슈이며, 

셋째는, 그래서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의 문제입니다. 

더불어 한 가지 더 언급한다면, 이것이 과연 'MZ 세대'의 이슈인가 하는 것입니다. 



2. 쉼의 가치


Photo by Drew Coffman on Unsplash


저는 기본적으로 저는 '조용한 퇴사'를 즐기라고 권합니다. 

'직장'이란 과업을 수행하는 곳입니다. 

따라서 연속되는 긴장과 업무적 압박이 존재하며, 업무 스트레스가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저에게 상담이나 코칭을 받는 분들 중 몇몇 분들에게 하는 말은..

'뭘 그렇게 열심히 하셨어요? 혹시 로열 패밀리예요? 주식 많아요?'

'적당히 하세요! 회사가 당신을 평생 책임져 주지 않습니다! 월급 받은 만큼만 하세요!'

'그렇게 열심히 일하면 나중에 배신감이 커집니다!' 등등등

단, 이와 같은 조언은 스스로를 혹사하고 있다고 생각될 정도로 열심히 일만 하다가 지친 분들께 드리는 말씀입니다. 


때로는 아예 '사표'를 던지라고 적극적으로 권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급여'에 대한 불만이 가득한 분들입니다. 

혹은 상사의 부당한 행동에 대한 분노가 가득한 분들입니다. 

또는 회사의 행정적 처리나 시스템에 대해 부당함으로 인한 적대감이 스스로를 해칠 정도로 큰 경우들입니다. 


이런 경우에는 적극적으로 '퇴사' 또는 '이직'을 권합니다. 

뭐 하러, 왜, 무슨 부귀영화를 보자고 그걸 견디면서 회사를 다닙니까?

당연히 사표를 던지는 것이 스스로를 위해서 더 낫습니다!



3. 조용한 고3 or 조용한 축구선수?



요즘 제가 개인적으로 진지하게 보는 드라마 중 하나는 '대행사'입니다. 

직장인들의 성공과 좌절, 그리고 다시 극복하고 이겨내어 성공을 만들어 내는 내용입니다. 

이 드라마에 대해서 '직장인들의 환상을 현실화시켜 주는 드라마'라는 평을 하시는 분들도 있더군요..


그런데, 이 드라마의 주요 인물들 중에는 '조용한 퇴사자'가 없습니다. 

이 드라마에서 성공을 만드는 사람들은 '급여', '상사', 업계나 업무와 관련된 '환경' 탓을 하지 않습니다. 

이는 극복하고 해결해야 하는 대상이며, 이를 해결하지 않고서는 소위 '성공' 드라마를 만들어 낼 수가 없습니다. 


'조용한 고3'이라는 말을 들어보신 적이 있나요?

'대입 준비를 그만두지 않지만, 최소한의 공부만 하는 행위'를 한다면 아마도 자신이 원하는 대학의 문턱에도 가기 힘들 것입니다. 

'조용한 축구 선수'라는 말을 들어보신 적이 있나요? 

'축구를 그만두지 않지만, 최소한의 연습과 훈련만을 하는 행위'를 한다면 아마도 손홍민과 같은 선수가 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4. 결과도 스스로 감당하라


Photo by Isaac Smith on Unsplash


'조용한 퇴사'를 선택할지 말지는 본인의 의사결정이고 선택입니다. 

나 자신의 능력과 바람, 그리고 환경적 상황에 대해서 냉철하고 객관적으로 분석하고 판단한 후 종합적인 판단을 하면 됩니다. 

단, 스스로의 결정에 대한 책임이나 결과 또한 본인이 감당하면 됩니다. 


'조용한 고3'을 했다면 결과적으로 나온 점수에 맞추어 갈 수 있는 대학을 가면 됩니다. 

'조용한 고3'을 하면서도 남들은 치열하게 밤새워서 공부해야만 갈 수 있는 대학에 가고 싶어 하는 것은 말이 되지 않습니다. 

'조용한 축구'를 했다면 주전으로 뽑히지 않거나 큰 대회에서 우승하는 것은 기대하지 않으면 됩니다. 

'조용한 축구'를 하면서도 주전으로 뽑혀서 주목받는 선수가 되거나, '주전으로 뽑아주면 열심히 하겠다!'라는 전제를 거는 것 또한 부당합니다. 


그런데.....

치열한 경쟁사회이며, 기본적으로는 업무와 성과를 목적으로 만들어진, 

나를 위해 만들어진 곳이 아니라 회사가 잘 나가는 것 같아서 스스로 지원하고 면접보고 시험도 봐서 들어간 조직에서 

내가 원하고 바라는 대로 되는 것이 가능할까요?

그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요구이자 기대입니다.


그 안에서 내가 생각했던 기대와 다르거나 내가 허용할 수 있는 범위를 벗어나는 부당함이나 문제가 있다면 내가 그 조직을 떠나면 되는 것입니다. 

혹은 굳이 떠나지는 않더라도 자신의 생각이나 기준에 맞추어 '조용한 퇴사'를 결정해도 됩니다. 

단, 그 결과 또한 본인이 감당하고 감수하면 되는 것입니다. 



5. Resilience


Photo by Priscilla Du Preez on Unsplash


사람들은 성공한 사람들의 결과와 보상만을 보는 편향된 시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성공을 하기 위해서 얼마나 치열한 노력과 에너지를 투자했는지는 쉽게 간과합니다. 

성공한 사람들이 현재의 대우를 받기 위해서 얼마나 많은 고통을 인내하고 견디었는지는 쉽게 간과합니다. 

성공의 과정을 감당하지 못하겠다고 하면 그 결과 또한 얻을 수 없습니다. 


제가 모시는 제 고객분들 중에는 성공의 과정이 잘못된 경우들이 종종 있습니다. 

성공만을 보면서 자신의 마음을 챙기거나 돌보지 못하여 마음의 문제나 병을 얻은 경우들을 자주 봅니다. 

그런 경우 '조용한 퇴사'를 자주 즐기라고 이야기합니다. 

과도하게 일만 하고 적절한 휴식이나 효과적인 자기 관리가 없다면 성공도 이루기 어려울 뿐 아니라 성공하더라도 내가 망가졌거나 아니면 그것을 즐기지 못하고 허무함만 가득할 것입니다. 


즉, 진정한 성공의 핵심적 조건은 과정을 이겨내는 것이며, 가장 중요한 자원인 '나 자신'을 관리하는 것입니다. 

너무 지쳤다고 생각이 들면, 적절한 휴식을 해야 할 것입니다. 

너무 많은 스트레스나 심리적 어려움을 겪었다고 하더라도 이를 치유하고 해결하여 다시금 힘내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이와 같은 능력을 '심리적 복원력'(Resilience)라고 부릅니다. 


진정한 성공을 이루기 위해 필요한 핵심 능력 중 하나는 심리적 복원력이며, 

심리적 복원력이 없다면 중간에 좌절하거나 껍데기뿐인 성공만을 이루게 됩니다. 

'조용한 퇴사'는 심리적인 복원을 하기 위한 방법으로 아주 좋은 방법입니다. 

단, 오래 지속되면 안 되며, 한 달에 한주? 또는 일주일에 하루? 정도 간간히 쓰면 아주 유용하고 좋은 방법입니다. 



6. 당신은 무엇을 원합니까?



세상 어떤 경우에도 절대적으로 옳은 결정은 없습니다. 

상대적인 필요와 요구가 있는 법이며, 내가 통제하거나 변경할 수 없는 상황과 타인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나 자신'이 무엇을 원하고 이루고 싶어 하는 가입니다. 

이와 같은 다양한 요인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합리적 판단을 내리는 과정을 선택이라고 합니다. 


만약 '급여'에 대한 불만이 가득하다면, 그만한 급여를 주는 회사로 이직을 하면 됩니다. 

단, 열심히 알아보았는데도 불구하고 이만한 조직에 이만한 급여를 주는 곳이 없다면, 지금의 선택이 (자신이 희망하는 이상적인) '최선'은 아닐지라도 '차선'은 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절대적 수준에서의 불만족감으로 지금의 '차선'까지도 버릴 것인지, 아니면 자신이 원하는 급여를 받을 수 있도록 스스로에게 박차를 가해 더욱더 열심히 일할지 또한 선택입니다. 


만약 상사의 부당한 행동에 대한 분노가 가득하다면 인사팀에 가서 신고를 하면 됩니다. 

객관적인 데이터를 분석하고 많은 사람들의 평판을 고려하여 합리적인 조치를 내려줄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사는 자리를 유지하고 당신에게 더욱더 부당한 비난이 날아온다면, 본인의 생각이 너무 주관적이지는 않았는지 반성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랬는데도 불구하고 나의 판단이 옳았다면 '조용한 퇴사'를 유지하며 계속 스트레스를 받지 말고, 그런 쓰레기 같은 회사를 벗어나 본인의 기대에 부합하는 회사에서 열정적으로 일하는 것이 올바른 선택일 것입니다. 

그런 부당함을 용인하고 인정해 주는 말도 안 되는 사람들과 회사라면 아마도 금방 망할 것입니다. 



7. 단, 조심해야 할 것들



단, 이 과정에서 조심해야 할 것들이 있습니다. 


우선 자신의 기대나 요구가 지나치게 이상적인지 않은지 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 

지나치게 이상적인 기대는 현실적으로 이루어지기 어렵습니다. 

급여도 만족, 상사도 만족, 회사 시스템도 내 수준에서 모두 만족되는 회사가 과연 있을까요? 

아무리 생각해도 그런 회사가 없을 것 같다면, 스스로 그런 회사를 직접 만들어서 대표를 하면 됩니다!

그런 수준의 이상적인 회사라면 아마도 엄청나게 우수한 인재들이 몰려들어 대성하겠죠?!


또 한 가지는 부정편향적 판단을 하지는 않는지 주의해야 합니다. 

만약 8~90%는 마음에 들지만 마음에 들지 않는 1~20%의 영역 때문에 사표를 던지거나 조용한 퇴사를 선택하는 것은 결국 본인 손해입니다. 

남들은 다 부러워하는 직장 또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본인만 불만족하고 심리적 고통 속에 놓이게 될 것입니다. 

균형적이고 객관적인 판단은 항상 중요합니다. 


마지막 한 가지는 '신문기사에 낚이지 말라'라는 것입니다. 

'조용한 퇴사'처럼 매체들은 항상 새로운 이슈를 만들어 내고 논쟁을 만들어 냅니다. 

특히 그 과정에서 MZ 세대와 기성세대와의 구분 등 사람들을 자극하기 좋은 프레임을 통한 이슈화를 유도합니다. 

하지만 매체들은 자기들 회사의 이익을 위해서 이를 만들어 낼 뿐입니다. 

이와 같은 이슈화와 프레이밍이 여러분들을 위한 것이 아닙니다. 


예전부터 '조용한 퇴사자'들은 존재하였습니다. 

심한 경우에는 '월급 루팡'이라는 부정적인 네이밍을 붙이기도 합니다. 

지난 몇년 동안 '퇴사'라는 책 제목이 붙거나 퇴사를 권유하는 책들만 해도 2천여종이 발간되었다고 합니다. 

이들이 여러분의 선택과 장래를 책임져 주지 않습니다. 

그것은 결국 본인이 책임지는 것입니다. 




상담자이자 심리치료자이며, 코치와 강연자이고, 한 회사의 대표로서 '나는 왜 무능할까?' 또는 '나는 왜 인기가 없을까?'라는 생각을 할 때가 있습니다. 

제가 찾은 이유 중 하나는 '쓴소리'입니다.

제가 정말 못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듣기 좋은 소리!'만 하는 것입니다.. ㅠㅠ 

아무래도 오늘 글 또한 정말 인기 없거나 읽기에 뭔가 불편한 느낌이 들까 봐 걱정이기는 합니다. 


하지만 제 목적은 인기에 있지 않으니 이 짓을 또 반복한답니다.  

오직 제 구독자님들과 이 글이 도움 될 몇몇 분들이 올바른 판단을 하고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우 씨.. 나도 그냥 조용한 퇴사나 할래!'라고 결심했다가도, '그러네.. 낚일 뻔했네! 다시 한번 힘내서 열심히 해보자!'라고 생각하는 몇 분이 계시다면 충분히 만족스럽습니다. 

'...... 열심히 일하는 게 잘못이야? 내가 문제인 건가? 내가 별종인 건가? 열심히 일해서 승진하고 급여가 인상되기를 바라는 내가 좀 미련한 건가?' 하는 생각에 스스로의 열정과 노력에 회의를 가지셨던 분들이 '나의 선택이 옳은 거였구나!'라는 확신이 든 분이 계시다면 그것으로 충분히 만족스럽습니다. 


오늘 글을 마치는 이 시간에 드는 생각은.... 

'오늘 글도 폭망이네.. ㅠㅠ'입니다.. ㅠㅠ

부디 오늘 글이 많이 불편하지는 않으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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