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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보다 루틴의 완주

나에게 맞춘 마라톤 훈련법

by Mindful Clara

이번 주 월요일, 17주의 마라톤 트레이닝을 시작했다. 내년 3월 1일, 나의 다섯 번째 마라톤(42.195km)을 뛸 예정이다.


이번 목표는 단 하나. '훈련 계획을 정확히 지켜보는 것!'

이제까지 4번의 마라톤도 늘 계획은 세웠었다. 하지만 심적으로나 체력적으로 늘 훈련이 버거웠던 나는, 여러가지 스타일의 훈련방법을 담은 계획표는 싹 무시하고, 편안한 페이스로 거리만 채우는 식의 훈련을 했다.

이번에는 계획대로 '과정을 완주'해보려 한다.

1. 첫 마라톤 – 버텨낸 완주

나의 첫 번째 마라톤은 달리기를 시작한 지 약 14개월쯤 되었을 때였다.
몸도 마음도 준비가 안 된 상태에서 그냥 부딪쳤다.

주말에 뛰는 24-27km정도의 장거리도 너무 힘들어서 미칠 지경이었으니, 어찌보면 결과는 뻔한 것이었다.
결국 완주는 했지만, ‘너무 힘들었다’는 기억이 지배적이다.


2. 두 번째 마라톤 – 즐긴 완주

그로부터 6개월 후, 2023 시카고 마라톤을 뛰었다.
코스가 평지라는 이유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분위기에 취해서 뛰었다.
그때의 체력에 비해서 기록이 잘 나왔고, ‘달리기가 이렇게 즐거울 수 있구나’ 하는 감정이 처음으로 찾아왔다.


3. 세 번째 마라톤 – 코스 공부의 중요성을 배운 완주

세 번째는 텍사스 오스틴 마라톤이었다.
코스 정보도 모르고, '마라톤 코스는 다 거기서 거기일거다.'라는 생각으로 갔다.
마일리지만 채우며 쉬운 달리기로 준비했지만, 막상 레이스를 뛰어보니 오르막과 내리막이 끝도 없이 이어졌다.
너무 힘들어서 하프전에 다리힘이 다 빠졌다.
'아....코스에 대한 정보와 준비가 필요하구나...'


4. 네 번째 마라톤 – 여행과 레이스 사이, 휴식의 중요성을 배운 완주

네 번째는 올해 3월, 이탈리아 로마 마라톤이었다.
이번에도 페이스보다 마일리지에만 집중해서 준비했다.
가족들과 로마에 도착하니 너무 행복했고, 레이스 하루전까지 신나게 돌아다녔다.
발과 다리가 많이 피곤한 상태로 레이스를 뛰었다.
컨디션 관리는 부족했지만, 그래도 즐거운 여행겸 레이스로 기억에 남는다.

*기록을 내고 싶다면 마지막 휴식은 꼭 제대로.



그리고 지금 – 루틴의 완주를 목표로

이렇게 네 번의 마라톤을 지나오며 많은것을 느꼈다. 특히,

'속도훈련을 체계적으로 하지 않았던 것에 대해 후회하는가?'

아니다. 나의 기본 체력을 쌓는 시간이었다고 생각한다.


이제서야 달리기 자체에 여유가 조금 생겼다.
예전엔 주 4회 달리기, 45~60km 거리 채우기만으로도 마음이 늘 무거웠다.
레이스를 등록했으니 준비 없이 나가는건 용납이 안되고... 그렇기 때문에, 그저 ‘해야 하는 일’이었다.


이제는 -마라톤을 위한 트레이닝 플랜-이 ‘도전해보고 싶은 루틴’이 되었다.

이번엔 '쉬운 달리기, 인터벌, 템포, 장거리 러닝'을 균형 있게 구성했고, 그 사이사이에 근력운동도 이틀 넣었다.

이전처럼 마음이 무겁지는 않다. 이제는 할 수 있을 것 같다.


오늘 문득 든 생각은....

뭐든 천천히, 꾸준히 해야 무너지지 않는다. 예전에는 훈련 계획을 지키지 못했다고 자책 하기도 했지만,

사실 그땐 그럴 만한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던 시기였다. 체력도, 정신도 덜 쌓여 있었다.
이제 달리기 5년 차를 앞두고 드디어 체계적인 마라톤 훈련에 도전해 보려고 한다.

준비가 될 때까지 기다린 건 정말 잘한 일이다.
그것이 나름, 지난 시간 동안 큰 부상 없이 꾸준히 달릴 수 있었던 나만의 비결이 아니었을까?

속도보다 중요한 건, 나에게 맞춘 꾸준함.




*2025.11.10 월요일 부터 주 1회 [17주간의 마라톤 트레이닝] 브런치북 연재를 시작 합니다.

-마라톤(42.195km) 레이스를 준비 중인 분

-40대 이후, 꾸준한 달리기로 체력을 관리하고 싶은 분

-부상 없이 건강하게 달리고 싶은 분

의 많은 관심 부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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