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의 운동
요즘 종종 남들과 비교하는 나를 발견하게 된다.
특히 운동에 관한 정보를 찾을 때, 20~40대 인플루언서들의 콘텐츠를 자주 보게 되는데, 멋진 그들의 모습이 부럽다.
그들의 몸은 탄탄하고, 에너지가 넘치는 친구들에게 둘러싸여 있으며, 늘 행복한 듯 웃고 있다.
운동과 달리기를 통해 보여지는 그들의 삶의 뒷면이 어떤지는 아무도 모른다. 어떤 고민을 하는지, 어떤 종류의 행복을 느끼는지, 건강해 보이는 모습을 위해 얼마나 많은 희생을 하고 있는지 등등.
그런 것과 상관없이, 그들이 이룬 성취와 단단한 몸과 체력을 선망한다.
지난 일요일 러닝클럽에서 한 50대 여자 멤버가 아이언맨 레이스에서 좋은 성적을 거뒀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3.86km 수영, 180.26km 사이클, 그리고 42.195km 마라톤을 17시간 안에 완주하는 레이스다.)
정말 대단했다. 다들 축하를 해줬고, 나 역시 진심으로 존경심을 느꼈다.
일도 하면서 일주일에 20시간씩 트레이닝을 했다고 한다.
마음 한켠이 잠시 흔들렸다.
‘내가 너무 나약한가? 게으른 걸까?’
‘멈추지는 않는데, 너무 적당히 하고 있는 건 아닐까?’
세상에는 100마일 트레일 러닝을 하는 엄마이자 학교 선생님도 있고, 아이 셋넷을 키우며 풀타임으로 일하면서도 더 좋은 마라톤 기록을 위해 혹독하게 훈련하는 사람들도 있으니까...
하지만 우리 모두는 다른 사람이다.
40대이자 아이들의 엄마로서, 나만의 기준이 있어야 한다.
내 몸과 정신의 건강은 나와 가족을 위한 것이기 때문이다.
나에게는 ‘밀어붙이는 힘’보다 ‘멈추지 않는 리듬’이 더 중요하다.
그 리듬이 나의 중심을 잡는다는 것을 알고 있다.
머릿속을 스치는 이런 생각들은, 우리가 얼마나 쉽게 남과 스스로를 비교하는지를 보여준다.
높은 곳을 바라보며 비교를 시작하면 끝이 없다는 걸 안다.
내가 속한 환경 안에서, 내가 컨트롤할 수 있는 것들 안에서, 최선을 다하자.
남의 이야기는 객관성을 잃지 않기 위한 좋은 자극 정도로만 여기고, 나에게 집중하자.
나는 풀코스 마라톤을 주기적으로, 꾸준히 준비하는 사람이다. 그 자체로 충분히 자랑스러운 일이다.
‘꾸준함’이라는 건 결과보다 더 깊은 가치가 있는 일이기 때문이다.
운동은 결국 행복감과 즐거움, 안정감과 집중, 건강을 유지하게 해주는 도구다.
남의 기준이 아니라, 내 기준으로.
나에게 맞는 속도와 리듬으로 가야 한다.
몸을 건강하게 해준다.
육아의 신체적 힘을 더해준다.
육아의 스트레스를 날려준다.
명상의 시간을 허락해준다. (혼자 달리기 = 명상)
러닝 친구들과의 즐거운 연결을 만들어준다.
남편과의 러닝 데이트를 가능하게 해준다.
성취감을 안겨준다.
인내심을 길러준다.
자신감을 허락한다.
수면 습관을 개선해준다. (아침 러닝의 효과)
진짜 도파민의 맛을 알게 해준다.
이전에는 몰랐던 새로운 세계로 안내해준다.
살이 덜 찌게 해준다.
음식이 더 맛있게 느껴지게 만든다.
술을 거의 마시지 않게 해준다. (운동 스케쥴에 영향을 주는 일은 기꺼이 피하게 된다.)
등등… 수십 가지 이유가 더 있을 것이다.
지금은 나의 에너지를 ‘순환시키는’ 운동이 좋다.
운동 후에도 너무 녹초가 되지 않고, 행복한 감정으로 남는 운동이 좋다.
40대의 운동은 더 이상 체력 싸움이 아니다. 생활의 리듬을 지키기 위한 과정이다.
나만의 페이스를 찾고, 계속 꾸준히 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