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프롤로그

속도보다 중요한 건 루틴의 완주

by Mindful Clara

11월 3일 월요일, 17주간의 마라톤 트레이닝을 시작했다.
내년 3월 1일, 나의 다섯 번째 마라톤(42.195km)을 뛸 예정이다.

이번 목표는 단 하나! ‘훈련 계획을 정확히 지켜보는 것.’


4번의 마라톤


첫 마라톤 – 버텨낸 완주
달리기를 시작한 지 14개월 만에 도전한 첫 마라톤.
몸도 마음도 준비가 되지 않은 채 부딪쳤고, 그 결과는... 절반도 오지 않았는데 체력이 바닥나서, 20키로부터는 1키로씩 참는다는 생각으로 뛰었다.
마라톤의 엄청난 거리를 체험해 본 시간이었다.


두 번째 마라톤 – 즐긴 완주
2023 시카고 마라톤에서는 처음으로 ‘즐거움’을 느꼈다.
분위기와 응원 속에서 뛰다보니, 달리기가 인생에서 행복한 이벤트가 될 수도 있다는 걸 알았다.


세 번째 마라톤 – 코스 공부의 중요성
텍사스 오스틴 마라톤에서는 오르막과 내리막이 끝도 없이 이어졌다.
‘마라톤 코스는 다 비슷하겠지’라는 안일함이 얼마나 위험한지 절실히 깨달았다. 감동이고 뭐고 아무것도 없었고... 그저 힘들어서 눈물났던 대회.


네 번째 마라톤 – 여행과 휴식의 균형
시작점이 콜로세움. 환상적이었던 이탈리아 로마 마라톤의 코스. 하지만 가족과 함께 레이스 전날까지 관광하느라, 발과 다리에 엄청난 피로가 쌓였다.
“기록을 내고 싶다면 마지막 휴식은 트레이닝의 일부다.” 라는 걸 몸으로 배웠다.


이제는 ‘루틴’을 완주하려 한다


네 번의 마라톤을 지나며 많은 것을 배웠다. 그 중에도 가장 크게 배운 건,
“속도보다 중요한 건, 나에게 맞춘 꾸준함!!"


이전에는 훈련 계획표를 정확히 지키지 못했다고 스스로를 자책했지만, 이제와서 돌아보면 그땐 단순히 준비가 덜 되어 있었던 시기였다.
느리게 양으로만 채웠던 그 시간들이 내 기본 체력을 쌓고, 부상 없이 달릴 수 있는 기반이 되어주었다.


달리기 5년 차를 앞둔 지금, 이제야 ‘체계적인 훈련을 감당할 준비가 된 나’를 느낀다.
이번 17주 트레이닝은 기록을 위한 준비가 아니라,
매일의 트레이닝 루틴을 완주해가는 과정 그 자체를 즐기는 시간이 될 것이다.

keyword
월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