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프리카가 만드는 깊은 맛, 굴라쉬!

헝가리안 비프 스튜

며칠 전에 헝가리식 비프 스튜인 굴라쉬/Goulash를 만들었다.
서양식 비프 스튜는 이미 여러 번 만들어봤고, 헝가리 스타일의 굴라쉬 사진을 봤는 때는 두 요리의 차이를 크게 느끼지 못했었다. 하지만 이번에 굴라쉬를 직접 만들어보면서, 일반 비프 스튜와 헝가리식 굴라쉬의 차이를 제대로 느끼게 되었고 그 과정은 흥미로웠다.

일반 비프 스튜는 허브 베이스다. 타임, 로즈마리 같은 허브가 향을 잡아주고, 고기와 토마토의 깊은 맛이 함께 어우러진다.
굴라쉬는 조금 다른 방향이었다. 파프리카 가루가 들어간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이정도로 충분히 들어가는지, 그리고 파프리카가 맛의 중심을 잡아주는지는 이번에 처음 알게 되었다.

파프리카 가루 & 파프리카

파프리카 가루

파프리카 가루는 말 그대로 파프리카 채소를 말려 곱게 간 가루다.
어떻게 보면 고추의 가루인데 파프리카이기 때문에 전혀 맵지 않다. 향신료 중에서는 정말 여러 나라 요리에 두루두루 쓰이는 최고 인기 향신료 중의 하나이다.
그런데 솔직히 말하면... 나는 지금까지 이 재료의 매력을 잘 몰랐던 것 같다. 냄새를 맡아도 뚜렷한 개성이 느껴지지 않았고, 그저 요리에 붉은 색을 내주는 정도라고만 생각했었다.

그런데 굴라쉬를 만들면서 파프리카 가루가 다른 재료들과 섞여 천천히 끓어가는 모습을 보니, 생각보다 훨씬 깊고 따뜻한 맛이 만들어지는 것이었다. 여기에 월계수잎 한 장이 더해지니 국물이 은근하게 향기로운 달큰함을 품게되었다.

헝가리산 파프리카는 더 빨갛고 자연스러운 단맛의 깊이가 있다고 한다.
이번에는 집에 있던 파프리카 가루로 만들었지만, 다음엔 헝가리산 파프리카를 구입해서 만들어보려고 한다. 어떤 차이가 있을지... 그걸 비교해보는 것도 너무 재미있을 것 같다.

헝가리산 파프리카를 어렵지 않게 구할 수 있다.

향신료의 벽

사실 향신료라고 하면 ‘강한 맛’부터 떠올리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막상 요리에 사용해보면, 향신료는 생각보다 도드라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
우리가 밖에서 사 먹는 외국 음식들에는 이미 다양한 향신료가 자연스럽게 사용되고 있는데, 사람들은 그 사실을 잘 알지 못한다.
향신료는 강하게 튀는 재료가 아니라, 요리의 분위기와 방향을 만들어주는 조용한 역할에 가깝다. 그래서 배워갈수록 더 재미있고, 맛의 세계가 자연스럽게 넓어진다.

조금 더 나아가서는, 같은 이름의 향신료라도 산지와 신선도에 따라 향과 맛이 크게 달라지기 때문에 그걸 직접 느껴보는 과정이 또 하나의 즐거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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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굴라쉬는 일반 비프 스튜와 달리 양파를 아주 많이 넣고, 파프리카 채소도 넉넉히 넣는다. 이 재료들이 두 시간 정도 천천히 익으면서 국물에 자연스럽게 녹아들고, 결국 깊고 부드러운 ‘굴라쉬만의 국물 맛’을 만든다.

이번 영상을 위해 테스트로 한 번, 촬영하면서 또 한 번— 두 번을 만들었는데 가족들이 모두 너무 잘 먹었다.
둘째는 밥을 말아 먹기도 하고, 첫째와 남편은 바삭하게 구운 빵을 푹 찍어 먹었다.

요즘 날씨가 부쩍 추워졌다. 따뜻한 기운을 가진 파프리카 같은 향신료가 듬뿍 들어간 음식은 몸을 데워주고 집안 분위기까지 따뜻하게 만들어준다.

향신료가 진입장벽이 높다는 것은 인정한다. 하지만 향신료를 조금씩 알아갈수록 우리의 집밥은 더욱 풍성해질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다.

굴라쉬를 만들며 그 사실을 다시 한 번 느꼈다.

서양식 비프 스튜

허브 중심(타임, 로즈마리 등) — 허브가 전체 풍미에 영향

고기 + 감자 + 당근 + 토마토

걸쭉하고 진한 스타일

고기와 토마토의 묵직한 맛

고기 굽기 → 와인으로 디글레이즈하여 국물 형성

서유럽·북유럽 가정식

헝가리식 굴라쉬

파프리카 가루 + 양파 베이스 — 파프리카가 맛의 중심

고기 + 양파 듬뿍 + 파프리카 채소

스프처럼 조금 더 묽고 부드러움

파프리카의 따뜻하고 은은한 단맛

양파와 파프리카를 푹 볶아 베이스 만들기

헝가리 대표 전통 요리

https://youtu.be/xyUA0OdnKuw?si=wVuHQ2Oom27Q5H6E

유튜브 '클라라의 클린라이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