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6 로마마라톤을 준비하며
로마 마라톤을 위한 17주 트레이닝 플랜을 진행하고 있다. 온라인에서 제공한 계획표를 참고해서 내 수준에 맞게 만들어본 플랜이다. 이번이 나의 4번째 마라톤이기에 그 전보다는 나와 달리기에대해 조금 더 잘 안다고 생각하지만, 아직도 혼자 진행하기에 어려운 부분이 많은 건 사실이다. 그래도 단점보다는 장점이 훨씬 많다고 생각한다.
1. 내 몸상태에 맞춰서 훈련을 진행할 수 있다.
아이들을 키우다보면 변수가 참 많다. 갑자기 생기는 스케쥴, 평일에 학교가 없는 날들, 아이가 아픈날들 그리고 밤에 갑자기 깨서 찾아오는 날들이 종종 있다. 그때마다 피곤하다... 힘들어서 에너지 레벨이 쭉 떨어진다. 그런 날에는 적어놓은 운동 스케줄을 조금 변경하기도 한다. 페이스를 조금 빠르게 계획했던 러닝은 천천히 뛰기도하고, 뛰기 힘들거 같다면 근력운동과 날짜를 바꿔서 진행한다.
그리고 뛰기 전까지는 컨디션 파악이 정확히 안될 때도 많다. 괜찮은 거 같지만 뛰어보면 몸이 상당히 무거울 때도 있고 또 그 반대인 날도 있다. 물론 사람들과 뛰면서 계획된 페이스를 맞춰보는 것도 훈련의 일부일 수 있겠지만 가끔은 그것이 몸에 무리가 될 수도 있다. 몸에서는 휴식이 필요한데 무리해서 뛰게되면 부상이 오기도 쉽다.
혼자 달리기 때문에 힘이 있을때는 미리 해놓고 안될때는 느리게 가거나 다른 운동으로 대체한다.
2.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
정해진 장소까지 가서 함께 훈련을 받는게 시간낭비라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나는 상황상 긴시간 집을 비울 수 없다. 학교가 없는날 내가 집에 없으면 애들과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사람은 남편뿐이다.(주변에 가족이 없다.) 이미 주말에 뛰는 장거리 달리기로 3-4시간씩 집을 비우고 있을때도 많기 때문에 그 이상은 개인 활동을 하고 싶지 않다. 주말에 주로 있는 큰 아이 운동 대회등 아이들 활동에 함께 가서 응원도 하고 싶고, 주중 저녁 역시 아이들 먹이고 운동 데리고 다니면서 보살피고 싶은 마음이 더 크다.
그래서 주중 운동은 아이들이 학교에 갔을때 한다. 문밖으로 나가서 바로 뛴다. 1시간. 멀리까지 차타고 왕복하는 시간이 없어서 에너지와 시간 모두 절약된다.
운동도 중요하지만 아이들이 어릴때 함께할 수 있는 매일매일의 시간을 놓치고 싶지 않다.
3. 내가 뛰고 싶은 곳을 뛸 수 있다.
예전에는 인스타그램에서 트랙 달리기를 하는 사람들을 보면 참 부러웠다. 함께 모여서 정해진 스케쥴대로 인터벌 트레이닝 같은것을 진행한다. 물론!!! 확실한 목표를 갖고 체계적으로 훈련하는 사람들에게는 꼭 필요한 시간이다.
그래서 나 역시 근처에 트랙이 있는 학교 운동장을 찾아보곤 했었다. 결국 한번도 가지 않았다. 트랙 달리기는 정확한 거리측정이 가능하고 평평한 지면을 달릴 수 있어서 스피드 트레이닝 같은 훈련에 적합하다. 이제 달리기 4년차에 접어드는 나로서는 사실 제대로 된 속도 운동이 꼭 필요하지는 않다.
오히려 동네 이곳저곳의 트레일/산책로를 뛰어다니면서 다양한 지면을 경험하는게 느리지만 안전하게 달리기 실력을 늘리는 방법이라고 경험을 통해 느끼게 되었다.
뛰기전에 대충 지도를 보고 안 가본 길을 가볼때도 있다. 날씨에 맞춰서 내맘대로 루트를 변경할 수도 있다. 기대했던 것 보다 좋은 곳을 발견하면 나중에 가족들을 데리고 또 찾아가기도 한다.
4. 정신적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다.
나는 아무리 봐도 에너지가 넘치는 사람은 아니다. 좋은 친구와 종종 연락하고 가끔 지인들도 만나지만 운동을 위해 매일 누군가와 약속하고 연락을 주고 받는 것은 정신적으로 참 부담스러운 일이다. 해야할 일들을 하고 가족들을 챙기면 하루에 나에게 할당된 에너지는 똑 떨어진다. 별 생각없이 혼자 뛰는 시간이 조용하고 행복하다.
나 역시 마라톤 트레이닝 중 주말 장거리는 (15km이상) 친구들과 함께한다. 긴거리라 혼자 뛰면 지루하다는 이유도 있지만 긴시간 홀로 페이스 조절이 힘들다는 이유도 있다. 힘이되는 친구와 나란히 뛰게 되면 서로 으쌰으샤하며 페이스 처짐도 방지해주고 가끔 밀린 대화도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육아에 우선순위가 맞춰져있는 생활이라서 유연한 혼자만의 트레이닝을 선호한다. 하지만 끝없이 유연해지면 아무것도 이루지 못한다는 것 역시 알고 있기 때문에, 주간 훈련의 총량정도는 날짜를 바꿔서라도 맞추려고 항상 노력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