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의 운동과 재능

운동의 가치

by Mindful Clara

간혹 사람들은 나에게 물어본다. "아이가 운동신경이 좋은가봐요?"


지금 큰아이의 짐네스틱 (기계체조) 대회에 따라와서 이 글을 쓰고있다. 우리 아이는 현재 3년 반정도 짐네스틱을 하고있다. 취미로 하는 운동이지만 주중에 4-6시간 정도를 투자해서 팀 친구들과 운동을 하며 가끔 대회에도 참가한다. 체조가 없는 날은 수영을 한다. 수영 역시 팀에 들어가서 주 6-7시간정도 연습하며 가끔 대회에 참가하고 있다. 방과후 대부분의 시간을 운동으로 보내고 있다.


어릴 때 부터 눈에띄게 운동신경이 있는 아이가 아니었다. 쉴새없이 움직이는 아이도 아니었다. 조심성이 많아서 몸으로 뭔가에 도전하는 것을 즐기지도 않았다.

skipping/아이들이 한발씩(한발에 두스텝씩)번갈아 가면 가볍게 깡충깡충 뛰는 동작을 할때도 자연스럽게 습득이 안되어서 따로 연습을 했다. 그런것을 연습해야 된다는 것이 놀라웠다.

트렘펄린 위에서도 타이밍이 잘 안맞아 신나게 뛰지를 못했다. 낮은 점프밖에 하지 못했다. 누구든 트렘펄린에 올라가면 리듬을 타서 신나게 뛸 수 있는줄 알았다. 모두다 그럴 수 있는게 아니었나보다.


그만큼 우리딸은 딱히 운동과는 관련이 없어 보였다. (쉽게 말해, 운동신경이 없는 편이다.)


딸이 갓 7살이 되었을때 쯤 짐네스틱을 배워보고 싶다고 했다. 짐네스틱은 미국에서 여자 아이들 사이에 상당히 인기가 있는 운동이다. 아주 많은 아이들이 잠시라도 짐네스틱 클래스를 거쳐간다.

시작한지 한달만에 더 제대로 배워보고 싶은 생각이 들어 팀에 합류했다. 주 4시간 체조를 하기 시작했다.

서양 아이들은 근육의 탄력이 남다르다. 점프를 하며 회전을 할때도 속도와 힘이 다르다. 다른 아이들은 너무나 쉽게 하는 점프도 우리딸은 몇달이 걸려서 배웠다. 초반에는 답답함에 속이 터져서 코치에게 따로 개인 레슨을 부탁하기도 했었다. 유연성은 제법 있지만 짐네스틱에 필요한 근력은 타고 나는 부분이 상당해 보였다.


수영은 또 다른 스타일의 운동이다. 달리기를 하며 심폐지구력 운동의 장점에 대해서 크게 느낀 나는 이미 수영을 조금씩 배우고 있던 아이에게 수영을 제대로 시켜보고 싶어졌다.

마침 우리가 다니는 헬스클럽에서 아이들 수영팀을 운영중이었고, 코치에게 테스트를 받은후 팀 연습에 참가할 수 있게 되었다. 다이빙과 턴을 배우면서 제법 선수처럼 수영할 수 있게 되었다. 처음에는 춥고 귀찮아서 가기 싫어하던 수영도 꾸준히 연습하며 대회에 나가다 보니 재미를 느끼기 시작했다.

몸집이 작은 우리 아이는 성장속도가 빠른 외국 아이들과의 경쟁이 힘들 때가 많다. 그렇지만 그저 본인의 기록을 줄여 나가는데에 집중 하면서 꾸준히 훈련하고 있다.


객관적인 입장에서 보면, 짐네스틱은 타고난 것이 많이 부족하고 수영은 신체적 성장이 이루어 질때까지 기다려 봐야한다.

현재 두 운동 모두 대단한 무언가를 이뤄내기 위해 하고 있는것은 아니다.

나는 더이상 아이가 갖지 못한것에 대해서 생각하지 않는다. 운동신경이 그닥 없었던 우리 아이가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서 이정도의 실력을 쌓았고 본인 나름의 성취를 이뤘다는 것으로도 이미 너무나 만족하고 있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내 아이의 장점을 보게되고 그저 꾸준히 운동을 하는 것에 대해서 가치를 두게 되었다. 내 아이는 빠르게 배우지는 못하지만 선생님의 말에 집중하고 성실하게 따라가려고 노력한다. 아이의 몸에 근력이 붙고 더욱 건강해지는게 눈에 보인다. 뭐든 잘 먹고 잘 소화시킨다. 몸이 아픈일도 거의 없다. 운동으로 조금은 바쁜 일상을 지내고 있기 때문에 집에서 미디어에 접하는 시간이 상대적으로 짧다.


국가대표 운동 선수가 되려면 물론 재능이 필요하다. 재능, 노력, 열정! 모든게 합쳐졌을때 유능한 선수가 탄생한다.

나를 포함한 많은 부모들은 이미 알고 있을 것이다. 우리 아이가 그정도의 재능은 없다는걸. 하지만 괜찮다. 끈기, 근성, 꾸준함, 책임감, 시간관리, 회복탄력성, 건강, 노력에 대한 보상, 건강한 생활 습관, 건강한 체질확립등등 셀수 없이 많은 것들을 특별한 재능 없이도 운동을 통해 얻을 수 있다.

10살의 내아이는 아직 본인이 무엇을 진심으로 좋아하는지 잘 알지 못한다. 그래서 추가적인 공부를 더 시키고 싶지는 않고, 현재 내가 아이에게 해줄 수 있는 가장 가치있는 일을 해주기로 했다.

아이의 평생 건강(몸과 정신)을 지켜줄 수 있는 생활습관을 만드는데에 도움을 주기로 했다.

운동을 하는데에 있어서 재능은 필요하지 않다. 그냥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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