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부부의 거처> 리뷰
프랑수아 트뤼포 감독의 앙투안 드와넬 시리즈 5부작 중 드디어 4번째 이야기를 감상했다. 영화 <부부의 거처>는 앙투안과 크리스틴의 결혼 생활을 담았으며 프랑수아 트뤼포의 기존 영화와는 조금 다르게 흘러간다. 영화가 거듭될수록 인물의 외모나 내면의 변화도 점차 일어나지만 영화는 '방황'이라는 주제를 공통적으로 끌고 나간다. 이번 영화에서는 앙투안이 어떻게 살아갈지 궁금해졌다. 과연 방황을 멈추고 완전하게 정착을 했을까.
거듭된 실패와 계속되는 방황
나름 열심히 살아가고 있는 앙투안은 크리스틴과 결혼을 하여 아들을 낳아 살아가고 있다. 하지만 직업적으로는 정착을 하지 못한 채 여전히 방황하고 있었는데, 이번에도 비슷했다. 꽃을 염색하는 일을 하다가 실패해서 선박 회사에 취직하게 되고 그곳에서 쿄코라는 일본 여성을 만나게 된다. 낯선 것에 대한 호기심이 앞선 것일까. 그녀의 매력에 한없이 빠져들면서 부부 생활은 전과는 다른 국면을 맞게 된다. 웃을 수 없는 현실과도 같은 <부부의 거처>의 끝은 어떻게 장식될까.
안정적이길 바라면서도 그렇지 않은.
앙투안은 참으로 자기감정에 충실한 사람이다. 그는 영원한 사랑보다는 그저 낯선 것에 대한 호기심으로 물든다. 하지만 금방 또 안정적인 것을 원하며 방황을 계속해간다. 다른 사람이 정한 보통의 기준과는 다르게 자신만의 기준을 선택했다면 좀 달랐을까. 돌아오지 못해서 불안했고 돌아올 수 없어서 방황했던 앙투안이 제자리로 돌아오면서 사이 나 빠보이지만 평범하고 흔한 부부처럼 살아간다. 그렇게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은 돌고 돌아 다시 제자리를 찾는다. 끝내 서툴렀지만 조금씩 찾아가는 어른의 모습으로 변해가고 있었다.
부부의 거처 그리고 다음은?
특유의 솔직함이 돋보이며 반복되는 영화 <부부의 거처>는 '영원할 수 없는 사랑'의 구조를 보여준다. 결혼 생활은 유지될 수 없는 사랑을 묶어두기만 하는 뿐인 걸까. 적어도 이 영화에서는 그렇게 보인다. 20년 간 정착하지 못했던 앙투안은 자신의 삶도 사랑도 계속해서 모두 방황 속에서 소용돌이치고 있었다. 앙투안은 그저 '사랑'에 집중하여 무한정적인 정착을 해나갈 뿐이었지만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그저 방황처럼 보이기도 한다. 어떤 책임을 질 수 없는 그의 행적이 그저 의문스러울 뿐이다. 또한 다만, 용서와 화해를 어물쩍 건너뛰며 다시 살아가는 모습이 부부 싸움은 칼로 물 베기라는 말이 절로 떠오른다. 처음 본 장면과 겹치는 그들의 모습은 더 이상 낯설지 않았다. 앙투안 드와넬 시리즈의 마지막은 어떻게 장식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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