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의 여유로 채우는 감성의 시간

자존감을 위한 명상의 시간

by 공감힐러 임세화

아이들의 고열로 잠을 제대로 못 잔 지 2주째. 둘째의 항생제로 인한 장염까지 포함하면 3주째일까.

금요일에 하원한 첫째는 39.8도의 고열을 앓았다. 남편에게 둘째를 맡기고, 아이를 안고 응급실로 뛰어갔다. 각종 검사를 했다. 다행히 모두 정상. 주말 내내 아이를 보살폈고, 컨디션을 회복한 첫째는 씩씩하게 등원했다.


다시 주말이 다가오고 있던 금요일. 둘째의 체온이 38로 올랐다. 소아과에서 이리저리 살펴보더니 괜찮을 것 같다며 해열제 한 종만 처방해 주었다. 그렇게 안심했다. 오후가 되어 어린이집에서 갑자기 전화가 왔다. 둘째가 낮잠을 자고 일어났는데, 열이 40도가 넘는다고 한다. 일하던 것을 뒤로하고, 아이에게 달려갔다. 해열제를 먹고 미온수 마사지를 하던 아이는 나를 보며 울음을 터뜨렸다. 마음이 찢어질 듯 아팠지만, 아이에게 엄마의 우는 모습을 보이지 않으려 온 힘을 다해 참았다.

아이를 안고 다시 소아과로 달렸다. 기저귀 속에 소변검사 패치를 붙이고, 한 손에 잡힐 정도로 가늘디 가는 아이의 팔을 잡고 혈액검사를 했다. 우는 아이를 붙잡고 엑스레이를 찍은 후 비로소 이제 끝났다며 아이를 진정시킬 수 있었다. 검사 결과를 기다리며, 배고플 아이를 데리고, 빵집으로 향했다. 주스와 빵을 혼자서 해치운 아이는 엄마를 향해 예쁘게도 웃어주었다. 아픈 아이에게 해 줄 수 있는 것이 없어 미안한 마음이 울컥 올라왔다. 검사 결과는 양호한 편이었다. 폐렴이 추측된다고 했지만, 결과적으로는 괜찮다는 소견이었다.

그럼에도 아이는 38도, 39도의 고열을 오갔다. 각종 검사로 힘들었던 아이는 푹 잠들지 못 자고 이따금씩 ‘하지 마~’라며 엄마를 찾았다. 주말 내내 아이 옆에서 당직을 섰다. 밥도 잘 먹고 컨디션도 좋았지만, 고열은 언제나 불안한 법이다. 어제 내원한 바로는 목이 많이 부었다고 했다. 얼마나 아플까 마음이 아려온다.


엄마라는 직업은 어떠한 순간에도 흔들릴 수 없다. 엄마가 흔들리는 순간 모두가 길 잃은 어린양이 되어버린다. 흔들리면 안 되는 엄마라는 역할을 하고 있지만, 엄마도 사람이라 버겁기도, 숨이 턱까지 차오를 정도로 힘들기도 하다. 그럼에도 엄마는 엄마이기에 아이가 잘 있다는 얘기뿐이라도 숨이 잘 쉬어지기도 한다.

어제까지 정신없이 아이를 보살피고, 아이는 오늘 어린이집에 등원했다. 밀린 일을 정신없이 하다가 아이가 밥도 잘 먹고, 즐겁게 놀고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 그제야 안심이 되었는지, 앞에 있던 풍경이 눈에 들어온다. 급하게 하던 일을 잠시 멈추고 잠깐의 여유를 느껴본다.


시원하게 내리는 비가 나뭇잎을 만나 움직이는 모습에 괜스레 감성이 차오른다. 잠깐의 여유로 감성을 채우고 보니, 이 시간이 나를 위해 준비된 소중한 순간처럼 느껴진다. 우리 가족이 건강하고, 잠깐의 여유로 감성을 누릴 수 있음이 이토록 감사한 일이었던가. 일상이 얼마나 귀한지 실감하는 시간이다. 값진 지금의 시간을 마음껏 누려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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