걱정을 잘 내려놓지 못할 때, 스스로 극복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아이의 고민은 곧 엄마의 고민이다.
아이는 요즘 통 집중할 수 없다며 하소연이다.
특히 수학 문제를 풀면서 또박또박 한 글자 한 글자 읽어나가야 하는데 어쩐지 그 문장을 읽다가 어딘가 집중이 안 된다 싶으면 다시 처음으로 돌아간다.
그러다 보니 다른 친구들에 비해 문제 푸는 속도가 느려진다.
초조하다. 선생님이 문제를 다 풀었는지 확인할 거 같아 더 불안하단다.
"천천히 해. 못 푼 건 엄마랑 하면 되지"
그렇게 위로해도 아이에겐 위로가 되지 못하는 것 같다.
"마음 편하게 먹어" 하니
"그게 잘 안돼"라는 답이 돌아온다.
맞다. 나도 잘 안된다. 마음이 불편한데 그걸 잘 아는데 그러지 말아야지 하는데 그래도 안 되는 건 안 된다.
아이가 풀어나갈 숙제이지만 아이의 솔직한 하소연에 내 마음도 애가 탄다.
"문제를 너무 늦게 푼다고 생각하면, 엄마 이름하고 똑같은 애가 나보다 늦게 풀고 있다고 생각해!"라고 했더니 "엄마는 문제 금방 풀 수 있잖아!" 현실감 없는 위로였나 보다.
엄마를 걱정 인형으로 삼고 그 걱정의 무게를 내려놓으라는 것인데..
아이를 위로하다 보면 나도 위로들을 잘 받아들이지 못하면서 아이가 잘 받아들이길 바라는 나의 이율배반적인 모습을 볼 때가 있다.
아이가 자신의 안 되는 모습을 이해하고 극복해 나가는 데는 시간이 필요하다.
걱정과 스트레스에 얽매였던 나도 시간을 갖고 조금씩 얽힌 실타래를 풀지 않았던가.
그래, 힘들겠지만 스스로 극복해 나가는 시간이 필요한 거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