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제하고, 신경 써서 관리하는 좋은 습관을 얻다
지난해 5월부터 시작된 치아교정을 통해 내가 배운 삶의 자세를 얘기해 보려 한다.
그동안 치아교정에 대해 크게 생각해보지 않았다. 어려서는 비용에 대한 부담이 커서인지 감히 생각해보지 않았고, 커서는 이제 와서 구지하는 마음으로 마음먹지 못했다. 실제 주변에서도 학생이 아닌 성인 그것도 중년의 사람이 치아교정을 하는 사례를 보지 못했다. 치아교정을 해도 학생 아니면 젊은이들의 전유물이라고 생각했다. 어쩌면 마음 한가운데 그냥 운명이라고 받아들인 것 같았다.
아이들이 치아교정을 하는 과정을 옆에서 지켜보면서 중년의 치아교정을 단행한 여에스더 씨의 사연이 솔솔 머릿속에 입력이 되기 시작했다. 어느덧 혹 나도 가능할까. 하는 생각이 들었고 아이들이 다니는 교정치과에 어렵게 말을 꺼내보았다.
"이 나이에 교정이 가능해요?"이 질문이 시작이었다.
"그럼요, 아이들 교정이 끝나갈 때쯤 엄마들도 많이 해요"
"잇몸이 크게 무리가 없다면 얼마든지 할 수 있어요. "
아이들 교정이 끝나갈 즈음이면 엄마들이 자연스럽게 마음을 먹고 시작하는 경우가 제법 있다고 한다. 진짜 그럴까 싶어, 얼른 인터넷 검색창에 '중년 치아교정'을 쳐 보니 제법 많은 중장년층들이 치아교정을 하고 있었다. 예전과는 달라 외모상 할머니가 되는 시점은 더 멀어졌고 중년의 시간이 최소 20년은 유지될 것을 생각해 보았다.
"달라져 볼까?"
덧니 안의 이가 양치를 해도 잘 닦이지 않고, 잇몸도 안 좋아 조만간 빠질 수도 있다고 하니 만약 그 이가 빠진다면 이 앞니들을 수습하기 쉽지 않을 거 같다는 정당성이 부여되었다.
"해보자!"
아이들처럼 치아에 철사를 달아야 하나, 사람들 앞에서 창피하지 않을까 하는 고민이 조금 들었는데 결심은 섰다. 당분간의 불편은 금방 지나간다는 생각도 마음에 자리 잡았다. 그때 내 눈에 들어온 교정방식은 인비절라인이다. 소위 투명교정장치로 불리는 것인데 끼고 나면 아무도 모른다.
그동안 내 입으로 드러낼 수 없었던 콤플렉스였던 치아교정. 지금은 10개월 이상 지났는데 덧니를 발치한 자리에 이가 가지런히 자리 잡았다. 이제는 교합을 맞추기 위한 작업만 남았고, 상당기간 유지장치만 끼면 마무리가 될 것이다.
단순히 미용이 아니라 치아 건강을 위해 해야 한다는 말을 교정을 시키기 위한 상술로 여겼지만, 정말 몸도 건강해졌다. 인비절라인을 끼고 있으니 자주 간식을 먹는 습관이 자연스레 줄었고, 음식을 먹고 나서 인비절라인을 다시 낄 때는 반드시 양치와 치실을 해했다. 음식을 절제하고 정확하게 관리하니 자연스레 다이어트 효과도 있고 몸도 건강해졌다.
무언가를 절제하고 신경 써서 관리하는 일, 치아교정을 통해 배운 것은 나의 좋은 습관으로 남을 것이다. 정말 미용이 전부가 아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