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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니작업실 Aug 06. 2024

노력하는 시소



8월은 무엇이든 넘치고 가득 차는 달이다.

무엇이든 극으로 치우쳐진 느낌.



먼저 날씨를 보자면 더위가 가득 차 넘치고 있다.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뭐에 집중한 것처럼 구슬땀이 가득 차고

평소라면 참고 넘어갔을 일에 불편한 감정이 넘친다.

더위에 여유와 이해의 틈이 사라져 버린 뒤

바라보는 풍경이 불에 이글이글 탄다.

도로 위의 자동차들은 물론이고 건물들도 강한 햇빛과 싸우고 있다.

전봇대 위의 각종 전기선들은 늘어져 간신히 자기 역할을 해내고 있다.

숲과 산은 나무와 각종 풀꽃들로 서로서로 영역 싸움으로 넘쳐난다.

도로를 달리니 가로수 사이로 사피니아 꽃이 보인다. 할 수 있는 만큼 늘어져 일부러 화분을 거꾸로 놓은 것일까 싶게 넘쳐흘러있다.


바다나 계곡처럼 물과 그늘이 있는 곳이면 어김없이 사람들이 가득하고.

밤이면 고요해야 할 거리는 오히려 그때서야 움직일 만 하기에 부산함이 가득해진다.

아이스크림을 하나 사려 나가다 바닥을 보고 있으면 개미들이 제일 바쁘게 움직인다. 저마다 신나게 죽어나간 곤충들을 집으로 옮기느라 바쁜데 아마도 해충이며 곤충이 거리에 그득할 시기이다. 또 그뿐일까? 너나없이 아이스크림이며 셰이크처럼 끈적하고 달큰한 간식을 먹으며 길을 지나다 보니 그 작은 한 방울이면 제일 작은 개미들이 모두 모일 수 있어 그곳이 새 휴가지가 되어준다.



그렇게 8월은 평범한 달인듯하지만 일상에 참 많은 변수가 들어와 추를 늘어뜨리는 달이다.

일상을 아무런 의심 없이 흘러가는 대로 살 수 있다면 좋겠지만 일상이 뾰족함이 드러나 잘 굴러가지 않거나 변수가 너무 많아 이것이 일상인지 하루하루 그냥 주먹구구식으로 살아내기 바쁜 것인지 알 수 없는 경우가 있다. 내가 멈춘 것도 아니고 서로의 노력이 정교하지 않음이 아니라 그저 그런 달이 있을 뿐이다.


힘들지 않다면 다행이지만 일상이 조금 힘겹게 느껴진다면 당신만 그런 게 아니라고 위로해주고 싶다.



장마철에 언제 더 쏟아질지 모를 비의 눈치 보지만 그래도 관리를 이어가는 농부들처럼.

바람의 눈치를 보면서도 바다로 나가는 어부들처럼.

우리의 삶도 방향성이 잡히지 않을 때가 있다.

우선순위를 가릴 수 없는 서로 중요한 것들이 삶 속에서 아우성칠 때가 있다. 가령 몸이 아파서 쓰러질 것 같은데 일하지 않으면 돈을 벌 수 없는 상황 같이 말이다.

그렇게 어지럽고 무거움이 뒤죽박죽일 때는.

마음속 깊이 조바심이 생겨나고 괜한 수치심과 외로움의 싹이 돋는다.


'나만 그런가? 나만 힘든가?'


이렇게 궁지로 몰아간 마음속 깊이 나만 그럴 거라는 믿음이 나를 더 외롭게 만든다.

그런데 살림살이가 그렇듯 굉장히 다를 것 같지만 가짓수가 다를 뿐 감정의 파도는 대게 비슷하다.

인생에 있어 가장 미니멀한 삶을 살고 있는 올림픽 선수들. 목표가 하나이고 오로지 하나만 보고 달리는 삶. 금메달만 목에 걸면 행복할 것 같은 선수들도 제각각 사연이 있듯이 다양한 갈레를 쥐고 있는 우리로써는 가끔 멈추게 되고 가끔 한쪽만 너무 자라나서 갈 길을 잃어버릴 때가 있다.



글을 쓰는 나는 태생부터 밝거나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사람이 아니다. 오히려 반대에 가까웠다.

기울어진 축이 있는 채로 태어나 노력해야 기본적으로 살 수 있는 존재.


기준 축을 맞추려 노력해야 하는 시소 같은 사람이다. 어쩌다 행복이 가득한 순간들도 점점이 있지만 대체로 불편한 게 전제에 많이 깔려 있는 삶이다. 이렇게 한 주간 한 번씩 그 불편한 틈을 타고 모으고 모은 희망의 끈, 승화된 감정을 풀어냄으로써 나에게도 설득해 보고 나처럼 치우쳐진 시소의 삶을 타고난 사람에게 조금이라도 쉴 수 있는 순간이 되길 바란다. 8월은 일상을 그저 살아가기만 해도 하루하루 주어진 대로 살아내기만 해도 기특한 것이라고 전하고 싶다.

그렇게 또 짙은 여름은 지나갈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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