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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요한 자리

by 미니작업실

고요한 물소리가 들린다.

그 찰랑거리는 움직임과 찰랑거리는 소리마저 잠재우는 더 고요한 자리가 있다.

그곳에서는 아주 오래전부터 사이렌을 울리며 돌아봐 달라고 했지만

그때는 시끌벅적한 살림살이 소리에 묻혀 그 소리며, 자리며, 기억할 수 없었다.

오늘에서야 만난 그 고요한 자리는

문득 본 하늘에서 은근히 뜬 달을 마주하듯 싱긋 웃고 조용히 저마다의 갈길로 걸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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