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 5. 케이팝댄스 도전기
발레를 배우다가 수강인원 부족으로 폐강되는 바람에 어떤 운동을 할까 하다가 다이어트 댄스 수업을 신청하였다. 그래서 다이어트 댄스 수업을 신청했다. 내가 수강한 다이어트 댄스는 신나는 음악에 맞춰 쉽고 재미있게 운동할 수 있는 동작들로 구성되어 있어서 초보자도 쉽게 따라 할 수 있었다. 50분 동안 수업을 하면 땀이 흠뻑 나고 하루를 활기차게 보낼 수 있어서 매주 2회, 1년 넘게 수강했는데, 아쉽게도 일정이 맞지 않아 그만두었다. 다이어트 댄스의 즐거움을 잊지 못해 뮤직복싱을 시작하였따. 하지만 끊임없이 발을 교차하며 움직여야 했고, 수업을 끝나면 무릎과 발목이 아파서 중단하였다. 또 다른 운동을 찾아 고민하던 끝에 줌바 댄스를 신청하였다. 음악은 신나고 재미있었지만,쉬지 않고 빠른 동작을 반복하는 수업이 너무 힘들었다. 뮤직복싱과 줌바 댄스는 동네 인기 수업이었지만 기존 수강생들이 많아서인지 초보자를 위한 동작 설명 없이 바로 따라하는 방식이 나에게는 벅찼다.
그래서 다시 도전한 것은 케이팝댄스 수업이었다. 케이팝댄스 안무 1절을 그래도 배우는 방식이었다. 총 4회에 걸쳐 한 고을 배우고, 마지막날에서 영상을 찍어 선생님께서 공유해 주셨다. 첫날 수업에서 선생님이 동작을 보여주고 따라 하라고 했는데, 내 손과 발이 어디에 있는지 모를 정도로 혼란스러웠다. 음악이 나오면 내 몸은 마음대로 움직이지 않았고, 심지어 왼쪽, 오른쪽도 헷갈렸다. 잠깐 스스로 동작을 외울 시간을 주었지만 머릿속이 새하얘지면서 무엇을 배웠는지도 기억나지 않았다. 거울 앞에 서서 멍하니 서 있는 내 모습에 완전히 좌절했다. 이 수업은 중학생부터 성인까지 함께 듣는 수업이었는데, 중학교 친구들은 선생님이 보여주는 동작을 척척 따라 하며 순서도 잘 외웠다. 동작을 엉성하게 따라하면서 춤춘다고 서 있는 내 모습이 부끄럽게 느껴졌다. 첫날 수업을 마치고 나오며 '그만둘까?' 고민하더 차에, 선생님이 내 마음을 읽으셨는지 '점점 나아지실거예요.' 라고 격려해 주셨다. 이미 수강료를 냈으니 한달만 해보자는 마음으로 꾸역꾸역 다녔다. 하지만 그만 두고 싶다는 생각보다 나도 자유롭게 춤추고 싶다는 열망이 점점 더 커졌다.
'연습만이 살길이다'는 마음으로 선생님이 찍어주신 0.75배속 영상을 보면서 시간이 날 때마다 연습했다. 동작을 다 외우는 것에 집중했고, 자꾸 박자를 놓치는 동작은 1시간씩 연습하기도 했다. 처음에는 연습을 해도 늘지 않는 듯했지만 노래 하나가 끝날 때마다 점점 동작을 외우는 속도가 빨라졌다. 하지만 새로운 곡을 하면 다시 새로 시작한 것처럼 어려웠다. 이 과정을 반복하며 어느덧 10개월째 배우고 있다. 얼마전에는 프로미스나인의 '수퍼소닉'을 배웠는데 분명히 손을 뻗었다고 생각했지만, 영상을 보니 음악에 쫓기며 손을 취저으며 끝난 내 모습을 발견했다. 그 모습을 보며 우스꽝스럽기도 하지만 애쓰고 있는 모습에 '잘 하고 있다'고 격려해주고 싶었다. 아이솔레이션이나 웨이브 동작은여전히 잘 안 되지만, 꾸준히 연습하면서 동작들이 익숙해지는 것을 느낀다. 연습을 하면 할수록 연습실 거울에 비친 나의 모습이 더 당당해진다. 그럴 때마다 더 도전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생긴다. 그리고 같이 춤을 즐기는 아줌마 친구들이 있어서 힘이 난다. 이번 주도 나는 거울 앞에서 2ne1 의 '내가 제일 잘나가~'를 마음 속으로 부르며 거울을 노려보며 춤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