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쿄 <이치요시 소바(一由そば)>
닛포리역은 나리타 공항에서 도쿄 시내로 이동할 때 한 번쯤은 지나가게 되는 역 중 하나이다. 반면 정작 여태껏 닛포리역에 내려본 적은 없었다. 그동안 닛포리역은 뭐랄까, 지나치게 되면 도쿄 중심이 가까이에 있구나 하고 생각하게 만드는 지표 같은 느낌이었다. 그런데 이번에 <야나카 긴자 상점가>(https://brunch.co.kr/@minigorae/849) 덕분에 닛포리역에 처음 가보게 되면서, 거기서 꽤 유명한 로컬 맛집까지 방문하게 되었다. 바로 <이치요시 소바(一由そば)>라고 하는 소바집이다.
이 가게는 닛포리역에서 불과 5분 정도만 걸어가면 나온다. 매장이 아주 작고, 테이블도 단 한 개 밖에 없다. 나머지는 서서 먹어야 하는 그런 타치구이 소바(立ち食いそば)다. 닛포리역 일대에서는 이미 꽤 유명한 타치구이 소바집인 듯했는데, 그렇게 생각한 이유는 어중간한 시각에 매장에 도착했는데도 이미 줄이 길게 서 있는 사람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줄이 길었음에도 선 채로 후루룩 먹고 나가는 시스템이라 그런지 줄이 정말 빠르게 줄어들었다.
가게 메뉴는 기본적으로 우동과 소바, 그리고 굵은 면 소바 이렇게 세 종류이다. 면 종류를 고른 다음엔 따뜻한 것/ 차가운 것을 고르고, 사이즈를 고르고, 그리고 나머지는 취향대로 튀김 토핑을 골라서 주문하면 된다. 토핑의 종류가 정말 많았다. 그중에서 가장 유명한 토핑은 대왕 오징어 다리 튀김(점보 게소텐)이고, 생강절임 튀김((베니쇼가텐)도 상당히 인기가 많았다.
가게에 들어가 주문을 하면 그 자리에서 바로 음식을 내어주는데, 웬만한 패스트푸드점보다도 빨리 음식이 나왔다. 나는 굵은 면 소바 작은 사이즈에 오징어다리 튀김(게소텐)과 생강절임 튀김이 반반씩 들어간 JKB 토핑(390엔)을 골랐고, 고래군은 일반 소바 보통 사이즈에 오징어 튀김(490엔) 토핑을 골랐다. 금방 내어준 소바를 받아 들고 계산대 겸 음식 내어주는 곳 바로 옆에 나란히 붙어 서서 소바를 먹었다. 옆 사람과 어깨가 닿아서 온기가 느껴질 만큼 다닥다닥 붙어 서서 먹는 따뜻한 느낌이 올 겨울의 유난스러운 추위를 조금은 덜어내주는 것 같았다.
처음 먹어보는 굵은 면 소바는 씹히는 질감이 꽤 있을 정도로 탄력이 강해서, 사누키 우동보다도 조금 더 단단한 식감을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JKB 토핑은 쫄깃한 오징어 다리에 생강의 향이 배어서 독특한 식감과 풍미를 느낄 수 있었다. <야나카 긴자 상점가>에서 이것저것 군것질을 해서 배가 많이 고프지 않았음에도 한 그릇을 금방 비우고 후딱 가게를 나왔다. 강한 바람이 많이 부는 날이라 상당히 쌀쌀한 토요일 어중간한 오후 시간대였음에도, 가게에는 우리 뒤로도 끊임없이 손님들이 밀려왔기 때문이다. 결국 가게 안에 서서 먹을 자리도 없게 되자, 다들 소바 그릇을 들고 가게 앞에 나가서 들고 먹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바람 부는 날씨에 몸도 제법 차가워졌는데, 따뜻한 소바 한 그릇으로 얼어붙은 몸이 풀려서 무척 좋았다. 이 가게는 24시간 운영하는데다가 가격도 아주 착해서 언제든 부담 없이 들러서 먹을 수 있을 것 같았다. 닛포리역에 가게 되면 다시 가볍게 소바 한 그릇 하러 들러야겠다.
- 이치요시 소바(一由そば)
2 Chome-26-8 Nishinippori, Arakawa City, Tokyo 116-0013 일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