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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쭈우 Dec 19. 2024

마흔세 살 엄마

인생은 내 맘 같지 않구나



"임신인가 봐!" 

임신테스터기를 들고 황급히 남편을 향해 소리를 쳤다.

남편은 얼떨떨한 얼굴로 나만큼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다. 아니.... 조금은 기쁜 얼굴이었나?


"어떻게 해. 나 마흔세 살이라고..

이 나이에 아이는 어떻게 낳고 어떻게 키우냐고!

이제야 내 삶을 사는 것 같은데 이걸 또 하라고?"


신혼의 단꿈에 빠져 허우적거리고 있던 나는 재혼 4개월 만에 초스피드 임신을 하게 된다.

물론 계획된 임신은 아니었다.


나는 40이 넘은 고령산모.

우리나라는 35세 이상이면 노산이라고 본다.

노산모의 출산은 어렵고 힘들다.

여러 가지 검사를 추가로 해야 하고

노산이기 때문에 따라오는 여러 위험 요인이 많기 때문에 의사도 적지 않은 부담감을 가진다고 한다.


출산을 아무 이벤트 없이 잘 끝냈다 치더라도

출산이라는 게 끝나면 아이 양육의 시작.

아이 양육은 끝이 없는 길이다.

의 시간을 반납하고  인내하며 아이를 길러내야 한다.

아이가 커 면서 따라오는 엄마의 끊임없는 책임감들과 압박감을 감내해야 한다.


. 너무 부담된다고.

그리고 40대 초반 아이 에너지를 감당할 체력도 없다.


출산과 양육....

즉, 내가 다시 엄마로 살아야 한다는 건 엄청난 두려움이 부담이었다.


난 12년 전에 아기를 낳았다.

나는 첫째에게 분명 좋은 엄마가 아니다.

육아는 지치고 힘들었고 아이 엄마로 사는 것이 늘 버겁기만 했다.

서른 초반의 나는 아이 문제로 전남편과 갈등이 많았고 그 벽을 결국 넘지 못해 결국 이혼까지 했다.

아이는 내게 힘이 되는 존재이 어려운 존재였다. 


과연 내게 두 아이를 키울 자격이 있을까?

자신이 없다. 도망가고 싶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아기가 그 많은 부모 중에 우리에게  온건 분명 어떤  의미가 있을 거라고. 그 의미를 찾아보자고.

우리에게 아기가 찾아와 준 건 기적이라고.

스스로를 다독이며 난 다시 그렇게 엄마가 됐다.


나에겐 두 번째 아기.  

남편에게는 첫아기인 우주가 그렇게 태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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