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눈'
언제나 사람 마음을 설레게 하는 단어.
딱히 첫눈에 아름다운 추억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아직까지 '첫눈'이라는 단어는 듣기만 해도 내 몸을 감싸안는 설렘이 있어 좋다.
눈은 많은 형태로 표현하여 보여 주지만, 알랭 코르뱅의 글 내용처럼 눈 자체보다는 하얀색의 상징성을 보여주기 위한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이것도 눈 자체보다는 상징성이 풍부한, 그 하얀색을 보여주기 위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1200년경 교황 인노켄티우스 3세가 흰색은 "순수함과 빛의 이미지로 기쁨, 숨결, 승리, 영광, 불멸을 표현한다"라고 언급한 그대로이기 때문이다. 이로부터 눈은 진정 흰색이 되었다고 할 수 있다... - 알랭 코르뱅의 날씨의 맛 중에서》
그래도 스위스 현대 미술의 선구자인 투노 아미에트 (Cuno Amiet)의 '눈 내린 풍경'을 보고 있으면 캔버스지 위에 하얗게 쌓인 눈처럼 내 마음 가득 하얀 눈이 느껴져 좋다.
어린 시절 첫눈을 볼 때면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나랑 같은 하늘 아래 첫눈을 같이 보고 있다는 생각만으로도 심쿵 한 가슴에 설레는 기분이 좋았고, 시간이 지난 지금은 첫눈이 올 때면 아내에게 전화를 걸어 눈이 온다고 얘기 나누며 내 아이들과 함께 좋아할 수 있는 행복함이 좋다.
비록 요즈음 지구 온난화로 한겨울에도 눈 대신 비가 오는 경우가 많고, 예전처럼 하늘에서 펑펑 내리는 눈을 맞아보는 경우가 너무 적지만, 언제나 눈은 내 눈을 내 마음을 설레고 기분 좋게 만들어 준다.
2016년 올해도 첫눈이 언제 올지 기다려지는 11월 어느날 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