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지요?
죄송합니다.
무슨 생각을 했냐고 물었습니다, 학생.
그냥..허탈해서요.
무엇이 허탈하지요?
그림을 청탁용으로 썼다는 게 미술을 전공하는 학생으로서..교수님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뭐래.
후.
어제 그 뉴스를 본 학생이 또 있나요?
이것밖에 없어요?
다들 미술 전공하는 사람 맞나요?
과대표가 누구지요?
요새 뉴스 볼 시간도 없을만큼 과제가 많은가요?
대답해 보세요.
새학기라 아무래도 모임이 많습니다!
기껏 모임이나 하고 술이나 퍼마시려고 어렵게 대학에 왔나요?
저 학생 말대로 미술계에 또 한 번 허탈한 일이 일어났어요. 나는 이번 사건 뿐 아니라 그동안에도 그림이 청탁용으로 종종 쓰여왔다는 사실이 매우 불쾌합니다.
전에 연구하다 불가피하게 중단된 논문이에요.
원래는 그의 실종에 관해 연구하고 있었는데 부득이하게 주제를 바꿔야만 했지요.
예? 실종..이요? 아, 저는 처음 듣는 이름이라서요.
처음 듣는 이름이라고요? 학생은 그래도 이름 정도는 알고 있을 줄 알았는데.
학생은 미술계에 애착이 남다른 것 같았는데. 정말 모른다고요?
좋아요. 그럼 읽어보세요. 학생이라면 꽤 흥미로워할 것 같아요.
읽고 안 읽고는 학생 자유겠지만, 이 논문에 대해서는 절대로 함구해주세요.
네?
금지된 논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