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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낭만민네이션 Nov 18. 2024

과학기술학과 그 이론가들

STS란 무엇인가?

0. 들어가기


STS는 Science and Technology Study의 약자이다. STS는 과학사회학에서 시작해 과학지식사회학을 넘어서 과학과 사회의 연결을 하는 학문이다. 지금은 과학기술학협동과정으로 불리고 있지만 사실 경계를 넘어서면서 사회 속의 과학, 과학과 사회의 연결고리, 과학 내의 사회의 구성에 대해서 다양한 접근을 하고 있다. 그래서 자연적으로 학제간 연구를 할 수 밖에 없고, 하나의 기원이나 원인을 가질 수 없다. 다양한 출처와 연구의 물결 속에서 환경문제나 페미니즘을 관통하면서도 정치와 경제 분야와도 연결된다. 어떻게 보면 과학의 발전에 따라서 완전히 다른 사회가 만들어진다는 것에 있어서 자연스럽게 우리의 일상에서 경험하게 되는 현실이기도 하다. 오늘은 '과학에 도전하는 과학'이라는 책을 시작으로해서 STS의 계보에 나오는 주요 학자들을 알아보고자 한다. 물론 각각의 저자들은 어머어마한 책들을 썼지만 오늘은 간략하게만 소개한다.


과학에 도전하는 과학에 나오는 관계도를 새로 그려보았다.



1. STS의 이론들_STS란 무엇인가?


STS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사전에 단어나 단체, 이론 등 알아두어야할 지식들이 있다. 과학사회학에서부터 과학학 유닛, SCOT, EPOR, 기술의 사회적 구성, 공동생산과 행위자네트워크 이론 등 간단하게 다루어보자.


1) 과학사회학 Sociology of Science


로머트 머튼 Robert K. Merton이 1940년대 이후 미국에서 발전시킨 사회학의 한 분야이다. 어떻게 보면 STS라고 하는 분야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다. 머튼은 과학자체의 사회적 구조보다는 오히려 사회 속에서 과학이 어떤 포지셔닝을 하는지를 연구했다. 그가 처음에 사용한 주제는 청교도주의와 과학의 관계가 어떻게 이루어졌는지를 분석하고 이것이 바로 '고교회주의'와 '저교회주의'로 연결된다. 에토스는 보통 '진정성, 정체성, 인격, 자아정체성'과 연결되는데 머튼은 이런한 관점에서 과학이 스스로 고유한 구조와 그에 맞는 에토스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그래서 그 후에는 사회적 제도로서 과학을 연구하면서 다음과 같은 4가지의 에토스를 규범으로 제시한다. 이러한 기준에 의해서 과학사회학의 특징을 살펴볼 수 있다. 과학사회학에서 중요한 부분은 보상체계라고도 할 수 있다. 무사무욕이라는 것은 어떻게 보면 경제적인 보상이 아니라 '전문성'을 인정받는 것을 보상체계로 본다. 이런 에토스와 체계에서 과학사회학은 과학자들의 공동체에만 집중한다는 비판이 있었고 이에 대한 비판으로 과학지식사회학이 등장하게 된다.


과학사회학의 에토스

보편주의 universalism : 과학의 모든 명제는 보편적인 기준에 의해 평가된다.

공유주의 communication : 과학은 사회적 협동의 결과이고 그 결과가 공동체에 귀속된다.

무사무욕 disinterestedness : 과학은 경제적 보상에 연연하지 않고 지식 그 자체를 추구한다.

조직화된 회의주의 organized skepticism : 과학에서 모든 주장은 경험적, 논리적 기준에 의해 검증되어야 하며, 과학자는 그때까지 회의적인 태도를 유지한다.


2) 과학지식사회학 Sociology of Scientific Knowledge


SSK는 과학지식 내용 자체에 집중하여 사회학적 설명을 제시하려고 했다. 1940년대 발생한 과학사회학에 대한 반대로 1970년대 유럽에서 시작한 과학지식사회학은 과학의 가설선택, 이론, 방법론, 관찰의 해석 등에 어떻게 사회적 요인들이 개입하는지 탐구한다. 사실 이것은 유럽의 어떤 분위기이기도 한데, 실증주의 연구 혹은 양적연구가 주로 이루어지는 미국의 문화에 도전한다는 의미도 있다. 사실 SSK는 블랙박스열기 opening the black-box라고 부른다. 왜냐하면 과학은 외부에서 볼 때는 안이 안보이기 때문이다. 과학의 내부의 프로세스와 콘텐츠, 방법론을 사회학적으로 빗대어서 열어 재치는 일을 하는 것이 과학지식사회학이다.


과학지식사회학의 확장

에든버러학파의 스트롱프로그램

바스학파의 상대주의의 경험적 프로그램


3) 에든버러학파와 과학학 유닛


에든버러 학파을 이해하려면 에든버러 대학교에서 만들어진 과학학 유닛Science studies Unit에 대해서 이해해야 한다. 과학학유닛은 1966년 데이비드 엑지David Edge가 에든버러대학교에 개설한 학과이다. 원래 과학학 유닛은 이공계 학부생들에게 문학, 예술, 철학 같은 인문학적인 소양을 길러주고 과학이 사회와 문명화에 얼마나 영향을 미쳤는지를 연구하기 위해서 개설되었다. 그러나 이후에 STS에서 중요한 배리반스, 데이비드 블루어, 스티븐 셰이핀같은 학자들은 영입하면서 과학자체를 분석자체로 삼는 독자적인 연구문화를 발전시키게 된다. 데이비드 에지의 열정적인 지도 아래서 창의적이고 새로운 실험을 진행한 에든버러 학파는 1970년에 개발한 스트롱프로그램을 통해서 과학지식사회학을 발전시켰고 스트롱프로그램의 4가지 원칙을 확립하게 된다. 인과성, 공평성, 대칭성, 성찰성이라는 원칙 아래에서 과학연구를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4) 상대주의의 경험적 프로그램 Empirical Program Of Relativism


상재주의 경험 프로그램을 EPOR이라고 부른다. 바스학파의 해리콜린스가 제안한 과학의 사회적 구상을 하는 방법론이다. EPOR은 세단계로 구성되어 있다. 먼저는 과학논쟁에 대해서 해석적 유연성을 가지고 분석의 폭을 넓히는 작업이다. 이 작업을 통해서 그동안 결정론적으로 분석되어 자유도가 떨어졌던 수 많은 논쟁에 대해서 다른 관점으로 접근할 수 있게 된다. 그 다음은 논쟁이 멈춰선 지점에서 작동한 기제를 찾아내는 것이다. 이러한 기제를 더 넓은 사회구조와 연결하여 관계를 찾는 것이 마지막 상대주의 경험적 프로그램의 단계이다. 블랙박스라고 하는 과학 내부의 논리에 대해서 접근한 후에 사회와 연결하여 사회적 요인을 찾아내는 것이다. 물론 에든버러학파의 스트롱프로그램과 비슷한 부분이 있기는 하지만 EPOR은 방법론에 초점을 맞췄다고 보면 된다. 이러한 방법론을 기반으로 트래버 핀치와 위비 바이커는 SCOT를 만든다.


EPOR

해석적 유연성 interpretative flexibility

기제 찾기 mechanism

기제와 사회구조 사이의 관계 찾기


5) 기술의 사회적 구성_Social Construction Of Technology(SCOT)


EPOR이 과학지식사회학의 관점에서 방법론에 집중했다면 SCOT은 기술에 맞춰서 발전시킨 것이라고 할 수 있다. SCOT은 기존의 '기초연구-응용연구-기술개발'과 같은 프로세스를 거부하고 인공물들에 관해서 다양한 방향의 모델을 견지한다. 기술의 주체성 뿐 아니라 사용자의 능동적인 역할에 주목하면서 기술이 변형되는 상황에 집중한다. 따라서 첫번째 단계에서는 특정 기술이 사용되는 사회적인 장에 대해서 조사하고 그 기술이 기존과 다른 방식으로 의미지어질 수 있음을 제공한다. 다음으로는 이러한 기술들이 하나로 굳어지면서 해석의 충돌이 사라지는 과정이다. EPOR이나 토마스쿤의 영향을 많이 받은 것으로 보인다. ㅣ


SCOT(Social Construction of Technology)는 기술의 사회적 구성 이론으로, 과학기술학(STS, Science and Technology Studies) 분야에서 중요한 접근법 중 하나다. 이 이론은 기술의 발전이 단순히 내재적인 논리나 자연적 법칙에 따라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 문화적, 정치적 맥락 속에서 형성된다는 관점을 강조한다.


SCOT의 주요내용

기술의 사회적 구성(Social Constructivism) : 기술은 사회적 행위자들의 상호작용과 협상 과정을 통해 형성된다. 기술적 설계와 선택은 "객관적 최선"의 결과가 아니라, 특정 사회적, 정치적 이해관계의 반영입니다. 기술 발전의 방향은 사회적 가치, 이해관계, 권력 구조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

해석적 유연성(Interpretative Flexibility) : 동일한 기술이 다른 집단에 의해 다르게 해석되고 사용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자전거는 초기에는 스포츠 및 여가 활동을 위해 설계되었지만, 여성의 이동권 확대와 같은 사회적 변화를 촉진하는 도구로도 해석된다. 기술은 단일한 사용 목적이나 의미를 가지지 않으며, 다양한 관점에서 이해될 수 있다.

관련된 사회적 집단(Relevant Social Groups) : 기술의 발전 과정에는 다양한 사회적 집단이 참여하며, 이들의 요구와 기대가 기술 설계에 영향을 미친다. 관련 집단은 기술과 상호작용하거나, 기술의 성공과 실패를 결정짓는 역할을 한다. 예를 들어, 자전거 발전 과정에서 남성, 여성, 스포츠 애호가, 기술자 등의 집단이 각자의 필요와 기대를 제시했다.

기술적 안정화와 폐쇄(Stabilization and Closure) : 기술은 관련 집단 간의 논쟁과 협상이 끝나고, 특정 설계가 사회적으로 받아들여질 때 안정화된다. 안정화 이후에는 해당 기술이 "자연스럽고 필연적인" 것으로 간주되지만, 이는 사회적 합의의 결과일 뿐이다. 기술적 폐쇄는 특정한 설계가 문제 해결의 최적안으로 인식되면서 다른 대안이 배제되는 과정을 의미한다.

기술 결정론의 비판 : SCOT는 기술 발전이 내부 논리나 기술적 필연성에 의해 자동적으로 이루어진다는 기술 결정론(Technological Determinism)을 거부한다. 기술은 사회적 환경, 정치적 맥락, 경제적 조건 등 다양한 요인에 의해 영향을 받으며, 기술 발전의 경로는 여러 가지로 열려 있다.



6) 스트롱프로그램 Strong Program


1970년 중반 데이비드 에지와 데이비드 블루어 등 에든버러 학파에서 과학지식사회학을 기반으로 과학사회학을 발전시키기 위해서 개발한 프로그램이다. 데이비드 에지가 주장하고 그와 함께 연구를 했던 데이비드 블루어의 '지식과 사회의 상'에서 확정되었다. 스트롱이라는 뜻은 강하다라는 뜻으로 그 전까지 실패한 과학적 사례를 통해서 '무엇이 과학이 아닌가'라는 부분을 밝힌 약한 과학에 반대하여 생겨났다. 성공한 과학과 실패한 과학은 모두 동등하게 과학적 분석을 거쳐야 하며 이를 통해서 같은 기준으로 성공과 실패를 모두 살펴볼 수 있어야 한다는 대칭성의 개념이 중요한 주제로 떠올랐다. 


스트롱 프로그램의 원인

인과성 causality : 과학적 믿음을 낳은 사회적인 전제와 조건이 있으며, 이를 통해서 원인과 결과를 찾아낸다. 

공평성 impartiality : 성공한 지식과 실패한 지식, 사회적으로 잘 알려진 지식과 알려지지 않은 지식, 참으로 판명된 지식과 거짓인 지식 모두를 공평하게 분석해야 한다. 

대칭성 symmetricity : 참인 지식과 거짓이 지식 모두를 동일한 유형의 사회적 원인으로 살펴야 한다. 동일한 사회적 원인이 어떤 상황에서 참이 되고 어떤 상황에서 거짓이 되는지를 밝혀야 한다. 

성찰성 reflexivity : 과학에 적용하는 인과성, 공평성, 대칭성이 과학의 사회학 그 자체에도 동일하게 적용하여 성찰할 수 있어야 한다. 



7) 행위자 네트워크이론 Actor-Network Theory, ANT


행위자네트워크는 ANT라고 불린다. 한국에서는 매우 유명한 이론이지만 사실 프랑스에서는 요즘에는 거의 사용하지 않은 이론이라고 할 만큼 유럽적 맥락에서는 조금 지난 연구라고 할 수도 있다. ANT는 1980년대 과학기술학자인 브뤼노라투르와 미셀칼롱, 영국의 과학기술학자 존로가 만든 이론이다. 행위자 네트워크 이론은 기존의 사회학적인 방식을 떠나서 행위자를 중심으로 만들어내는 네트워크에 집중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사물의 의회'라는 책도 있다시피 인간행위자 뿐 아니라 세균이나 제도, 기술도 비인간 행위자에 포함된다. 이는 이후에 연결되는 '신유물론'과도 연결된다. 비인간 행위자도 행위성이라고 하는 agency의 성격을 가지면서 인간이 비인간과 어떻게 네트워크를 만들어가는지를 분석한다. 인간의 행위는 언제나 비인간의 행위에 의해서 제지 당하거나 가속되거나 확대된다. 인간과 비인간 간에 만들어지는 네트워크 과정이 바로 번역이라는 translation이라고 할 수 있다. 미셸칼롱은 이를 번역의 4단계라고 했다. 


미셸칼롱의 번역 4단계

문제제기 problematizaiotn : 문제를 제기하고 해결방법을 찾으면서 네트워크가 구성되는 노드로서 자신을 통과지점을 만드는 과정을 말한다. 

관심끌기 interessement : 기존의 네트워크에서 다른 행위자들을 고립시켜서 동맹을 형성하는 과정을 말한다.  

역할부여 enrollment : 동맹으로 연결된 행위자들에게 새로운 역할을 부여하여 정체성을 만드는 단계를 말한다. 

동원하기 mobilzaiton : 소수의 행위자가 전체를 대변하여 정당성을 획득하는 과정을 말한다. 




2. 브루노라투르의 행위자네트워크 이론


브루노 라투르(Bruno Latour)는 과학기술학(STS) 분야를 대표하는 학자 중 한 명으로, 과학적 지식과 기술이 사회와 맺는 관계를 탐구하며 혁신적인 이론들을 제시했다. 그는 행위자-네트워크 이론(Actor-Network Theory, ANT)을 창시한 것으로 가장 잘 알려져 있으며, 과학과 기술을 사회적, 물질적, 그리고 비인간 행위자들과의 상호작용 속에서 이해하는 데 기여했다. 라투르의 연구는 과학적 지식이 사회적 협상과 물질적 요인 속에서 구성된다고 주장하며, STS의 이론적 틀을 확장했다.


브루노 라투르의 주요 연구 특징


행위자-네트워크 이론(ANT)의 창시 : 라투르는 인간과 비인간 행위자(예: 기술, 도구, 데이터)가 네트워크를 형성하여 사회적 현실을 만들어낸다고 주장했다. ANT는 과학과 기술의 발전 과정을 인간 중심으로만 설명하는 기존의 접근을 비판하며, 기술적, 물질적 요소들도 행위자(actor)로 간주하여 이들의 상호작용이 사회적 결과를 형성한다고 설명한다. 예를 들어, 한 실험실에서 연구가 이루어질 때, 과학자뿐만 아니라 실험 기구, 데이터, 컴퓨터 소프트웨어 등이 모두 행위자로 작동하며 과학적 지식을 구성한다고 보았다. 이를 통해 그는 사회적 과정과 물질적 요소를 통합적으로 이해하는 새로운 틀을 제시했다.

과학적 지식의 사회적 구성 : 라투르는 과학적 지식이 객관적이고 독립적인 진리가 아니라, 사회적 과정과 협상 속에서 구성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과학적 실험실을 연구하며, 과학적 사실이 자연에서 "발견"되는 것이 아니라, 실험 기구, 데이터 분석, 그리고 과학자들 간의 상호작용을 통해 구성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대표 저서『Laboratory Life: The Construction of Scientific Facts』(1979)에서 라투르는 실험실 연구를 통해 과학적 사실이 사회적 협상과 관행의 산물임을 보여주며, 과학의 사회적 본질을 탐구했다.

현대 사회와 자연-문화의 경계 해체 : 라투르는 인간과 자연, 사회와 기술을 분리하여 이해하는 전통적 접근을 비판했다. 그는 이러한 이분법을 해체하고, "하이브리드(hybrid)" 개념을 제시했다. 하이브리드는 인간과 비인간, 자연과 문화가 결합되어 새로운 사회적 현실을 형성하는 과정을 설명하는 데 사용된다. 이는 특히 기후변화, 생명공학, 인공지능과 같은 현대적 문제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개념으로 발전했다.

과학과 민주주의 : 라투르는 과학이 더 이상 전문가들만의 영역이 되어서는 안 되며, 공공의 논의와 참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과학과 기술이 현대 사회에서 복잡한 정치적, 윤리적 문제와 얽혀 있다고 보고, 시민들이 과학적 의사결정 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과학기술의 민주화를 지향하는 그의 연구 철학을 잘 보여준다.

기후변화와 새로운 정치철학 : 라투르는 후기 연구에서 기후변화와 환경 문제에 대한 관심을 확대하며, 인간과 비인간 행위자가 공존하는 "지구 정치학(Gaia Politics)"이라는 새로운 관점을 제시했다. 그는 인간 중심적 사고를 넘어, 지구 생태계 전체를 하나의 네트워크로 바라보며, 환경 문제 해결을 위해 새로운 정치적, 윤리적 패러다임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대표 저서『Down to Earth: Politics in the New Climatic Regime』(2017)는 이러한 사상을 집대성한 작품이다. 브루노 라투르는 과학, 기술, 사회의 관계를 근본적으로 재구성하며, STS 분야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학자이다. 그의 연구는 과학적 지식과 기술이 어떻게 형성되고, 사회와 상호작용하며, 새로운 정치적, 윤리적 도전을 만들어내는지를 심도 있게 탐구한다.


우리는 결코 현대적이지 않다라는 책에 나오는 나투르의 구분법


주요 저서

Laboratory Life: The Construction of Scientific Facts (1979, 스티브 울가와 공저) : 과학적 사실이 실험실이라는 사회적, 물질적 맥락에서 어떻게 구성되는지를 분석한 STS의 고전적 저작이다.     

Science in Action: How to Follow Scientists and Engineers through Society (1987) : 과학과 기술의 발전 과정을 외부에서 관찰하는 대신, 내부의 실질적인 과정(사회적, 기술적)을 따라가며 이해하는 방법론을 제시했다.                      

We Have Never Been Modern (1991) : 현대 사회의 자연과 문화, 인간과 비인간을 분리하는 이분법적 사고를 비판하며, 이러한 경계를 해체하는 하이브리드 개념을 제안했다.

Reassembling the Social: An Introduction to Actor-Network-Theory (2005) : 행위자-네트워크 이론(ANT)을 체계적으로 정리하며, 인간과 비인간의 상호작용이 사회적 현실을 형성하는 방식을 설명했다.

Down to Earth: Politics in the New Climatic Regime (2017) :  기후변화 시대의 정치적, 윤리적 과제를 논의하며, 인간과 지구 생태계의 관계를 재정립하기 위한 새로운 지침을 제시했다.                      


브루노 라투르 연구의 의의

행위자-네트워크 이론(ANT)의 창시 : 인간과 비인간 행위자가 사회적 현실을 구성하는 과정을 분석하며, 사회학과 과학기술학에 새로운 틀을 제공했다.                      

과학적 지식의 사회적 구성 이해 : 과학적 사실이 객관적 발견물이 아니라, 사회적 상호작용과 물질적 요인 속에서 구성된다는 점을 입증했다.                      

자연-문화 경계 해체 : 인간과 자연, 기술과 사회를 통합적으로 이해하며, 현대적 문제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제시했다.                      

과학의 민주화 강조 : 과학과 기술이 공공 논의와 시민 참여를 통해 민주적으로 관리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후변화와 생태학적 관점 확장 : 기후변화와 환경 문제 해결을 위해 인간 중심적 사고를 넘어선 새로운 정치철학을 제안했다.                      


https://brunch.co.kr/@minnation/3930



3. 쉴라재서노프의 시민인식론


쉴라 재서노프(Sheila Jasanoff)는 과학기술학(STS)의 선구적인 학자로, 과학과 민주주의, 정책 간의 상호작용을 탐구하며 시민인식론(Civic Epistemology) 개념을 제시한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그녀는 과학적 지식이 단순히 객관적이고 보편적인 것이 아니라, 사회적·문화적·정치적 맥락 속에서 구성된다고 주장하며, 과학기술의 민주적 관리와 시민 참여를 강조했다. 그녀의 연구는 과학과 기술이 공공의 신뢰와 정책적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해 사회적, 정치적 구조와 상호작용해야 함을 보여준다. 쉴라 재서노프의 연구는 과학과 기술이 민주주의와 공공정책에 미치는 영향을 심층적으로 분석하며, 사회적 책임과 시민 참여를 중심으로 과학기술의 작동 방식을 재구성하는 데 중요한 기여를 했다.


시민인식론(Civic Epistemology)은 과학적 지식과 시민 간의 관계가 사회의 문화적 맥락과 정치적 체계에 따라 다르게 형성된다는 점을 설명하는 이론이다. 재서노프는 과학이 공공정책에 통합되는 과정에서 각 사회가 과학적 지식을 수용하고 평가하는 독특한 방식을 가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예를 들어, 미국은 과학적 논쟁에서 시민 참여와 공청회 제도를 강조하지만, 독일은 과학적 권위와 전문가의 판단을 신뢰하는 경향이 더 강하다. 재서노프는 이러한 차이를 통해 과학과 기술이 단순히 지식 생산의 과정이 아니라, 사회적 신뢰와 정당성을 구축하는 과정임을 강조했다. 시민인식론은 과학적 지식이 사회적, 문화적 가치와 결합될 때 더 책임감 있고 민주적인 과학기술 체계를 구축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쉴라 재서노프는 과학기술이 민주적 가치와 결합될 때 더욱 책임감 있고 정당하게 작동할 수 있음을 보여준 학자로, 시민인식론을 통해 과학과 정책, 시민 참여의 복잡한 관계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틀을 제공했다. 그녀의 연구는 과학기술학과 정책학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며, 현대 사회에서 과학과 민주주의가 조화롭게 작동하기 위한 방안을 제시한다. 쉴라 재서노프(Sheila Jasanoff)의 연구 특징은 과학과 기술이 사회와 상호작용하는 방식을 분석하며, 특히 정책과 민주주의, 시민 참여를 중심으로 한다.


재서노프의 연구특징

과학과 정책의 상호작용 분석 : 재서노프는 과학이 단순히 공공정책을 지원하는 도구가 아니라, 정책적 정당성과 신뢰를 형성하는 핵심 과정임을 강조했다. 과학적 지식은 정책 결정 과정에서 권력과 정치적 맥락에 영향을 받으며, 이러한 상호작용을 통해 과학은 사회적, 정치적 정당성을 획득한다고 주장했다. 그녀는 과학기술이 정책을 형성하는 방식뿐만 아니라, 정책적 요구가 과학적 연구와 지식 생산을 어떻게 변화시키는지도 탐구했다.

과학적 지식의 사회적 구성 : 재서노프는 과학적 지식이 객관적이고 보편적인 것이 아니라, 사회적, 문화적, 정치적 맥락에서 구성된다고 주장했다. 그녀는 과학이 사회적 이해관계와 역사적 배경 속에서 형성되며, 과학자와 시민 간의 상호작용 속에서 그 의미가 변화한다고 보았다. 이 관점은 과학이 독립적인 진리 탐구로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 담론과 제도적 틀 안에서 구성된다는 점을 보여준다.

시민 참여와 민주주의 강조 : 재서노프는 과학과 기술의 정책 결정 과정에서 시민 참여를 중요하게 여겼다. 그녀는 대중이 단순히 과학적 정보를 수용하는 수동적 존재가 아니라, 과학적 의사결정 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과학적 지식의 정당성을 평가하고 논의할 수 있는 능동적 주체로 보았다. 그녀는 과학기술 정책이 투명성과 참여를 통해 더 민주적이고 책임감 있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위험과 불확실성의 관리 : 재서노프는 현대 사회에서 과학과 기술이 불확실성과 위험을 어떻게 관리하는지에 주목했다. 그녀는 과학적 불확실성이 정책 결정 과정에서 대중의 신뢰를 얻기 위해 어떻게 설명되고 정당화되는지를 분석했다. 이 과정에서 과학자와 정책 결정자들이 불확실성을 다루는 방식이 시민의 신뢰 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강조했다.

비교 연구를 통한 국제적 관점 제공 : 재서노프는 다양한 국가의 과학과 기술 정책을 비교하며, 각 사회가 과학적 지식을 수용하고 정당화하는 방식이 어떻게 다르게 나타나는지 분석했다. 예를 들어, 미국은 시민 참여와 공청회를 중시하는 반면, 독일은 과학자와 전문가의 권위를 더 신뢰한다는 차이를 발견했다. 이러한 비교 연구를 통해 그녀는 과학과 기술이 사회적 맥락에 따라 어떻게 작동하며, 공공정책과 결합되는지를 국제적 관점에서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4. 위비바이커


위비 바이커(Wiebe E. Bijker)는 과학기술학(STS) 분야에서 영향력 있는 학자로, 특히 기술의 사회적 구성(Social Construction of Technology, SCOT) 이론의 공동 창시자로 널리 알려져 있다. 그는 기술과 사회 간의 상호작용, 기술의 발전 과정에서의 사회적 요인, 그리고 기술의 민주화를 강조하며 STS 연구를 발전시키는 데 기여했다. 위비 바이커는 기술 발전이 사회적 과정임을 입증하며, 기술과 사회의 상호작용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틀을 제공한 학자이다. 그의 연구는 기술 민주화와 시민 참여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STS 분야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위비 바이커의 주요 연구와 특징

기술의 사회적 구성(SCOT) : 위비 바이커는 트레버 핀치(Trevor Pinch)와 함께 기술의 발전이 단순히 기술적 논리에 의해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 맥락과 상호작용하며 구성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SCOT 이론은 기술적 혁신이 다양한 사회적 집단(예: 사용자, 개발자, 규제 기관 등)의 필요와 이해관계에 따라 발전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 이론은 기술 결정론(Technology Determinism)을 비판하며, 기술은 사회적 선택과 협상 과정에서 만들어진 산물이라고 주장한다. 예를 들어, 자전거의 초기 디자인 변화 사례를 통해, 자전거가 단순히 효율성과 성능의 논리에 따라 발전한 것이 아니라, 당시 사회적 요구(안정성, 편의성 등)와 사용자 그룹 간의 논쟁에 의해 형성되었다는 점을 입증했다. 이 연구는 기술이 단순히 발전의 결과가 아니라, 다양한 사회적 요인과 상호작용하며 변화해왔음을 보여준다.

기술과 민주화 : 바이커는 기술과 사회 간의 관계를 탐구하면서, 기술이 민주적으로 관리되고 사용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기술 발전 과정에서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구조가 필요하며, 이를 통해 기술이 특정 집단의 이익을 넘어 사회 전체의 이익을 반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기술의 설계와 발전 과정에서 시민 참여와 투명성을 중요한 원칙으로 제시했다.

기술 결정론 비판 : 바이커는 기술 결정론이 기술을 단순히 사회 변화를 주도하는 독립적인 변수로 간주하는 한계를 비판했다. 그는 기술이 사회를 변화시키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 맥락이 기술의 발전을 가능하게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기술은 특정 시대의 사회적, 정치적, 문화적 요구에 따라 발전하며, 기술적 결과는 항상 여러 가능성 중 하나에 불과하다는 입장을 취했다.

사용자 혁신과 사회적 집단의 역할 : 바이커는 기술의 발전 과정에서 사용자의 역할을 강조했다. 그는 기술의 설계와 발전이 단순히 개발자의 의도에 의해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사용자 집단의 피드백, 요구, 재해석을 통해 변화한다고 보았다. 사용자는 단순히 기술을 소비하는 수동적인 존재가 아니라, 기술 발전에 능동적으로 기여하는 중요한 행위자라고 주장했다.

기술 시스템의 안정화(Stabilization) : 바이커는 기술이 안정화되기까지의 과정을 탐구하며, 이는 단순히 기술적 성과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 협상과 합의의 결과라고 주장했다. 기술의 안정화는 다양한 사회적 행위자들(개발자, 사용자, 규제 기관 등)이 기술의 사용 방식과 가치를 둘러싼 논쟁을 통해 이루어진다고 보았다. 안정화 이후에는 기술이 일종의 "당연한 것"으로 여겨지지만, 초기에는 다양한 가능성과 논란 속에서 선택된 결과물임을 강조했다.


대표 저서

Of Bicycles, Bakelites, and Bulbs: Toward a Theory of Sociotechnical Change (1995) : 기술의 사회적 구성 이론을 체계적으로 정리한 책으로, 자전거, 플라스틱(베이클라이트), 전구의 발전 과정을 사례로 기술의 발전이 사회적 협상과 상호작용의 결과임을 분석했다.                      

The Social Construction of Technological Systems: New Directions in the Sociology and History of Technology (1987, 공동 편집) : SCOT 이론을 제시한 선구적인 저작으로, 기술 발전의 사회적 맥락을 탐구한 연구 논문들을 수록했다.                     



5. 도널드 맥켄지


도널드 맥켄지(Donald MacKenzie)는 과학기술학(STS)에서 중요한 학자로, 기술의 사회적 구성, 금융 기술, 그리고 과학과 사회의 상호작용에 대한 연구로 잘 알려져 있다. 그는 기술적 혁신과 지식이 단순히 기술적 논리에 의해 형성되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 맥락 속에서 구성된다는 점을 강조하며 STS 연구의 폭을 넓혔다. 특히, 금융 시장과 수학적 모델의 역할에 대한 독창적인 분석으로도 주목받는다. 도널드 맥켄지는 기술과 과학이 사회와 맺는 복잡한 관계를 탐구하며, STS 연구를 경제와 금융 분야로 확장한 선구적 학자이다. 그의 연구는 과학적 지식과 기술의 사회적 구성, 경제적 실천의 기술적 특성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통찰을 제공한다.


맥켄지의 주요 연구 특징

기술의 사회적 구성 분석 : 맥켄지는 기술이 단순히 효율성과 기술적 진보의 결과가 아니라, 사회적 협상과 권력 관계 속에서 형성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기술적 정확성이나 신뢰성이 사회적 과정과 상호작용하며 구축된다고 보았다. 이를 통해 기술 결정론을 비판하며, 기술적 시스템의 발전이 특정 시대와 사회적 맥락에서 어떻게 만들어지는지를 탐구했다.

금융 기술과 수행 가능성(Performativity) : 맥켄지는 금융 시장에서 사용되는 수학적 모델이 단순히 시장을 설명하거나 예측하는 것이 아니라, 시장의 작동 방식을 변화시키고 형성한다고 주장했다. 이를 "수행 가능성(performativity)" 이론으로 설명하며, 금융 모델이 실제 현실을 구성하는 과정에 주목했다. 예를 들어, 블랙-숄즈(Black-Scholes) 옵션 가격 모델은 금융 시장에서 단순히 현실을 반영하는 도구가 아니라, 그 모델이 사용됨으로써 시장이 해당 모델에 맞춰 변화했다고 분석했다. 이러한 연구는 STS를 금융과 경제 분야로 확장하는 데 기여했다.

과학적 지식의 신뢰성과 권위 : 맥켄지는 과학적 지식이 단순히 객관적인 데이터와 실험 결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사회적 협상과 권위를 통해 정당성을 얻는다고 주장했다. 그는 과학적 지식의 생산과 수용 과정에서 나타나는 사회적, 정치적 요인을 분석하며, 과학이 사회와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를 탐구했다.

기술적 시스템의 안정화(Stabilization) : 그는 기술 시스템이 안정화되는 과정을 연구하며, 이는 기술적 성과뿐만 아니라 사회적 요인, 경제적 조건, 정치적 압력에 의해 결정된다고 보았다. 안정화된 기술은 시간이 지나면서 당연한 것으로 여겨지지만, 초기에는 다양한 가능성과 논란 속에서 선택된 결과임을 강조했다. 이는 기술 발전이 특정 사회적 맥락에서 이루어지는 복잡한 과정임을 잘 보여준다.

군사 기술과 정치적 맥락 : 맥켄지는 군사 기술의 발전 과정이 정치적 요인과 사회적 가치에 의해 어떻게 영향을 받는지를 분석했다. 그의 저서『Inventing Accuracy: A Historical Sociology of Nuclear Missile Guidance』(1990)는 핵 미사일 유도 시스템의 발전 과정을 사회적 관점에서 분석하며, 기술적 정확성이 정치적 필요와 사회적 압력 속에서 어떻게 구성되는지를 탐구했다.


주요 저서  

Inventing Accuracy: A Historical Sociology of Nuclear Missile Guidance (1990) : 핵 미사일 유도 시스템의 발전 과정을 분석하며, 기술적 정확성이 사회적, 정치적 요인에 의해 형성된다는 점을 보여준다.

An Engine, Not a Camera: How Financial Models Shape Markets (2006) : 금융 모델이 단순히 시장을 묘사하거나 설명하는 도구가 아니라, 시장 행동을 변화시키는 도구로 작동한다는 수행 가능성(performativity) 이론을 체계적으로 정리한 책이다.      

Material Markets: How Economic Agents Are Constructed (2009) : 경제 활동이 기술적, 물질적, 사회적 구성 요소에 의해 형성되는 과정을 탐구하며, 금융과 경제의 사회적 측면을 STS 관점에서 분석했다.


맥켄지 연구의 의의  

STS와 금융의 연결 : 전통적으로 과학과 기술에 집중되었던 STS 연구를 금융과 경제 분야로 확장하며, 금융 기술이 시장에 미치는 사회적 영향을 분석했다.      

수행 가능성 이론의 정립 : 금융 시장과 모델의 관계를 통해 과학적 이론과 기술이 사회적 현실을 형성하는 과정을 설명하며, STS 연구에 새로운 방향을 제시했다.      

기술 결정론 비판 : 기술 발전이 단순히 기술적 진보의 결과가 아니라, 사회적 협상과 맥락 속에서 이루어진다는 점을 입증했다.      

사회적 책임과 기술 : 기술적 시스템과 과학적 지식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탐구하며, 기술과 과학이 책임감 있게 발전해야 한다는 관점을 제시했다.      

군사 기술과 정치적 요인의 분석 : 군사 기술의 발전이 사회적, 정치적 압력에 의해 형성된다는 점을 밝혀, 기술의 정치적 성격을 이해하는 데 기여했다.      




6. 스티브올가


스티브 울가(Steve Woolgar)는 과학기술학(STS) 분야에서 중요한 학자로, 과학적 지식의 사회적 구성, 기술의 사용과 해석, 그리고 과학 연구와 권력의 관계를 탐구한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그는 특히 브루노 라투르(Bruno Latour)와 함께 수행한 연구로 유명하며, 과학적 지식이 단순히 객관적 진리의 축적이 아니라, 사회적 상호작용과 협상 속에서 형성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스티브 울가는 과학적 지식과 기술이 사회적 맥락 속에서 형성되고 변화하는 과정을 탐구하며, STS 연구의 지평을 넓힌 학자이다. 그의 연구는 과학과 기술의 사회적 본질과 권력 관계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통찰을 제공한다.



스티브 울가의 주요 연구 특징

과학적 지식의 사회적 구성(Social Construction of Scientific Knowledge) : 스티브 울가는 과학적 지식이 객관적 사실이나 자연의 직접적 반영이 아니라, 사회적 과정과 상호작용의 결과물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과학자들이 실험실에서 데이터를 생성하고 해석하는 방식이 사회적 맥락과 규범, 그리고 연구 공동체의 기대에 의해 형성된다고 보았다. 이를 통해 과학적 진리는 사회적 상호작용과 담론의 산물임을 입증했다.

실험실 연구(Laboratory Studies) : 울가는 브루노 라투르와 함께 수행한 연구를 통해, 과학적 사실과 기술적 혁신이 실험실이라는 특수한 환경에서 어떻게 구성되는지를 탐구했다. 대표 저서인 **『Laboratory Life: The Construction of Scientific Facts』(1979)**에서 그는 실험실을 관찰하며, 과학적 지식이 어떻게 생산되고 정당화되는지를 분석했다. 이 연구는 과학적 사실이 단순히 자연에서 발견되는 것이 아니라, 실험실에서 인간, 도구, 데이터의 상호작용을 통해 구성된다는 점을 보여주었다.

기술과 사회의 상호작용 : 울가는 기술 사용과 해석 과정에서 인간의 역할을 강조했다. 그는 기술이 단순히 설계자의 의도에 따라 사용되는 것이 아니라, 사용자의 맥락적 이해와 재해석에 의해 새롭게 정의된다고 주장했다. 이는 기술 결정론을 비판하며, 기술이 사회적 과정 속에서 끊임없이 재구성된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기술의 스크립트(The Script of Technology) : 울가는 기술이 특정한 사용 방식을 암묵적으로 제안하거나 강요하는 "스크립트"를 포함한다고 주장했다. 기술 설계자는 특정 사용 방식을 예상하고 이를 설계에 반영하지만, 사용자는 이 스크립트를 수용하거나 변경할 수 있다. 이를 통해 그는 기술과 사용자 간의 상호작용이 기술의 의미와 사용 방식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임을 밝혔다.

권력과 과학 : 울가는 과학이 단순히 지식 생산의 장이 아니라, 권력 관계와 밀접하게 연결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과학적 권위가 사회적 신뢰와 제도적 구조를 통해 정당화되며, 과학적 담론이 특정 집단의 이익과 권력을 유지하는 데 사용될 수 있음을 탐구했다. 이러한 관점은 과학이 중립적이고 독립적인 활동이라는 전통적 시각을 비판하며, 과학과 권력의 복잡한 관계를 드러낸다.


주요 저서

Laboratory Life: The Construction of Scientific Facts (1979, 브루노 라투르와 공저) : 실험실 연구를 통해 과학적 사실이 어떻게 구성되는지를 분석한 STS 분야의 고전이다. 과학적 지식이 실험실이라는 사회적 맥락에서 구성된다는 점을 보여준다.                      

The Machine at Work: Technology, Work and Organization (1997, 키스 그린하우프와 공저) : 기술이 조직과 노동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며, 기술과 사회의 상호작용을 탐구했다. 기술의 사용과 해석 과정에서 인간의 역할을 강조했다.                     

 Virtual Society? Technology, Cyberbole, Reality (2002, 편저) :  디지털 기술과 가상사회에서 기술과 인간의 관계를 분석하며, 기술 결정론적 관점을 비판했다. 기술이 사회적 구조와 상호작용하며 의미를 생성한다는 점을 논의했다.     



7. 해리콜린스


해리 콜린스(Harry Collins)는 영국의 사회학자이자 과학기술학(STS) 분야의 주요 학자로, 과학적 지식의 사회적 구성과 전문성 연구로 널리 알려져 있다. 1943년 영국 런던에서 태어난 콜린스는 케임브리지 대학교에서 자연과학을 전공한 뒤, 사회학으로 전향하며 과학을 사회적 과정으로 분석하려는 학문적 여정을 시작했다. 그의 학문적 전환은 과학이 단순한 객관적 사실의 축적이 아니라, 사회적 맥락에서 형성된다는 관점에서 비롯되었다.ㅡ콜린스는 1970년대에 과학 실험과 지식 생산의 사회적 측면을 탐구하는 연구를 시작했다. 특히 중력파 검출 연구에 집중하며, 과학자들이 데이터를 해석하고 과학적 지식을 구성하는 과정에서 사회적 요인이 어떻게 작용하는지 분석했다. 그는 이러한 연구를 통해 과학적 지식의 상당 부분이 문서나 언어로 완전히 전달될 수 없는 암묵적 지식(Tacit Knowledge)에 의해 형성된다고 주장했다. 이와 더불어, 과학적 작업에 직접 참여하지 않더라도 전문 지식을 바탕으로 효과적으로 소통할 수 있는 상호작용적 전문성(Interactional Expertise) 개념을 제시하여 STS 연구에서 큰 반향을 일으켰다.


콜린스는 웨일즈의 카디프 대학교에서 오랫동안 교수로 재직하며, 과학 지식 연구소(Centre for the Study of Knowledge, Expertise and Science, SKES) 설립에 기여했다. 그는 『Changing Order』, 『The Golem: What You Should Know about Science』, 그리고 『Rethinking Expertise』 등 다수의 저서를 통해 과학적 지식의 사회적 구성과 전문성의 본질을 심도 있게 탐구했다. 특히 『The Golem』은 과학의 오류 가능성과 인간적 요소를 대중적으로 설명하며 과학기술학의 대중화에 기여한 대표작으로 꼽힌다.


2000년대 이후, 콜린스는 과학과 기술의 사회적 책임과 공공 참여를 강조하며 과학적 정책 결정에서의 민주적 접근을 옹호했다. 그는 과학자, 정책 입안자, 그리고 대중 간의 소통을 증진시키기 위해 노력하며, 현대 사회에서 과학기술의 윤리적 역할을 논의하는 데 중요한 기여를 했다. 은퇴 후에도 그는 강연, 집필, 연구 활동을 지속하며 과학의 사회적 본질과 전문성에 대한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해리 콜린스는 과학이 단순히 객관적 진리를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 과정 속에서 구성되고 실천된다는 점을 밝히며 STS 연구의 발전에 크게 기여했다. 그의 연구는 과학적 지식과 기술의 사회적 구성, 전문성의 사회적 성격, 그리고 과학기술의 민주화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토대를 제공한다.


콜린스의 주요 연구 주제  

과학적 지식의 사회적 구성 : 과학적 지식은 객관적인 데이터에 의해 단순히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과학자들 사이의 상호작용, 실험 과정, 사회적 요인에 의해 구성된다고 본다. 실험실 연구, 데이터의 해석 과정, 그리고 과학적 논쟁의 사회적 맥락에 대해 연구했다.      

전문성과 기술 지식 : 전문성이란 단순한 기술적 능력이나 학문적 자격이 아니라, 사회적 경험과 학습의 결과라고 주장했다. 그는 전문성의 유형을 구분하며 과학과 기술의 사회적 역할을 분석했다.      

실험의 사회적 성격 : 과학 실험은 단순히 자연의 진리를 발견하기 위한 과정이 아니라, 과학 공동체가 실험 결과를 정당화하고 수용하는 사회적 과정이라고 주장한다. 예: 실험이 성공했다고 여겨지는 것은 결과가 과학 공동체의 기대와 부합할 때라는 관점.      

암묵적 지식(Tacit Knowledge)  : 그는 과학의 많은 지식이 "침묵적 지식", 즉 언어나 문서로 완전히 전달할 수 없는 암묵적 지식에 기반한다고 주장했다. 실험 기술이나 숙련은 경험을 통해 전달되며, 이는 과학적 지식의 중요한 부분이다.

상호작용적 전문성(Interactional Expertise) : 과학자들이 직접 실험을 하지 않더라도, 그 주제에 대해 충분히 이해하고 다른 전문가와 효과적으로 소통할 수 있는 능력을 상호작용적 전문성이라고 정의했다. 이는 과학이 사회와 어떻게 연결되고 커뮤니케이션되는지에 대한 중요한 관점을 제공한다.      


콜린스의 주요 저서  

 Changing Order: Replication and Induction in Scientific Practice (1985) : 과학 실험과 지식의 생성이 사회적 과정임을 보여준다. 실험 결과가 복제되고 받아들여지는 과정을 사회적 맥락에서 분석한다.

 The Golem: What You Should Know about Science (1993, 공동 저술) : 과학이 전지전능한 진리의 전달자가 아니라, 오류 가능성과 인간적 요소를 포함하는 과정임을 설명한다. 과학의 불완전성과 사회적 역할에 대한 대중적 접근을 시도한 책이다.      

Rethinking Expertise (2007, 공동 저술) : 전문성이 무엇인지에 대해 재정의하고, 과학과 기술에서의 전문성의 다양한 유형을 탐구한 책이다. 상호작용적 전문성과 침묵적 지식을 중심으로 논의를 전개한다.      


콜린스의 연구 의의  

과학의 사회적 본질 강조 : 과학이 객관적이고 절대적인 진리의 추구가 아니라, 사회적 과정 속에서 형성된다는 점을 보여줌으로써 과학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제시했다.      

전문성의 사회적 구성 :  과학적 지식과 기술적 전문성이 단순한 기술적 숙련이 아니라, 사회적 맥락과 상호작용에 의해 형성된다는 점을 밝혔다.      

 STS의 대중화 기여 :『The Golem』과 같은 저서를 통해 과학과 기술의 사회적 본질을 일반 대중에게 알리는 데 기여했다.      

침묵적 지식과 상호작용적 전문성의 개념 확립 : 과학의 지식이 단순히 명시적 언어로 전달될 수 없는 부분이 있음을 지적하며, 이를 중심으로 과학적 실천과 학습 과정을 재조명했다.      


콜린스가 정리한 전문성의 영역


골렘(The Golem: What You Should Know About Science)

골렘(The Golem: What You Should Know About Science)은 해리 콜린스(Harry Collins)와 트레버 핀치(Trevor Pinch)가 공동 저술한 책으로, 과학기술학(STS)을 대중적으로 소개하기 위한 대표적인 저작이다. 이 책은 과학을 전지전능하고 오류 없는 진리의 전달자가 아니라, 인간적이고 불완전한 과정으로 설명하며, 과학에 대한 대중의 이해를 확장하는 데 기여했다. 책에서 저자들은 과학을 유대교 전설의 골렘에 비유했다. 골렘은 강력하지만, 인간의 통제를 벗어나거나 실수를 저지를 수 있는 존재로 묘사된다. 과학도 골렘처럼 강력한 도구이지만, 인간에 의해 만들어지고 관리되기 때문에 완벽하지 않고 오류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 비유는 과학이 절대적 진리를 제공하는 신성한 존재가 아니라, 사회적·역사적 맥락 속에서 형성된다는 점을 잘 나타낸다.

골렘은 과학의 실패 사례를 통해 과학의 한계를 설명한다. 예를 들어, 콜드퓨전 논란, 소련의 리센코 유전학 논쟁, 미국의 스타워즈 프로젝트 같은 사례를 분석하며, 과학이 단순히 진리를 추구하는 활동이 아니라, 정치적, 경제적, 사회적 요인과 얽혀 있음을 보여준다. 이러한 사례들은 과학이 단순히 객관적 데이터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과학자들 사이의 협상과 사회적 맥락 속에서 형성된다는 점을 잘 드러낸다.

또한, 이 책은 과학의 민주화를 강조하며 대중의 과학적 이해와 참여의 중요성을 설파한다. 저자들은 과학적 지식이 전문 과학자들의 전유물이 되어서는 안 되며, 대중의 비판적 참여를 통해 더욱 책임감 있고 민주적인 방향으로 발전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를 위해 대중이 과학의 복잡성과 한계를 이해하고, 과학적 의사결정 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골렘은 과학의 한계와 인간성을 이해하게 하며, 과학에 대한 무비판적 신뢰를 경계하도록 만든다. 이 책은 과학기술학(STS)의 대중화에 크게 기여했으며, 과학적 사고와 민주적 의사결정의 필요성을 알리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후속작인 『골렘 앳 라지(The Golem at Large)』는 과학 대신 기술 사례를 중심으로, 원자력이나 군사 기술 같은 대규모 기술 시스템에서 발생한 오류와 논란을 다루며, 기술의 사회적 영향을 분석한다.

골렘은 과학과 기술이 가진 힘과 한계를 이해시키고, 과학적 지식과 대중 간의 관계를 재정립하려는 중요한 시도를 담고 있다. 이 책은 과학에 대한 비판적 사고를 촉진하고, 과학과 사회의 연결을 깊이 있게 이해하도록 돕는다.






8. 브라이언 윈


브라이언 윈(Brian Wynne)은 과학기술학(STS) 분야의 주요 학자로, 특히 위험, 불확실성, 그리고 대중의 과학 이해(Public Understanding of Science)에 대한 연구로 널리 알려져 있다. 그는 과학적 지식, 대중의 신뢰, 그리고 정책 결정 과정에서 과학과 사회 간의 상호작용을 탐구하며, 현대 사회에서 과학이 가지는 역할과 한계를 조명했다. 윈은 과학이 불확실성을 관리하거나 이해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과학적 지식 자체가 항상 확실하고 완벽한 것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그는 과학적 지식이 사회적 맥락 속에서 형성되며, 과학자들의 위험 관리 방식이 대중의 신뢰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강조했다. 특히 위험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연구를 통해, 대중이 위험을 받아들이는 방식은 단순히 과학적 데이터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문화적, 사회적 배경과 상호작용한다는 점을 밝혔다.


그는 또한 대중의 과학 이해에 대해 비판적인 관점을 제시했다. 대중이 과학을 신뢰하지 않는 이유가 단순히 지식 부족 때문이라는 전제에 반대하며, 과학적 지식이 대중의 경험과 가치관을 무시하거나 일방적으로 전달될 때 신뢰가 약화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과학적 의사소통이 대중과 과학자 간의 상호작용적이고 상호 존중적인 과정이 되어야 하며, 이를 통해 대중의 목소리를 포함하는 과학의 민주화를 촉진해야 한다고 보았다. 환경 문제에서도 그는 과학과 사회의 관계를 탐구했다. 특히 체르노빌 원전 사고 이후 영국 양 농민들과 과학자들 간의 신뢰 부족 문제를 연구하며, 과학적 지식이 현지의 경험과 결합되지 않을 때 발생하는 문제를 분석했다. 이 연구는 과학적 지식이 단순히 객관적이고 보편적인 것이 아니라, 지역적 맥락과 대중의 경험을 고려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윈의 연구는 과학적 지식과 대중 간의 관계를 재구성하며, 과학의 민주화를 촉진하는 데 중요한 기여를 했다. 그는 현대 사회의 위험과 불확실성을 관리하는 데 있어 과학의 한계를 드러내고, 대중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과학이 대중의 경험과 가치관을 인정하고 통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의 연구는 과학과 사회 간의 상호작용을 이해하고, 과학적 의사소통의 윤리적, 민주적 과제를 해결하는 데 중요한 길잡이가 되고 있다. 브라이언 윈(Brian Wynne)의 연구는 과학기술학(STS) 분야에서 독특한 관점을 제공하며, 그의 주요 연구 특징은 다음과 같다.


브라이언 윈의 연구 특징

과학과 불확실성에 대한 탐구 : 윈은 과학적 지식이 항상 확실하고 완벽한 것이 아니라, 불확실성과 한계를 내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과학자들이 불확실성을 다루는 방식을 분석하며, 과학이 불확실성을 완벽히 제거하는 것이 아니라 이를 사회적 맥락 속에서 관리하려 한다고 보았다. 특히, 과학적 불확실성이 정책 결정과 대중의 신뢰에 미치는 영향을 탐구했다.

위험 커뮤니케이션과 대중의 반응 : 그는 과학적 위험이 대중에게 어떻게 전달되고, 대중이 이를 어떻게 받아들이는지를 연구했다. 윈은 위험 커뮤니케이션이 단순히 과학적 데이터를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대중의 문화적, 사회적 배경과 상호작용한다고 주장했다. 대중은 과학적 정보 자체만이 아니라, 정보를 전달하는 기관의 신뢰성, 태도, 그리고 사회적 맥락에 따라 위험을 수용하거나 거부한다고 보았다.

과학의 사회적 구성과 대중의 참여 : 윈은 과학적 지식이 단순히 객관적 데이터에 의해 형성되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 맥락과 상호작용하며 구성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과학적 의사결정 과정에서 대중의 참여를 중요시하며, 대중이 단순히 과학적 지식을 소비하는 존재가 아니라, 자신의 경험과 지식을 통해 과학적 논의에 기여할 수 있다고 보았다.

신뢰와 과학자-대중 관계 : 그의 연구는 과학자와 대중 간의 신뢰 형성에 초점을 맞췄다. 그는 과학자들이 대중의 경험과 가치관을 무시하거나 과학적 권위만을 강조할 때 신뢰가 약화된다고 주장했다. 과학자들이 대중의 관점을 존중하고, 상호작용적 관계를 구축할 때 신뢰가 회복될 수 있다고 보았다.

환경 문제와 과학적 대응 : 윈은 환경 문제에서 과학과 사회의 상호작용을 심층적으로 분석했다. 특히 체르노빌 원전 사고 이후의 연구를 통해, 과학적 지식이 대중의 지역적 경험과 결합되지 않을 때 발생하는 문제를 강조했다. 그는 과학적 대응이 현지의 문화적 맥락과 대중의 관점을 반영해야 효과적으로 작동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9. 아델클라크


아델 클라크(Adele Clarke)는 과학기술학(STS)과 사회학 분야에서 중요한 학자로, 상황분석(Situational Analysis), 의학적 사회학(Medical Sociology), STS와 페미니즘, 그리고 신자유주의의 비판적 분석에 기여한 업적으로 잘 알려져 있다. 그녀는 과학과 기술이 사회적, 문화적, 역사적 맥락 속에서 형성되고 권력 구조와 결합된다는 점을 강조하며, STS 연구의 지평을 넓혔다. 그녀의 연구는 특히 의료, 생명과학, 젠더 문제를 중심으로 과학과 기술이 어떻게 작동하고 영향을 미치는지를 심층적으로 탐구한다.


클라크는 상황분석(Situational Analysis)이라는 혁신적인 방법론을 통해 질적 연구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했다. 그녀는 기존의 그라운드 이론(Grounded Theory)을 확장하여 특정 현상을 둘러싼 다양한 행위자와 맥락을 지도(map) 형태로 분석하는 방법을 개발했다. 상황분석은 연구자가 권력, 관계, 담론, 물질적 요인이 특정 상황에서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를 입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게 한다. 이 접근법은 복잡한 사회적 현상, 특히 의료, 기술, 환경 문제를 연구하는 데 유용한 도구로 평가받는다.


의학적 사회학(Medical Sociology) 분야에서 클라크는 의료 기술과 체계가 사회적 맥락에서 어떻게 형성되고 작동하는지를 연구했다. 그녀는 생식 기술(예: 시험관 아기, 불임 치료)과 같은 생명과학 기술이 개인과 사회, 정책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며, 의료 기술이 단순한 생물학적 도구가 아니라 사회적 규범과 가치관을 반영하고 재구성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그녀는 의료화(medicalization)를 넘어서는 생의학화(biomedicalization)라는 개념을 제시하며, 의료 기술과 건강 관리가 기술적, 과학적 관리로 전환되는 과정과 그로 인한 사회적 영향을 탐구했다.


클라크는 신자유주의가 과학, 기술, 그리고 의료에 미치는 영향을 비판적으로 분석했다. 그녀는 신자유주의가 건강과 의료를 점점 더 시장 중심적으로 전환시키고, 의료 서비스와 기술의 상품화를 촉진한다고 보았다. 이러한 과정에서 의료 기술과 건강 관리가 개인의 책임으로 전가되며, 신자유주의적 시장 논리가 의료의 본질을 변화시키는 문제를 지적했다. 예를 들어, 생의학화는 건강 관리의 발전으로 보이지만, 실질적으로는 의료의 상품화와 개인화라는 신자유주의적 특성을 반영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녀는 과학기술 개발이 자본과 권력의 논리에 따라 이루어지면서 공공의 이익보다는 특정 집단의 이익을 우선시하게 되는 문제를 경고했다.


클라크는 STS와 페미니즘을 통합하며, 과학과 기술이 젠더, 인종, 계급 등의 사회적 범주와 어떻게 얽혀 있는지를 탐구했다. 그녀는 과학과 기술이 종종 기존의 권력 구조를 재생산하며, 이를 통해 사회적 불평등을 심화시킬 수 있음을 비판했다. 특히 생식 기술과 같은 생명과학 분야에서 여성의 경험과 권리가 기술적, 사회적 규범에 의해 어떻게 규정되고 제한되는지를 분석하며, 여성들이 기술 발전의 영향을 가장 직접적으로 경험하는 동시에, 종종 그 과정에서 배제되는 이중적 현실을 지적했다.


또한, 클라크는 인간과 비인간 행위자 간의 상호작용에 주목하며, STS에서 행위자-네트워크 이론(ANT)의 영향을 받아 과학과 기술이 물질적 실체와 결합해 작동하는 방식을 분석했다. 그녀는 인간과 비인간(예: 기술, 도구, 데이터) 행위자가 특정 상황에서 관계를 형성하며, 이러한 관계가 사회적 결과를 만들어낸다고 주장했다. 이를 통해 과학기술의 사회적 효과와 작동 방식을 입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새로운 분석 틀을 제공했다.

클라크의 대표 저서로는 『Situational Analysis: Grounded Theory After the Postmodern Turn』(2005), 『Disciplining Reproduction: Modernity, American Life Sciences, and the Problems of Sex』(1998), 『Biomedicalization: Technoscience, Health, and Illness in the U.S.』(2010) 등이 있다. 이 저작들에서 그녀는 상황분석 이론을 정립하고, 생명과학과 의료 체계가 현대 사회에서 어떻게 작동하며 사회적 규범을 형성하는지 분석했다. 특히, 『Biomedicalization』은 의료의 과학화와 기술화가 건강과 질병, 개인의 삶에 미치는 영향을 체계적으로 다룬 저작으로, 의료화와 신자유주의적 생의학화의 차이를 명확히 규명했다.


아델 클라크는 과학과 기술이 단순한 도구적 현상이 아니라, 신자유주의적 구조, 젠더 권력, 그리고 사회적 맥락 속에서 형성되고 작동하는 복합적 네트워크로 이해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STS 연구를 확장한 중요한 학자이다. 그녀의 연구는 과학과 기술의 사회적, 경제적, 정치적 영향을 비판적으로 분석하며, STS 연구에서 질적 연구 방법론과 비판적 사회 이론을 결합한 중요한 업적으로 평가받는다.



10. 과학기술의 3가지 물결


STS(Science, Technology, and Society) 학문에서 1세대, 2세대, 3세대 물결은 STS 연구의 발전 과정과 학문적 초점의 변화를 나타내는 개념이다. 이 구분은 STS 학자들이 과학과 기술을 바라보는 관점의 변화, 연구 대상의 확장, 그리고 사회적·정치적 개입의 수준을 설명한다. 이러한 물결은 서로 단절된 것이 아니라, 서로를 기반으로 점진적으로 확장되어 왔다. STS는 현재 3세대 물결을 통해 현대 사회에서 과학과 기술의 윤리적·정치적 책임을 논의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1세대 물결 (The First Wave): 과학과 기술의 사회적 구성  

시기와 특징 : 주로 1970~1980년대에 해당하며, 과학과 기술이 사회적 맥락에서 구성된다는 주장을 중심으로 한다. 과학적 지식이 객관적이고 절대적인 것이 아니라, 사회적 과정과 문화적 요인에 의해 형성된다는 것을 강조한다.      

핵심 개념 : 사회적 구성주의(Social Constructivism): 과학적 지식은 과학자들 간의 상호작용, 협상, 그리고 사회적 규범에 의해 형성된다. 실험실 연구(laboratory studies)를 통해 과학의 실제 과정을 탐구.

주요 학자 및 이론 : 데이비드 블루어(David Bloor): 강한 프로그램(Strong Programme)을 통해 과학 지식을 사회적으로 설명. 브루노 라투르(Bruno Latour)와 스티브 울가(Steve Woolgar): 실험실 연구로 과학적 사실 구성 과정을 탐구 (『Laboratory Life』).      

의의와 한계 : 과학의 사회적 맥락을 탐구하는 데 기여했으나, 기술의 역할이나 과학 외부와의 상호작용을 충분히 다루지 못했다는 한계가 있다.      


2세대 물결 (The Second Wave): 과학·기술·사회 상호작용  

시기와 특징 : 1980년대 후반부터 1990년대까지의 연구를 포함하며, 기술을 독립적인 연구 대상으로 포함한다. 과학과 기술이 단순히 사회에 의해 구성되는 것이 아니라, 사회와 기술 간의 상호작용이 있다는 점에 초점을 맞춘다.      

핵심 개념 : Actor-Network Theory (ANT): 인간(사회적 행위자)과 비인간(기술적·물질적 행위자)이 네트워크를 통해 상호작용하며 사회와 기술이 형성된다.

주요 학자: 브루노 라투르, 미셸 칼롱(Michel Callon).

기술 결정론 비판: 기술은 사회적 맥락에서 사용되고 재구성되며, 단순히 발전의 결과로 사회를 변화시키지 않는다.      

주요 연구 초점 : 기술과 사회의 관계: 기술이 사회적 구조를 형성하는 동시에, 사회적 구조에 의해 형성됨. 예: 자전거 기술의 발전이 사용자의 요구와 문화적 맥락에 따라 변화했다는 연구.      

의의와 한계 :  기술과 사회 간의 상호작용을 더 깊이 탐구했으나, 사회적 불평등, 정치적 권력 구조에 대한 분석이 부족했다는 비판이 있다.      


3세대 물결 (The Third Wave): 비판적 참여와 사회적 책임  

시기와 특징 : 2000년대 이후를 포함하며, STS 연구가 사회적·정치적 의제 설정과 공공 참여를 강조하는 단계이다. STS 연구자들은 과학과 기술이 사회적 책임을 져야 한다는 입장에서 실질적 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개입한다.      

핵심 개념 : 비판적 STS(Critical STS): 과학과 기술이 사회적 약자, 환경, 윤리적 문제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고 대안을 모색. 공공 참여(Public Engagement): 과학과 기술의 개발 과정에 시민들이 참여하여 민주적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한다. 사회적 책임(Social Responsibility): 과학과 기술이 불평등, 생태위기, 정치적 권력 남용과 같은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      

주요 초점 : AI, 생명공학, 기후 변화와 같은 현대적 문제에서 과학과 기술의 역할. 과학적 정책 결정에서 민주주의와 공공 참여의 중요성. 과학자와 기술자의 윤리적 책임.      

의의와 한계 : STS 연구를 단순한 이론적 분석에서 벗어나, 사회적 실천과 정책 제언으로 확장. 그러나 STS 학자들이 정책 결정 과정에서 가지는 한계와 영향력 부족 문제가 제기되기도 한다.      


물결의 연속성  

1세대는 과학적 지식의 사회적 구성에 초점을 맞췄다.

2세대는 과학과 기술의 상호작용을 강조했다.

3세대는 사회적 책임과 공공 참여를 중심으로 과학기술의 민주화를 추구한다.




0. 나오기


과학사회학에서 시작한 STS의 여정은 과학지식사회학에서 에든버러학파와 바스학파로 나누어지면서 고유한 연구의 방법론이 완성되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리고 에든버러학파는 스트롱프로그램을 강화하고 바든학파는 EPOR, SCOT 프로그램을 발전시키면서 사회적 구성에 대한 논의를 더해간다는 것도 알 수 있다. 미국의 경우에는 페미니즘 과학이 발전하면서 도나해러웨이에 와서 현재 활짝 꽃을 피우고 있는 영역이기도 하다. 이러한 연구들이 모두 STS가 나오는 과정에서 도출된 것이며, 앞으로 다양한 확장의 기회가 끊임없이 생기는 것도 알 수 있다. STS는 미래를 위한 것이고 그 미래에 어느순간에 경계를 넘는 새로운 방향성을 고민할 때 STS는 사람들의 생각에 날개를 달아줄 것이다. 여기까지 간략하게 STS의 이론들과 학자들을 알아보았다. 다음에는 이제 학자 한명씩 선정해서 내용들을 줄기차게 알아보고자 한다.



https://brunch.co.kr/@minnation/3561


https://brunch.co.kr/@minnation/38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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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youtube.com/watch?v=F74LyrjrHZo

BMT 2011 Adele Clarke: Qualitative Research and Postmodernis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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