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정부에서 피지털 플랫폼 정부 구성하기
플랫폼 장치가 중심이 된 플랫폼 자본주의에서는 물질과 비물질 양계모두에서 전환이 일어나며 더욱이 플랫폼은 이 두 세계를 상호 연결함으로써 상호의존성을 강화시켰다. 비물질의 디지털 세계digital와 물질의 물리적physical 세계가 끊임없이 상호작용하면서 혼합되는 세계가 만들어지는데 이것을 '피지털'phygital이라고 한다. '피지털'이라는 용어는 원래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소비 경험의 차이를 줄여주기 위해서 브랜딩 바케팅 용어로 쓰였으나 '피지털 커먼즈'의 저자인 김광석은 바우웬스의 용법으로 정리하여 비물질 세계와 물질세계가 혼재하는 혼합현실mixed reality로 사용한다. 피지털계는 구글, 인스타그램, 우버 등의 빅테크 회사들의 주도하에서 새로운 플랫폼자본주의의 모습을 보여준다.
그러나 플랫폼자본주의가 가져온 사회적 문제는 자명하다. 오늘은 대안으로 제시할 수 있는 '피지털 커먼즈'의 개념에 더해서 이광석(2021) 교수님이 제난한 매쉬업과 리믹스의 혼종적 방식이 어떻게 우리가 사는 현실공간인 도시를 재구성하는지 살펴본다. 2018년부터 시작된 서울시립대의 연구프로젝트인 ‘디지털폴리스’에서 영감을 얻어 디지털폴리스가 구성될 때 피지컬커먼즈가 어떤 방식으러 작용하게 되는지 가상의 시나리오를 생각해보고자 한다. 더욱이 기존의 전자정부 논의에서 이러한 디지털폴리스를 관리하기 위한 방법으로 ‘피지털 플랫펌 정부’를 제안한다.
왜 커먼즈(commons)인가?
커먼즈의 한국어 표기법인 ‘공유‘는 플랫폼의 공유경제(sharing economies)로 포획돼 죽은 언어가 되었음. 공유 전통의 호혜 개념을 시민의 언어로 재전유하고자 함
‘공유지’ 는 국가 관리의 유휴 토지 등 물질 자원의 시민 임대나 위탁을 지칭하고 있어 토지 개념으로 사용
‘공통장’ 공유문화가 생성되는 바탕, 근거지라는 범용화된 용어로 공유지 개념에 비해 비물질 디지털 자원의 공통적인 것을 아우르지만
물질과 비물질 자원을 공동생하는 주체와 집합 관계적 실천의 뉘앙스가 잘 묻어나지 않음
커먼즈의 층위
마이클하트와 네그리의 구분 : 지구와 에코시스템, 비물질 자원, 물질 자원, 도시-지역 사회적 영토, 사회기관 및 서비스 자원
커먼즈 혁신가들의 구분 : 자연자원 커먼즈, 사회 커먼즈(사민주의 노동자 연대), 지식 커먼즈(인지자본주의 이후 급증한 빅데이터), 도시 커먼즈(팹랩, 공동제작 공간)
데이비드 볼리어의 소유형태에 따른 구분 : 원주민 자급의 토지, 어로 커먼즈, 디지털 커먼즈(자유 소프트웨어 라이센스GPL,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센스 Creative Commons License - 이광석은 CCL의 경우 사용은 가능하지만 변용이 불가능하여 재생산이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CCL이 한계적이라고 본다), 사회 커먼즈(시간은행, 혈액 및 장기 기증 시스템), 국가신탁 커먼즈, 범지구적 커먼즈, 지삭과 존재방식으로서의 커먼즈(세계관, 사회적 태도, 삶의 방식)
가이 스탠딩의 구분 : 자연 커먼즈, 사회 커먼즈(사회복지 안정망), 시민 커먼저(시민권 영역), 문화 커먼즈, 지식 커먼즈
급속한 기술변화에 맞춰서 시장자본은 '온라인 to 오프라인'서비스(스타벅스의 사이렌오더, 배달의 민족, 직방 등)와 같이 기술을 응용해서 물질계와 비물질계의 생산과 재화를 연결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미 세상은 물질과 비물질이 혼재된 상태로 존재하며 이것을 상징적으로 연결해주는 '플랫폼'에 의해서 플랫폼자본주의로 옮겨간지 오래되었다. 따라서 이제는 커먼즈 운동에서도 물질계와 비물질계를 결합한 '피지털계'에 관심을 가지고 발전시켜야 한다. 피지털계에서는 비물질의 디지털 논리가 물질에 대해서 우위에 선다. 데이터질서가 물질계 질서를 압도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배다앱 알고리즘이 상품을 주문할 때 가장 영향을 많이 미치며, 평점과 댓글이 매출이나 부동산 가격을 좌지우지하며, 인스타그램의 인증샷이 물질계의 다양한 변화들을 만들어낸다.
피지털계는 플랫폼 알고리즘 테크놀로지를 통해서 기존의 운동방식과 가치 생산에서 새로운 방식으로 접근한다. 데이터, 인공지능과 알고리즘 기술을 통해서 자본주의가 간과했거나 고려하지 않았던 흩어진 물질과 비물질의 자원을 흡수해서 재배치함으로써 가치를 포획한다. 이를 통해서 물질과 비물질계를 연결하면서도 자신들의 '피지털계'를 새롭게 구상하여 간다. 그 동안 자본의 바깥에서 머물렀던 선물과 증여의 물질계 커먼즈 유형과 자본은 아주 빠르게 플랫폼 경제의 일부로 재배치되거나 흡수된다. 플랫폼자본주의는 이전에는 상호호혜에 의해서 자본화되지 않은 관계를 모두 자본화하여 재전유한다.
이에 대해서 시민 커머너의 주도로 물질과 비물질 커먼즈를 실험하면서도 피지털계의 특성을 파악하고 이를 선점함 플랫폼 자본의 운동방식을 미리 계산하여 미래의 기술에 대비해야 한다. 플랫폼을 매개로 한 수탈을 공통적인 방식으로 재전유해 민주적 용도로 변경하는 개방형 협력주의open cooperativeism방식도 있다. 처음부터 브로커가 존재하지 않는 방식으로 자율적인 시민조직을 만들고 자원을 공동관리하고 공동생산하는 민주적 체계를 만드는 것이다. 특히 '플랫폼 협동조합'platform cooperatives와 같이 플랫폼 노동자들이 참여자들의 공동자산 운영과 이익의 평등한 재분배 방식을 고민하면서 피지털계의 인클로저에 대항할 수 있다.
피지털 커먼즈
피지털(Physital): 현실의 물리(physical) 세계와 비물질의 디지털(digital) 세계가 상호 연결되고 혼합되어 인간과 사물, 사회 문화 전반의 지형과 배치를 만들어내고 있는 국면이다.
피지털 커먼즈는 플랫폼자본주의의 견고한 질서와 축적의 코나투스를 살피면서도 대안 실천의 무기력을 깨기위한 커먼즈 운동을 강조하고 있다.
커먼즈는 사유와 공유를 넘어 다른 삶을 살기위해 다중이 스스로 짜는 대안 기획이자 실천 방식이라고 할 수 있다.
공동생산과 상생의 규칙을 만들어나는 호혜의 공동체가 바로 피지털 커먼즈이다.
디지털폴리스는 디지털 기술을 통해 운영되는 새로운 형태의 도시국가 개념이다. 이는 단순히 스마트 기술을 도시에 적용하는 것을 넘어, 도시의 모든 시스템과 시민의 삶을 디지털 플랫폼 위에서 통합하여 관리하고 발전시키는 것을 목표로 한다. 디지털폴리스는 고대 그리스의 도시국가 '폴리스(Polis)'가 시민의 정치적, 사회적 삶의 중심지였던 것처럼, 디지털 시대의 새로운 공동체적 삶의 공간을 지향한다. 2018년 서울시립대를 기반으로 디지털폴리스의 논의가 시작되었고 시중에 2권의 책이 나와있다. 이에 더해서 기존의 피지털커먼즈의 개념을 디지털폴리스 연구에 적용해보자.
피지털 폴리스(Phygital Polis)는 물질적 세계(physical)와 비물질적 세계(digital)가 유기적으로 결합되어, 시민들이 감정과 지식, 자원을 공유하고 재창조하는 새로운 형태의 도시국가라고 제안해보자. 단순히 기술적으로 진보한 도시가 아니라, 플랫폼 자본주의의 소유와 통제 논리를 극복하는 것이 일차적 목표가 된다. 피지털폴리스에서는 시민사회의 성장을 주요한 목표로 본다. 시민들이 주도적으로 커먼즈(Commons)를 생산하고 관리함으로써 호혜적 공동체를 재건하는 것이 현재 시민사회가 길을 잃어 버린 문제의식에 대한 대안이 된다. 고대 그리스의 '폴리스(Polis)'가 시민들의 공동체적 삶의 터전이었던 것처럼, 피지털 폴리스는 기술을 통해 인간을 연결하고 공동의 가치를 창출하는 것을 지향하는 국가론이라고 할 수 있다.
피지털 폴리스는 '기술이 인간을 소외시키는' 시대적 흐름에 대항하여, '기술이 인간을 연결하는'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할 수 있다. 앞서 살펴본 피지털 커먼즈의 개념들을 분할해서 피지털폴리스라는 공간에 어떻게 자리잡게 되는지를 살펴볼 수 있다. 피지털폴리스라는 도시는 자본의 논리로 파편화된 개인들을 물질, 로고스, 파토스라는 다양한 커먼즈로 엮어, '모두가 함께 생산하고 나누는' 새로운 공동체를 만든다고 가정해보자.(이광석, 2021) 궁극적으로 피지털 폴리스는 단순히 효율적인 도시를 넘어, 인간의 삶을 회복하고, '호혜와 연대'라는 가치를 기반으로 한 진정한 의미의 공동체로 진화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볼 수 있다. 디지털로 갈 수록, 가상의 세계가 넓어질 수록 디스토피아의 비전이 지배적이지만 피지털 커먼즈의 확대를 통한 다른 미래를 그려보는 것이다. 굳이 '유토피아'는 아니여도 '잠정적 유토피아'를 그려보자는 것이다. 피지털 커먼즈의 구분에 따라서 폴리스개념에서 물질, 로고스, 파토스 차원에서 적용해 보자.
물질 커먼즈: 물리적 자원의 생산과 순환
도시의 모든 유휴 공간과 물품은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 실시간으로 공유된다. 이 플랫폼에는 공공 건물, 옥상, 빈 주차장, 심지어 개인의 사용하지 않는 전동 킥보드까지 포함된다. 시민들은 이 정보를 활용해 공동 정원, 야외 작업실, 팝업 마켓 등을 만들거나, 필요 없는 물건을 다른 사람과 나누는 자원 순환 시스템을 이용한다. 이 과정에서 정부는 물류 지원, 기술 교육 등을 제공하여 자원 순환을 촉진한다.
피지털 폴리스는 물질적 자원을 단순히 소비하는 소비 도시가 아니라, 자원의 낭비를 줄이고 재창조를 촉진하는 생산 도시로 자리매김한다. 이는 시민들이 단순히 상품을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자원을 재창조하는 능동적인 생산자로 거듭나게 한다.
로고스 커먼즈: 지식과 정보의 집단지성
정부의 공공 데이터는 물론, 시민들의 지식과 노하우까지 모두 오픈 API 형태로 개방된다. 이는 기존의 관료적 지식 독점을 해체하고, 시민들이 데이터를 활용해 사회 문제를 해결하거나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지식 커뮤니티를 형성하게 한다. 또한, '지식 증여 플랫폼'을 통해 전문가나 숙련된 시민들이 자신의 지식을 자발적으로 기여하면, 이 지식은 호혜적 관계를 기반으로 순환되어 도시 전체의 지적 역량을 강화한다.
이 도시는 정보를 통제하는 중앙 집권적 도시가 아니라, 지식의 자유로운 흐름을 촉진하고 시민들의 집단지성을 극대화하는 지성 도시로 포지셔닝한다. 이는 시민들이 단순히 정보를 습득하는 것을 넘어, 지식을 생산하고 재구성하는 주체가 되도록 돕는다.
파토스 커먼즈: 감정과 경험의 연대
도시 곳곳의 센서와 시민들의 동의를 얻은 웨어러블 기기에서 비식별화된 감정 데이터가 수집되어, '도시 감정 지도'와 '감정 데이터 아카이브'가 구축된다. 이 데이터는 시민들의 정서적 니즈를 파악하여 맞춤형 공공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서로의 삶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는 데 활용된다. 예를 들어, 특정 지역의 '우울 지수'가 높아지면, 정부는 그 지역에 맞는 정서적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시민들의 감정적 경험을 매시업하여 공동 서사로 만들어 공유한다.
포지셔닝: 피지털 폴리스는 시민들의 감정을 상품화하는 감성 소비 도시가 아니라, 서로의 감정을 나누고 위로하는 공감 도시로 자리매김한다. 이는 기술을 활용해 시민들이 서로의 삶에 깊이 공감하고, 정서적으로 연결되는 새로운 형태의 공동체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한다.
피지털 폴리스에서 이 세 가지 커먼즈는 독립적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서로 리믹스(Remix)되고 매시업(Mashup)되며 혼종적인 새로운 가치를 창출한다. 예를 들어, 시민들이 공동 정원(물질 커먼즈)에서 느낀 '평온함'이라는 감정(파토스 커먼즈)은 데이터화되어, 정원 관리 노하우(로고스 커먼즈)와 결합해 '정신 건강에 좋은 식물 관리법' 같은 새로운 지식으로 재탄생할 수 있다. 기존의 피지털 커먼즈의 개념에서 사용한 리믹스와 매시업을 가지고 물질, 로고스, 파토스 커먼즈를 혼종적으로 결합하게 되면 어떻게 될까? 몇 가지의아이디어를 정리해보자.
감각의 혼종성
공통 감각의 리믹스이다. 피지컬 파토스 커먼즈는 개인의 감각을 리믹스하여 새로운 공통 감각을 만들어낸다.
확장형 리믹스 : 개인의 감정 데이터를 다른 시민의 감정 데이터와 결합하여 새로운 형태의 감각 경험을 창출하는 것이다. '공감 조경' 프로젝트에서, 한 시민이 느낀 '지루함'이라는 감정 데이터가 공원의 조명을 어둡게 만드는 데 그치지 않고, 동시에 다른 시민이 보낸 '호기심'이라는 감정과 결합되어 조명이 섬세하게 반짝이는 빛의 패턴을 만든다. 이는 '지루함'에서 '호기심'으로 감정의 상태가 확장되는 경험을 시각적으로 구현한다.
선택형 리믹스 : 시민들이 공통 아카이브에서 원하는 감각 데이터만 선택하여 개인화된 경험을 만드는 것이다. '맛의 기억 아카이브'에서 한 시민이 '어릴 적 할머니 댁에서 먹었던 따뜻한 맛'이라는 키워드를 검색하면, 관련된 모든 감각 데이터(맛, 냄새, 온도, 그 당시의 분위기)가 종합적으로 제공된다. 시민은 이 중에서 자신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맛'과 '냄새' 데이터만을 선택하여 개인의 '미식 기억 플레이리스트'를 만들 수 있다.
재귀형 리믹스 : 리믹스를 통해 생성된 감각 데이터가 다시 원래의 커먼즈로 돌아와 더 풍부한 데이터 세트를 만드는 것이다. '도시의 오케스트라'에서 재구성된 음악은 단순히 재생되는 것이 아니라, 그 음악을 들은 시민들의 새로운 감정 반응 데이터를 다시 수집한다. 이 데이터는 다음 번 음악 창작의 재료로 사용되어, 도시의 소리와 감정이 끊임없이 순환하며 진화하는 생태계를 형성한다.
재생형 리믹스: 과거의 감각 경험을 현재의 감정 상태와 결합하여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다.
'공감 조경' 프로젝트에서 한 시민이 과거 '슬픔'을 느꼈던 특정 장소에 현재 '행복'한 감정을 가지고 방문하면, 두 감정 데이터가 결합되어 새로운 시각 효과(예: 슬픔의 푸른 빛깔 위에 행복의 노란 빛이 덧입혀지는 효과)를 만들어낸다. 이는 단순히 과거를 회상하는 것이 아니라, 과거의 감정이 현재의 감정으로 인해 재해석되는 경험을 제공한다.
존재론적 연대
고통과 기쁨의 매시업이다. 개인의 파토스를 매시업하여 집단적 존재론적 연대를 구축하는 것이다.
퇴행적 매시업 : 개인이 가진 기존의 감정 데이터를 해체하여 새로운 맥락에서 재조합하는 것이다.
'치유의 숲' 커뮤니티에서, 한 개인이 느꼈던 '외로움'이라는 감정 데이터가 텍스트, 이미지, 음성 등 여러 조각으로 해체된다. 이 조각들은 다른 시민들이 느낀 '연민', '공감'과 같은 감정 데이터와 무작위로 결합하여, '외로움'의 근원을 찾아가고 이해하는 새로운 콘텐츠(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를 만들어낸다.
재귀형 매시업 : 매시업된 감정 데이터가 다시 개인에게 피드백되어 자기 이해를 심화시키는 것이다.
'경계 없는 돌봄 네트워크'에서 돌봄 노동자들의 어려움과 성취감 데이터가 매시업되어 '돌봄의 지도'를 만든다. 이 지도를 통해 노동자들은 자신이 느끼는 감정이 얼마나 많은 사람들에게 공통적인지 확인하고, 이를 통해 자신의 정서적 상태를 객관적으로 인식하며, 심리적 지지와 연대를 느낀다.
퇴행적+재귀업 매시업 : 데이터를 해체하고 재구성하는 동시에, 이 과정이 지속적인 피드백 루프를 통해 자기 증식하는 모델이다. '공공의 슬픔' 기념관에서 한 사건에 대한 개인의 애도 데이터(글, 사진, 영상)가 매시업된다. 이 매시업된 데이터는 다시 시민들에게 '슬픔의 감정 스코어'로 피드백된다. 시민들은 이 스코어를 보며 자신의 애도 감정이 공동체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인식하고, 이는 다시 새로운 데이터와 매시업되어 슬픔을 치유하는 새로운 방식을 찾아낸다. 이 과정은 지속적으로 반복되며, 공동체의 치유 경험을 깊게 만든다.
이제 우리의 주 목적인 피지털커먼즈가 확대되어서 도시 곳곳에서 리믹스와 매쉬업이 일어나는 피지털 폴리스에서 전자정부를 생각해보자. 그 때는 전자정부라는 말이 사용되지 않을 수도 있고, 현재 사용하는 스마트정부나 인텔리전트 혹은 지능정부 등등이 사용될 것이지만, 일단은 이해를 돕기 위해서 전자정부에 관한 가제를 붙여보자. 피지털커먼즈가 도시 전체에 공유되는 전자정부는 단순히 행정 서비스를 온라인으로 옮긴 것을 넘어, 시민들이 직접 공공 가치를 창출하고 공유하는 '피지털 플랫폼 정부'로 진화한다. 이 정부는 기존의 수직적이고 일방적인 정부-시민 관계를 수평적이고 호혜적인 거버넌스로 전환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는 정부가 시민의 데이터를 통제하는 주체가 아니라, 시민들이 자신의 데이터를 활용해 서로 협력하고 문제를 해결하도록 돕는 촉진자이자 파트너로 재정립되는 것을 의미한다.
여기서 중요한 부분은 거버넌스의 형태인데, 특히 과학거버넌스들의 주용한 활동과 결과들이 피지털커먼즈를 확대해서 피지털플랫폼의 운영을 주로 돕는다. 최근 핀란드의 전자정부 연구에서도 '오로라 AI 프로젝트'를 이끈 주역으로 과학거버넌스가 시민과 정부를 연결해주고 운영에 대한 논의가 될 수 있도록 자신들의 전문성을 사용해서 문제해결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물론 2025년 핀란드 전자정부는 자신들의 정보를 마음껏 사용하는 정부에 대해서 반감을 가지게 되었고, 이에 따라서 '오로라 AI프로젝트'가 중단되었다. 반추해보면 시민들의 정보와 데이커가 거래되는 방식의 신자유주의적 접근이 아니라 '커먼즈'형식의 공유자원을 만들고 재생산하는 시스템으로 가야 하는 것이 핵심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그럼 커먼즈 기만의 행정시스템에 대해서 몇 가지를 생각해보자.
구성과 원칙: 커먼즈 기반의 행정 시스템
커먼즈 기반 원칙 : 모든 공공 데이터와 자원을 물질, 로고스, 파토스 커먼즈로 간주한다. 정부는 이러한 커먼즈의 관리와 활용을 통해 공공 서비스를 설계한다. 이는 시민들의 감정, 지식, 경험, 그리고 물리적 자원까지 모두 공공재로 인식하고, 이를 기반으로 행정 서비스를 제공하는 패러다임이다. 예를 들어, 시민들의 감정 데이터를 활용하여 복지 서비스를 설계하거나, 공공 데이터를 개방하여 시민들이 직접 도시 문제를 해결하는 프로젝트를 지원한다.
호혜적 상호작용 원칙 : 정부는 일방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고, 시민들과의 상호 호혜적 관계를 통해 문제를 해결한다. 시민들은 단순히 서비스의 수혜자가 아니라, 데이터와 지식을 제공하며 정책 결정에 참여하는 공동 생산자가 된다. 정부는 시민들의 기여에 대한 금전적 보상 대신, 사회적 신뢰와 명예, 그리고 커먼즈에 대한 접근 권한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호혜적 관계를 구축한다.
탈중앙화 및 자율성 원칙 : 중앙집권적 권한을 분산하고, 시민들이 자율적으로 조직을 결성하여 공공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정부는 '메타 거버넌스' 역할을 수행하며, 시민 주도 활동을 촉진하고 조율한다. 이는 정부가 모든 것을 통제하려 하지 않고, 시민들의 자율성과 창의성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을 의미한다.
운영 방식: 피지털 플랫폼 기반의 행정 서비스
피지털 폴리스의 전자정부는 물리적 공간과 디지털 플랫폼을 유기적으로 결합하여 운영된다.
파토스 데이터 활용 행정 : 정부는 도시 곳곳에 설치된 센서와 시민들의 동의를 얻은 웨어러블 기기에서 파토스 커먼즈(감정 데이터)를 수집한다. 이 데이터는 철저히 비식별화, 익명화 과정을 거쳐 공공 서비스에 활용된다. 예를 들어, 도시의 '스트레스 지수'가 높아지면, 정부는 맞춤형 심리 상담 AI를 제공하거나, 공공 공간에 ‘치유의 감정 조경’을 구현하여 시민들의 정서적 안정을 돕는다. 이러한 시스템은 시민들의 감정적 니즈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새로운 형태의 행정 서비스를 가능하게 한다.
로고스 커먼즈 기반의 지식 공유 : 정부는 모든 공공 데이터와 정책 문서를 오픈 API 형태로 개방한다. 시민들은 이 로고스 커먼즈(지식 데이터)를 활용하여 사회 문제를 직접 분석하고, 해결책을 제안하는 '시민 연구자'로 활동한다. 정부는 이러한 시민들의 연구 성과를 정책에 적극적으로 반영하고, 그들의 기여를 인정하는 시스템을 구축한다. 이는 정부와 시민 간의 지식 격차를 줄이고, 사회 문제 해결의 효율성을 높이는 데 기여한다.
물질 커먼즈의 효율적 관리 : 공공시설이나 유휴 공간, 공공 교통수단 등의 물질 커먼즈는 디지털 플랫폼에 실시간으로 공유된다. 시민들은 이 정보를 바탕으로 공동체 활동을 기획하거나 자원을 효율적으로 이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공공 건물의 빈 회의실을 '로고스 커먼즈' 연구 모임에 대여하거나, 도시의 유휴 공간에 '파토스 커먼즈'를 위한 치유 정원을 조성하는 등의 활동이 가능하다. 정부는 이 과정에서 자원의 낭비를 줄이고, 시민들의 자발적 공유 활동을 촉진하는 역할을 한다.
거버넌스: 시민 주도의 탈중앙화된 시스템
플랫폼 협동조합 : 시민들은 자신의 관심사나 해결하고 싶은 문제에 따라 자율적으로 '플랫폼 협동조합'을 결성한다. 이 협동조합은 정부가 제공한 플랫폼을 활용해 문제 해결 프로젝트를 실행하고,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윤이나 가치를 공정하게 분배한다. 정부는 이들의 활동을 재정적으로 지원하고, 행정적 절차를 간소화해주는 역할을 한다. 이는 시민들이 단순한 민원인이 아니라, 도시 경제의 주체이자 사회 혁신의 주체로 성장하도록 돕는다.
참여형 의사결정 시스템 : 정책 결정 과정은 시민들이 직접 참여하는 블록체인 기반의 투표 시스템을 통해 이루어진다. 시민들은 중요 정책에 대해 자신의 의견을 제시하고, 투표를 통해 직접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이 시스템은 정책의 투명성을 높이고 시민의 주권 의식을 강화한다. 또한, 투표 과정에서 축적된 데이터는 '로고스 커먼즈'로 공유되어, 향후 정책 연구의 중요한 자료로 활용된다.
커먼즈 거버넌스 위원회 : 정부와 시민 대표로 구성된 '커먼즈 거버넌스 위원회'는 모든 커먼즈의 관리와 활용에 대한 규칙을 공동으로 결정한다. 이 위원회는 커먼즈가 소수의 소유로 전락하는 것을 막고, 모두에게 공평하게 활용될 수 있도록 보장하는 역할을 한다. 위원회는 정기적인 포럼을 개최하여 시민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커먼즈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새로운 아이디어를 논의한다.
이러한 전자정부 모델은 기술적 효율성뿐만 아니라, 인간적 공감과 호혜를 중요시하며, 시민들을 단순한 행정 서비스의 수혜자가 아닌, 도시를 함께 만들어가는 능동적인 주체로 재정립한다.
피지털커먼즈를 관리하고 확대재생산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운영철학으로는 어렵다. 기존의 정부가 가지고 있는 신공공관리론이나 뉴거버넌스론과 같은 운영원리는 피지털이라는 환경에 맞지도 않고 반영하기도 어렵다. 단지 디지털트윈과 같은 기술을 도입한다고 되는 것도 아니다. 사실 이란 방향으로는 아직 행정학에서는 연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따라서 과학사회학 더 나아가서 STS에서 주로 다루어야 하는 문제이다. 아직은 초기 연구지만 앞에서 논의한 것을 토대로 몇 가지 알아보자.
피지털행정의 필요한 철학
파토스 기반의 행정(Pathos-Based Administration): 시민들의 감정적 데이터를 정책 수립 및 공공 서비스 설계에 직접적으로 활용한다. 이는 통계 데이터만으로는 포착하기 어려운 시민들의 정서적 니즈를 파악하여, 보다 공감적이고 인간 중심적인 행정을 구현한다.
호혜적 거버넌스(Reciprocal Governance): 정부가 일방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시민들과의 상호 호혜적 관계 속에서 공공 문제를 해결한다. 시민들은 단순히 서비스의 수혜자가 아닌, 정책 결정 과정에 참여하고 데이터를 제공하며, 공공재를 생산하는 주체로 기능한다.
혼종적 인터페이스(Hybrid Interface): 물리적 공간과 디지털 플랫폼이 유기적으로 결합된 인터페이스를 통해 행정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는 디지털 소외 계층을 포용하고, 시민들이 익숙한 생활 공간에서 자연스럽게 행정 서비스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한다.
학자들이 주장하는 기술철학
에른스트 카프 Ernst Kapp : 인간은 도구 속에서 끊임없이 자신을 생산하며 기술은 인간이 자신의 생체기관을 무의식적으로 외면화한 결과이다.
피터 엥겔마이어 Peter Engelmeier : 공학자들이 사회의 각 분야로 진출하면서 그 지위가 높이지는 것을 당연한 일이며, 이러한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공학자들이 기술과 사회의 상호작용을 잘 파악해야 한다.
칼 미첨 : 기술철학이 다루어야 할 주제들은 '기술의 개념, 현대기술의 원리, 생물학적 현상으로써의 기술, 인류학적 현상으로서의 기술, 문화의 역사에서 기술이 수행하는 역할, 기술과 경제, 기술과 예술, 기술과 윤리 및 다른 사회적 요소들'을 정의하는 것이다.
새로운 세상이 도래했다. 이미 기술은 우리를 몇 백년 후까지 데리고 갔다가 다시 현실에 안주하지 못하게 만든다. 디지털과 피지컬의 바디를 가진 AI로봇이 등장한다. 사회문제는 더욱 해결할 수 없는 형태로 발전하고 대부분의 나라에서는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고 있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진짜 늦은 것이다. 지금도 충분히 미래를 준비하고 만들어 갈 수 있디. 오늘 알아본 가상의 시나리오를 토대로 미래의 해법을 가늠해보기만 해도 어느정도의 불안감은 사라진다. 이제 박사논문을 시작한다. 가설이지만 피지털플랫폼 정부의 이론적이고 현실적인 대안을 찾아보고자 한다.
https://brunch.co.kr/@minnation/3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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