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이제 가족이 되는 거야.
강아지 동생의 탄생
강아지 이름을 놓고 우리 셋은 고민에 빠졌다. 즐거운 고민이었다. 남편과 나도 한두 가지 의견을 내놓긴 했지만, 아들이 하고 싶은 대로 하자고 이미 둘은 협의를 끝낸 상태였다.
처음 나온 이름은 “돌돌이!”
왜 “돌돌이”일까? 뜬금없이 튀어나온 ‘돌돌이’란 이름은 지금 생각해봐도, 영 생경하기만 하다. 그렇지만, 아이가 웃고 있었다. 자기 입에서 ‘돌돌’ 중 ‘돌’자만 뱉어도 뭐가 그리 신나는 건지, 남편과 나는 이해할 수 없었다.
“영국 황실의 개라고 하던데. 조금 더 어울리는 이름을 찾아보자. 아무리 생각해봐도 그게 마음에 들면 돌돌이로 하는 거야.”
그러자 아이는 잠시 고민하더니, “그럼 밍밍이!” 라고 말했다. 나는 웃음을 참을 수 없었다.
돌돌이와 밍밍이라니!
뭔가 독특하면서도 기억에 남는 이름을 꿈꿨던 나는 한편으로 기운이 빠졌다.
“민이 동생이니까 밍밍이!”
와! 동생이라니. 아들은 무서움을 내려놓는 속도가 빨랐다. 강아지 이름을 짓는 모습이 행복해 보였다. 이미 공포증 따윈 싹 다 치유된 걸까, 조금 신기했다.
강아지의 이름은 “밍밍이”로 확정됐다. 동생이라는데 따로 할 말이 없었고, 민과 밍밍의 조화도 무언가 그럴싸했다. 다음날 회사에서 돌아온 남편이 주변 사람들이 해 준 이야기를 전하며 크게 웃었다. 영국 개에게 왜 중국 개 이름을 붙였냐고 했다는 거다. 나는 그 말에 너무나도 공감해서 속으로 쿡쿡 웃었다.
새롭게 웃을 일이 생겼다. 매우 감사한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