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체 각도요
꼭 하이바 스쿼트를 할 필요가 있을까요?
유튜브, 블로그 등에 검색하면 스쿼트를 가르쳐주는 게시물의 절반 정도는 하이바 스쿼트다. 그렇게 운동 초보들은 자연스레 하이바 스쿼트를 도전하게 된다. 그러나 스쿼트는 맨몸으로 할 수도 있고, 하이바로도 로우바로도 할 수 있다.
하이바 스쿼트는 뭐고 로우바 스쿼트는 뭔데? 직관적으로 말하자면 바벨의 높이에 따라 나눈다. 목 윗부분에 바벨을 올려두면 하이바, 그보다 아래 어깨 삼각근에 올려두면 로우바다. 바벨의 높이에 따라 앉았을 때 상체 각도나 쓰이는 다리 근육이 조금 달라진다.
의문이 들 것이다. 그럼 하이바가 좋아? 로우바가 나아? 글쎄. 결론부터 말하면 평범한 사람은 아무거나 골라서 열심히 하면 된다는 것이다. 어떻게든 운동을 하는 게 중요하다는 입장이다. 되는 거 하자!
되는 거 하라는 말은 무슨 말이냐면, 어떤 사람들은 처음엔 하이바 스쿼트가 불가능할 수 있다. 바벨을 메고 앉았을 때 상체각이 죽어버리는(=앞으로 접혀서 충분히 세워지지 않는) 경우에는 로우바 스쿼트를 하는 쪽이 쉬울 것이다. 그러다 코어 힘이 길러지고 상체를 다루기 쉬워지면 언제든 다시 하이바를 할 수 있다.
굳이 안 되는 걸 고집할 필요는 없다.
되는 거 하라니까, 되는 거
나는 발목 가동 범위도 매우 좁았고 내 상체를 잘 다루지 못해서 한동안 로우바 스쿼트로 진행했었다. 로우바는 하이바에 비해 바벨을 아래쪽에 메고 상체를 보다 숙여서 진행한다. 하체의 제약이나 마음의 짐을, 상체 무게중심의 이동으로 상쇄할 수 있었다.
불과 며칠 전부터 내 스쿼트 자세는 하이바로 바뀌었다. 트레이너가 이제는 하이바로 한 번 해보자고 했을 때 들었던 생각은.. '저 사람 왜 저러지?'였다. 왜 안 되는 걸 시키려 그러지. 그러나 헬스장은 실패하러 가는 곳이다. 하는 수밖에.
이럴 수가! 몇 개월 사이 내 몸은 나도 모르게 조금씩 변화하고 있었다. 트레이너가 옆에서 찍어준 영상 속의 나는 실로 조정하는 인형처럼 상체를 거의 움직이지 않고 앉았다 일어나고 있었다. 심지어는 하이바 스쿼트가 로우바 스쿼트보다 편안하게 느껴졌다.
아무 거나 하라더니 결국 하이바 스쿼트에 우월 치를 부여하고 있는 것 같다고? 어떻게 보면 그도 맞는 말이다. 하이바 스쿼트를 할 정도로 상체를 통제할 수 있다면 로우바 스쿼트도 할 수 있거든요. 그냥 그 차이입니다. 다시 한번, 아무 거나 하세요.
인생에는 내가 슬프고 괴로우면서까지 꼭 해야 하는 건 몇 개 없다. 굳이 하나 들자면 죽지 않기? 그것 외에는 너무 괴롭고 슬프다면 도망치세요. 고작 스쿼트를 가지고, 하이바 스쿼트를 고집하기 위해서 괴롭지 마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