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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심리여행자 똥씨 Mar 27. 2024

모순적이고 일관적이지 않은 나

그냥 그런가 보지

기분이 애매할 때가, 어정쩡 할 때가 있다. 


몸이 좀 찌뿌둥하긴 한데, 아프다고 누워있을 정도는 아니고. 일에 대한 열정이 넘치지도 않지만, 그렇다고 해서 일을 못할 정도로 지친 것도 아니고. 매일 주어진 일을 잘 해내고 있는 것 같기도 하고, 어딘가 잘못하고 있는 것 같은 불안감도 들고. 안정감과 자유로움, 둘 다 갖고싶고. 일에 미친 듯이 몰두하고 싶은 상태도 아니지만, 꼭 쉬고 싶은 마음도 아니고. 


“나는 이런 사람이야. 지금 이 상태야. 이것을 원해.” 하나로 정의하고 싶은 마음이 항상 존재한다. 나의 상태나 욕구, 나 자신을 명확하고 일관되게 정의 내리고 싶은 내 마음이 이해가 간다. 하지만, 상반되고 일관성 없는 생각들을 경험하는 것도 인간의 일부라는 걸 다시금 스스로에게 상기시킨다.

“일관성을 원하는 마음도 이해해. 하지만 상반된 마음이나 느낌들을 동시에 경험하는 것도 인간이야. 원래 그런거야. 인간이니까. "


그냥 그런 거겠지. 내 안에 이런 마음도 있고, 저런 마음도 있는가 보다. 나를 하나로만 정의하려 하지 말자. 모순적인 생각과 감정이 동시에 존재하는 나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자. 그래, 그럴 수도 있지.

인생과 인간의 본성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된다.  

비영구성 (영원히 지속되는 것은 없다)

불일치성 (일관성이나 통일성이 부족한 상태, 규칙이 없는 것이 인생이다)

부조화성 (내면에서 조화나 일치가 부족하며, 갈등이 항상 존재하는 것이 당연하다)

인생과 인간이 100% 합리적이고, 일관적이며, 영구적이고, 논리적이지 않다는 사실을 다시 떠올리는 순간, 아이러니하게도 마음이 편해진다. 인생과 나 자신에게 100% 합리적이고, 일관적이고, 영구적이며, 조화롭기를 기대하지 말아야지. 그것은 비현실적일 뿐만 아니라 가능하지도 않다. 오히려 비영구성, 불일치성, 부조화성이 주는 매력과 선물을 즐기자.


“The only constant in life is change -삶에서 유일한 변하지 않는 것은 모든 것은 변화한다는 사실이다.” – Heraclitus

"It is not impermanence that makes us suffer. What makes us suffer is wanting things to be permanent when they are not. -무상함이 우리를 괴롭게 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를 괴롭게 하는 것은 영원하지 않은 것들이 영원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 - Thích Nhat Hanh

“As something, I am merely that thing. As no thing, I am all things.-무엇인가로서, 나는 그저 그것일 뿐이다. 아무것도 아닌 것으로서, 나는 모든 것이다.”  -Douglas Hard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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