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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헤비
Jul 02. 2024
빗소리 듣는 밤
열 번째 편지. 이런 기억은 빨리 어제가 됐으면 좋겠다
원본출처: https://unsplash.com/
내 적당히 낡은 집은
다행히 비는 새지 않지만
빗소리는 샌다.
어젯밤은 음악을 끄니
빗소리가 너무 거셌더랬다.
간헐적으로 하늘이 터진 것처럼
쏟아지는 빗소리를 들으며 문득
이러다 지하방에 물이 차는 건 아닌가
하수도가 막히면
그럴 수가 있는 게 아닌가
그런 생각도 했었다.
반지하방에 살아본 사람은 안다,
지나가는 신발은 모두 무심하다는 걸.
봉준호의 기생충을 보며
당신은 어떻게 저 시선의 각도를 아는가
저 시선에 맺힌 냄새를 아는가
빼앗겨도 사실 아깝지도 않은 그것들이
괜히 빼앗긴 봄처럼 느껴져
가슴이 멋대로 쓰리기도 했더랬다.
어둠 속에서 빗소리를 들으며
반지하방에 물이 차오르는 공상을
,
그 차오른 물이 1층을 지나
2층으로 역류하는 공상을 하다가
갑자기.
내일 아침 정말 누군가가 죽었다는 소식을
또 들을지도 몰라
물보다 한참 먼저 차오른 예감에
미리 가슴이 아려 한참을 뒤척거렸다.
둥글고 둥근 비가 아픈 건 다 사람 탓이다.
2024. 06. 30.
keyword
빗소리
지하
슬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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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라도 그대가 되어 받아주세요
08
성찰의 계기
09
거리감
10
빗소리 듣는 밤
11
꽃 피듯
12
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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