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생에게

by 박 혜리


긴 세월 동안 시종 자신의 상처 하나 다스리기에 급급하였다면 너무 많은 것을 할애함으로써

거대한 상실임이 분명합니다.

--- 신영복 "감옥으로부터의 사색 "




어릴 때 우리는 자주 다투고 싸우면서 자랐지. 우리 삼 형제의 우애가 남달랐다는 건 동네가 떠들썩하도록 싸우면서 다진 우애가 아니었을까 생각한다. 내가 너의 머리를 쥐어박고 도망갔을 때 나중에 나는 아버지에게 얼마나 혼이 났는지. 아버지는 너를 목마를 태우며 다녔고 밭에 나가실 때는 지게에 태우고 다니면서 박장군 하시며 너를 많이 아끼고 사랑하셨지. 그때 부모님은 하나뿐인 아들이자 집안의기둥으로써 얼마나 뿌듯해하셨겠

는지.


부모님이 다투면 넌 고개를 숙이고 상심하고 울어었지. 너의 큰 눈망울에 눈물이 고이면 나는 네가 얼마나 애처로웠는지. 두 살 터울인 누나인 나는 다가가서 너를 안아주고 눈물을 닦아주고 싶었지. 또래 친구들과 어울리면서도 자주 다투는 부모님 때문에 나는 의기소침해했는데 부모님의 불화로 입었을 상처는 없었는지 우리는 봉인된 판도라의 상자처럼 성인이 되어서도 거기에 대해서는 대화를 나눠보지 않았던 것 같아.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서로 마주 보고 마음을 열고 그 이야기를 나눠봐도 좋을 것 같구나.


네가 마을에서 그 학교로 최초로 가게 되었을 때 마을 이장님은 말씀하셨지. 우리 집이 이제 잘 살게 되었다고. 나는 네가 다른 곳의 학교에 갈 수도 있었지만 혼자 있게 되면 외롭고 일이 생겨도 금방 대처할 수 없을 것 같아서 내가 있는 도시로 오길 바랬는데 넌 기숙사에 적응을 못하고 함께 자취를 하면서부터 나는 학비 외에 네 도시락까지 싸야 했으니까 시간과 체력적으로 많이 힘들게 되었지. 우리가 함께 살면서부터는 우애가 더 깊어졌지만 가끔은 나보다 일찍 오는 네가 도시락통은 씻어놓길 바랬는데 한 번도 씻어놓지 않아 얄밉기도 했지. 하지만 부모님 품을 떠나서 둘이 어떻게든 살아야 했으니까 부모님이 너를 애지중지한 만큼 나도 너를 많이 아끼고 사랑했었

어.


네가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특례를 받으며 교대근무 중일 때 새벽에 전화가 오고 잠결에 너의 전화를 받을 때면 나는 네가 많이 안쓰러웠지. 전화를 끊고 나면 한동안 너에 대한 안타까움으로 잠을 설치기도 했으니까. 네가 그렇게 번 것으로 동생 학비를 댈 땐 얼마나 대견하든지. 친구의 꼬임에 서울을 가지 않았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안타까움이 있긴 하지만. 그랬다면 네가 밤낮으로 번 그것을 잃는 일은 없었을 테고 갓 결혼한 나의 신혼집으로 네가 오는 일도 없었겠지. 다 지난 일이긴 하지만. 아이를 가지고도 도시락을 싸던 때처럼 삼시세끼 상을 차려야 할 때는 고역이기도 했었고 여동생이 서울에서 내려오고부터는 대가족처럼 한동안 나는 식사를 챙겨야 했으니까. 폭풍우가 지난 것처럼 고요하지만 어느 때보다 우리에게 힘든 시기이기도 했었지.


서울에서 내려와서 다시 대학을 가고 자격증을 따서 취업을 하게 됐을 때 너는 마음을 잡지 못하고 직장을 옮겨 다녔고 보다 못한 내가 매형과 함께 일해 보기를 권유했는데 너는 이것마저도 적응을 못하고 그만두었지. 그 이후로 넌 다시 직장을 옮기고 자격증에 매진했는데 마지막엔 기술사에 도전하여 마음처럼 되지 않는 그것 때문에 많은 시간을 보내고도 목에 거는 영광을 누리지 못하고 네가 이루고자 하던 것들과도 멀어졌지. 나는 널 보면 안타까운 것이 자격증도 취업의 한 수단이거나 승진에서 보는 혜택 정도인데 그냥 한 단계씩 밟으면서 네 기술을 향상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컸었지. 지난 것은 후회해봐야 소용없으니까 그 시간도 네 인생이니 받아들이고 남은 인생은 잘 계획하여 살았으면 좋겠구나. 누나의 바람이 있다면 마법에 걸려 샘에 빠져 죽은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나르키소스처럼 자신에 대한 연민에 차 있지 말고 고개를 들어 너의 가족을 보고 세상을 향해서 힘껏 비상했으면 좋겠어.


네가 아주 괜찮은 사람이라고 스스로 주문을 외우면서 좋은 머리와 괜찮은 기술이 있으니 마음을 너그럽게 가지고 앞으로는 잘 헤쳐나가면 좋겠고 지금 최선을 다했다면 지난날을 돌이켜봤을 때 후회는 덜 하지 않을까 나는 생각해. 한 번뿐인 인생 주어진 것에서 행복을 찾고 작은 성취들을 이룬다면 설령 실패하더라도 너는 네 인생의 주인으로서 나중에 잘 살았다고 말할 수 있을 테니까. 마지막으로 평소에 내가 좋아하는 이 노래를 너에게 들려주고 싶구나.


I have a dream a song to sing

To help me cope with anything

If you see the wonder of a fairy tale

You can take the future even if you fail

I Believe in angels

Something good in everything I see

I believe in angels

When I Know the time is right for me

I will cross the stream, I have a dream

I have a dream, a fantasy

To help me through reality

And my destination makes it worth the while

Pushing through the darkness still another mile

I believe in angels

Something good in everything I see

I believe in angels

When I know the time is right for me

I'll cross the stream, I Have a Dream

I'll cross the stream. I Have a Dream

I Have a Dream, a song to sing

To help me cope, with anything

If you see the wonder, of a fairy tale

You can take the future,even of you fail

I believe in angels

Something good in everything I see

I believe in angels

When I know the time is right for me

I'll cross the stream, I Have a Dream

I'll cross the stream, I Have a Dream


----ABBA " I have a 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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