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에게는 특별한 뭔가가 있다
일본의 한 항공승무원이 쓴 책 <퍼스트 클래스 승객은 펜을 빌리지 않는다>를 흥미롭게 읽었다. 책에서 저자는 자신이 만난 퍼스트 클래스 승객들이 공통적으로 지닌 습관에 대해 이야기하며 그들이 왜 성공할 수밖에 없는지를 역설했다. 제목에서부터 크게 공감을 한 책이었다. 나도 스위트 게스트들과 다이아몬드 멤버들을 담당하는 컨시어지로 있으면서 그들에게서 어떤 공통적인 멋진 모습을 발견하곤 했으니까.
먼저 자기소개를 하는 게스트
VIP 게스트를 상대하는 컨시어지에게 가장 바쁜 날은 크루즈 첫날이다. 라운지를 방문한 게스트들을 모두 만나고 인사하기 위해 부지런히 테이블을 돌아다니면서 룸넘버를 체크하고 대화를 유도한다. 그러나 특정 손님과 이야기가 길어지다 보면 반대편에 앉아계시던 손님은 어느새 자리를 뜨고 없을 때가 많아 나름대로의 눈치와 시간 배분도 중요하다. 이렇게 라운지를 방문한 게스트 한 사람 한 사람이 중요하지만 특별히 신경 써서 조금 더 챙기게 되는 게스트들이 있다. 바로 나에게 먼저 다가와서 정중하게 자기소개를 하는 게스트이다.
"You must be Jayeon. I'm John and my family is sitting right there. Please to meet you."
(당신이 컨시어지 자연이겠군요. 내 이름은 존이고 가족들은 바로 저기 앉아있어요. 만나서 반가워요)
처음에는 어떤 컴플레인을 하려는 줄 알고 바짝 긴장하고는 혹시 불편하신 점이 있는지, 도와드릴 게 있는지 묻곤 했다. 그러나 대부분 "Oh no, everything is perfect, I just wanted to introduce myself. Because I will see you for a week." (오 아니에요. 그저 제 소개를 하려고 왔어요. 앞으로 계속 볼 거니까요) 하는 대답이 돌아온다. 이들은 싱긋 웃으며 명함을 하나 건네주거나 유쾌하게 손을 흔들며 사라진다.
나도 사람인지라 이런 분들에게는 관심에 관심을 기울일 수밖에 없다. 사실 라운지에 들어와서 안에 사람이 있는지 없는지 관심도 없이 그냥 들어왔다가 휙 나가버리는 게스트들도 있다. 그러니 내 존재와 위치를 존중해주고, 올 때마다 반갑게 인사해주는 사람에게 더욱 마음이 가는 건 당연하다. 함께 여행하는 아이들의 이름도 찾아서 외우고, 어떤 음료를 주로 마시는지 눈여겨봤다가 특별히 가져다 드리기도 한다. 만약 이들의 결혼기념일이나 생일이 크루즈 중에 있다고 하면 방으로 깜짝 샴페인 한 병을 전달하곤 했다.
Good Service
vs
Great Service
회사와 최종면접을 보았을 때 매니저가 물었던 질문이 "What is a difference between Good service and Great service?" (좋은 서비스와 더 좋은 서비스의 차이점은 무엇인가?)였다. 이걸 사실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람의 입장에서 생각하면 참 쉽다. 바로 Extra mile service를 자발적으로 하게 되는 순간이 그런 것이다. 서비스를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Good service가 Great service로 변하는 순간을 경험해보았을 것이다. 그리고 솔직하게 말하면 그게 참 상대적일 수도 있다는 것도.
더 좋은 서비스를 받고 싶다면, 누군가의 가슴에 남는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다면, 먼저 다가가서 활짝 웃으며 인사를 해보자.
절 대 손해 볼 일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