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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덕후 미우 Oct 11. 2018

사랑

만약 사랑을 받고 싶다면, 먼저 내가 사랑을 줄 수 있어야 한다.

우리 반려견이 많은 사람의 사랑을 받을 수 있는 이유는 먼저 아낌없는 사랑을 주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람들은 '사랑'을 주고받는 데에도 철저히 조건을 따진다. 그 사람의 스펙, 외모, 성향 등을 모두 따지면서 '사랑을 주기 마땅한 사람인가?'라며 사랑하는 사람을 정한다. 당연히 이건 진정한 의미로서 사랑이라고 말할 수 없다. 문제는 이런 사랑을 주는 방식이 연인 사이에서만 아니라 부모와 자식 간에서도 번번이 일어나고 있다는 거다. 한 프로그램에서 부모가 아이에게 많은 투자를 하면서 "나중에 다 돌려받을 거예요."라고 말하는 모습을 보았다. 정말 끔찍했다. 그건 사랑이 아니라 마치 주식에 투자하는 듯한 태도로 자식을 대하고 있었다. 자식이 기대에 부응하면 사랑을 주고,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면 매몰차게 대하는 태도. 과연 이게 부모로서 합당한 자세라고 생각할 수 있을까?

이러한 환경에서 자란 아이는 겉으로는 우수해 보여도, 속은 엉망진창일 때가 많다. 흔히 말하는 공부 잘하고 잘 사는 집안의 일진이 될 수도 있고, 주변에서는 미처 상상도 못 한 학교 폭력의 가해자가 될 수도 있으며, 데이트 폭력을 일으키는 애정 결핍 증상을 보일 수도 있다. 사랑을 제대로 받아본 적이 없기 때문에 사랑에 굶주려 있고, 사랑을 어떻게 줘야 하는지도 몰라 부모가 자신에게 한 것과 마찬가지로 집착을 해버린다. 오늘날 우리 사회에서 일어나는 많은 학교 폭력과 데이트 폭력 사건의 출발점은 바로 여기에서 시작한다고 나는 확신하고 있다.

만약 사랑을 받고 싶다면, 먼저 내가 사랑을 줄 수 있어야 한다. 말은 쉽다. 하지만 실천하는 일이 어려워 우리는 사람에 기대지 못한다. 그럴 때는 제일 먼저 다른 사람에게 사랑을 주는 게 아니라 나에게 사랑을 주는 일부터 시작해야 한다. '나는 괜찮다.', '나는 잘할 수 있어.'라는 격려의 말을 적어도 하루에 3번 이상, 아침 점심 저녁으로 하면서 나를 향해 말해보자. 처음에는 무척 낯간지러운 일로 여겨질 수도 있지만, 그 부끄러움을 참으면서 조금씩 반복하면 우리는 잃어버린 자존감을 되찾고, 나 자신을 사랑하는 일을 시작할 수 있다. 내가 나를 사랑할 수 있으면, 나는 다른 사람 또한 진정으로 사랑할 수 있게 된다.

그때 비로소 우리는 사랑을 줄 수 있고, 내가 사랑을 준 사람으로부터 사랑을 받을 수 있다.

늘 비교를 통해 조건부로 사랑을 받으며 자존감이 낮아지고, 사랑을 잃어버리는 사람들이 많다.

괴롭게 술을 마시면서 잊으려 하지 말고, 잠시 거울을 보며, 거울이 도저히 어렵다면, 그냥 혼잣말로 중얼거리듯이 '괜찮아. 잘할 수 있어. 힘내자!'라고 말해보기를 바란다. 천천히 나를 생각하며 사랑할 수 있다면, 분명히 우리는 사랑을 줄 수 있는 사람, 사랑을 받을 수 있는 사람이 될 수 있으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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