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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iyouvely Oct 08. 2021

나이제한이 없는 유일한 것  

"수고했어 오늘도" 

9 to 6  근무시간, 제 때 나오는 월급, 주 5일제, 앉아서 하는 직업 가진 내게 배부른 소리 한다고들 한다. 현실은 살면서 듣지 못할 욕이 난무하는 전쟁터, 을의 자세로 클라이언트들의 막말을 보호막 없이 흡수하는 눈물을 흘릴시간 조차 허용되지 않는 곳인데 말이다. 남의 돈 벌기가 쉬워? 배운 게 도둑질이라고 몇달 쉬다가 동일한 업으로 가겠지 마음의 소리가 귓가에 맴돈다. 



언어폭력을 행사하는 분들의 비율은 열명 중 일곱분 정도로 생각보다 높다. 산후우울증이 의심될 정도로 롤러코스터를 타는 듯한 감정, 전화기를 뚫고 나오는 언성,통화를 끊은 척하며 지칭하며 욕을 뱉는 경우 지금까지 퇴사를 하지 않고 버틸 수 있었던 건 이보다 더한 일도 겪어두고 참아야지라며 안간힘을 쥐여짜냈기 때문인듯하다. 감정노동자 보호법이 생기면서 조금은 나아지겠지라는 기대감은 부서졌다. '지금 전화를 받는 상담원은 사랑하는 나의 가족입니다.' 전화 연결이 바로 되지 않는다며 호통을 치는 경우가 증가했다는 건 기분탓일까. 누구나 인정받고 싶어하는 욕구가 있다고 하는데 작은 호의로 대우를 받을 수 있는 한 끗을 만든다.  클라이언트가 담당자님 맞으시죠라고 불러주시면 신속하게 처리를 도와드리려 한다. 반말을 하며 소리부터 지르는 상대에게 밝은 응대를 하기 어렵다. 품위있는 말하기를 통해 인성 레벨업하는 분이 많아지길 기대해본다. 





@copyright _ 재스민 세슬러



여기에 버리시면 안 됩니다. 


전화기를 내려놓고 꺼이꺼이 눈물을 쏟았던 때 전화한 통이 걸려왔다. 중년 남자분이었다. "아가씨가 전에 해줬던가? 고마워 참말로" "네?.. 제가.. 울먹거리며... 다... 시 전화드려도 될까요.. 죄송.. 합니..ㄷ." 무슨 일이 생긴 것인지 되려 걱정해주시는 모습에서 상처난 부위를 소독한 느낌을 받았다,  고맙다는 말이 이렇게 힘이 되는 말이었던가. 이렇게는 살 수 없다. 더 이상 감정 쓰레기통이 되고 싶지 않다. 몰상식한 행동을 하는 클라이언트에게서 나를 보호하고 싶다. 이미 충분한 상처를 받았고 몸이 만신창이가 되었다. 


며칠간 체한 증상이 지속되어 진료를 받았다. 위염은 현대인들이라면 다 겪는 질환이라 경과를 지켜보자 했다. 한 달간 지속된 증상과 위경련 증상까지 발현되어 몸의 신호를 무시할 수 없어 내시경을 요청했다. 별이상 없겠지만 환자분이 불안하다면 해보지만..했던 선생님은 다소 놀란표정으로 위궤양이라며 그동안 어떻게 참았냐는 말을 했다. 마음의 상처는 보이지 않아 간과하고 있는 나에게 위의 상처가 신호탄을 발포했다고 인정했다.


copy right _ 데니스 네 보 자이



그래요 난 난 꿈이 있어요.

그 꿈을 믿어요. 나를 지켜봐요

저 차갑게 서 있는 운명이란 벽 앞에

당당히 마주칠 수 있어요.


언젠가 난 그 벽을 넘고서 

저 하늘을 높이 날을 수 있어요.

이 무거운 세상도 나를 묶을 순 없죠.

내 삶의 끝에서 난 웃을 그날을 함께해요.


인순이 - 거위의 꿈 中 




 하고 싶은 일이 생겼어요.

돈 많은 백수가 아니라 부자가 되지 못하더라도 존엄성을 지키며 성취감이 있는 일을 하며 살고 싶다는 마음에서 퇴사를 다짐했다. 글 쓰는 동안 외부 시선을 걱정하지 않고 자유롭게 표현하는 치유공간이라는 점에서 작가라는 꿈을 꾸었다. 너라면 잘할 거고 잘할 수 있다라는 믿음을 갖게 했다. 브런치 작가라는 사실도 친한 지인에게만 공유할정도로 타이틀을 인정받는 순간을 상상합니다.   



퇴사를 권유하는 글은 아닙니다. 퇴사를 하고 새로운 일을 도약할 수 있는 밑그림을 그릴 때까지 견뎌내 보려고 합니다. 내일이 기대되는 삶이 있는 종착역으로 향해 내딛어 봅니다. 




본인에게 오늘 하루도 치열하게 사느라 고생 많았어라며 토닥여주는 하루로 마무리를 .

사소한 일에도 고맙습니다라는 표현을 통해 마음이 풍요로워지는 느낌을 받으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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