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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세발까마귀 Oct 21. 2021

1950년대, 세기의 두 천재의 대결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결혼식에 입고 갈 옷 한 벌은 필요해지죠. 청첩장을 받고 옷장 안을 둘러봅니다. 사랑스러운 플레어 원피스도 좋겠고, 선선한 날씨라면 트위드 재킷 하나 걸치면 예쁘겠죠? 1950년대에 탄생한 옷에 대한 힌트입니다.



전쟁 끝에 피어난  송이 


1945년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세계는 활기를 되찾기 시작합니다. 모든 것이 전쟁 이전으로 돌아가기를 바라는 만큼, 패션도 보수적이고 복고적인 경향을 띠게 되었죠. 화려하고 사치스러운 디자인이 환영받고요. 이런 시대적 흐름을 타고 새로운 디자이너가 등장했습니다. 바로 크리스티안 디올이죠.


당시 패션의 필수템이었던 모자와 장갑.

1947년 첫 컬렉션을 선보인 디올은 ‘뉴룩(new look)’ 패션이라는 찬사를 들으며 전 세계적인 사랑을 받게 됩니다. 가는 허리를 강조하면서 종아리까지 풍성하게 떨어지는 실루엣은 낭만적이죠. 사랑스러움의 상징 오드리 헵번과 우아함의 정석 그레이스 켈리가 괜히 1950년대를 빛내는 스타가 된 게 아닙니다.


디올이 당시 한 말은 그의 패션 철학을 대변합니다.


나는 꽃 같은 여성을 디자인했다.
(I have designed flower women.)


몸의 선을 강조하는 디올의 또 다른 스타일.

디올은 꽃을 정말 사랑했거든요. 부유한 가정에서 태어나, 정원 가꾸기를 좋아하는 어머니 밑에서 자랐던 그는 가녀리고 섬세한 아름다움을 추구했죠. 지금까지도 디올의 컬렉션에 꽃이 중요한 모티프로 등장하는 이유입니다. 이런 디올을 싫어할 수밖에 없는 사람이 있었죠.



샤넬 슈트, 클래식의 탄생


편안함과 절제미를 추구했던 샤넬은 모델 한정이지만 코르셋이 재소환되고, 보정속옷과 다이어트가 유행하는 풍조를 마음에 들어 하지 않았습니다. 대단한 독설가였던 샤넬은 일흔의 나이에도 공공연히 디올에 대한 악담을 퍼붓곤 했죠.


럭셔리는 편안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럭셔리가 아니다.
(Luxury must be comfortable,
otherwise it is not luxury.)


샤넬이 사랑한 소재, 트위드.

그리고 1954년, 샤넬은 다시 한번 자신의 철학을 입증해냅니다. 오늘날까지도 사랑받는 샤넬의 트레이드 마크, 트위드 슈트와 퀼팅 핸드백을 만들어낸 거죠. 이로써 샤넬은 제2의 전성기를 맞게 됩니다.


반면 디올은 안타깝게도 1957년 갑작스러운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납니다. 입사 2년 차, 겨우 21살의 젊은 디자이너가 디올의 뒤를 잇게 되죠. 말도 안 되게 젊은 만큼 천재적이었던 그의 이름은? 바로 이브 생 로랑입니다. 일찍이 이브 생 로랑의 재능을 알아보았던 디올이 그를 자신의 후계자로 지목했던 겁니다. 이렇게 50년대는 막을 내리고, 바야흐로 60년대가 다가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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