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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공연, 조연출을 잡다

한국문학소설을 희곡으로 각색한 연극 작품.

by 선혜

https://brunch.co.kr/@mjkim0812/43

이 글을 이어서 작성해 봅니다.


사실 이 마지막 공연 활동일지를 꺼내기 앞서 많은 고민이 있었습니다. 이 공연이 2024년 9월 정기공연이었어요. 지금은 2025년이고, 이미 새해의 문을 여는 3월 정기공연이 끝났답니다. 그럼에도 제 마음에는 계속 9월 정기공연을 올렸던 소극장에 있습니다. 과거의 제가 스멀스멀 나와 현재의 제 가슴을 쿡쿡 건드립니다. 지금의 내가 그때의 조연출을 붙잡고 싶은 건지, 아니면 따뜻한 공기는 올라가고 차가운 공기는 내 몸을 통과했던 그 싱숭생숭했던 미련이 남아있는 지도 모르겠어요. 그래서 가장 잊을 수 없었던 이 공연의 일지를 이야기할까, 말까 고민이 되었습니다.


물론 후회는 없었습니다. 저는 아직도 과거의 나를 붙잡아 '이랬다면 다르게 바뀌었을까' 하고 토로하는데요. 달라지지 않는 걸 알면서도 또다시 들려오지 않는 답에 자꾸 허공의 질문을 던집니다.


누군가에게 실망을 시켰을까. 하고 잠들지 못한 밤들이 무수히 지나치는 날, 만우절 기념으로 살포시 내뱉습니다. 연극은 '참 잘했어요.' 스티커를 받는 일이 아니라는 걸 잘 알면서도 저는 연극 준비하면서 선배님들의 칭찬을 받을 때마다 소속감을 얻었습니다. 소속감이 주는 힘은 되게 크니까 무시 못하는 법이죠.


어쩌면 묵묵히 자신의 맡은 바를 이뤄내는 방법은 아직 배우지 못했나 봅니다. 그래서 배우고 있습니다. 도전과 용기를 늦은 스물다섯에서 이뤄보고자 합니다. 딱 이번까지만 막연히 연극을 사랑해 보겠습니다. 잠시나마 연극이 나의 숨이 되어 계속 살아갈 용기를 줄 수 있도록 연결을 하는 사람이 되고 싶거든요.


정말 알려주고 싶을 것이 많은 공연 일지입니다. 조연출 된다고 유일하게 공연 일지 노트를 작성했습니다. 아무래도 추억 겸 기억 겸 일지노트와 펜을 선물로 주었던 공연 기획팀 선배님들께 감사의 말을 전하면서, 이번 주에 돌아올게요!


인터뷰 코너는 새로 아이템을 기획하고 있으니 조연출 일지가 모두 끝나면 다시 선보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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